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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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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하 & 박규빈
청주 유흥가 그 속을 들여다보다
제 881 호    발행일 : 2014.09.22 

방학 동안 잠시 주춤했던 청주 곳곳의 유흥가들이 개강 이후 다시 활기를 찾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게다가 여러 학교들의 축제 기간이 다가오면서 그 열기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전까지는 축제의 댓가라도 치르듯 밤이 되면 업소를 홍보하는 전단지가 무분별하게 거리에 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청주시는 하복대를 시작으로 유흥가 정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충북대신문에서는 올해도 여전히 지저분한 유흥가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지, 아니면 클린화사업을 통해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청주시민들이 주로 찾는 유흥가의 모습을 취재해봤다.

 

하복대 클린화사업 성공적으로 진행돼
 

  청주 대표 유흥가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하복대는 여느 소문난 유흥가가 그렇듯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불법 성매매와 대부업 및 대리운전 등 각종 전단지가 거리에 난무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찾아간 하복대에서는 이전과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3월 25일 하복대 일대의 무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흥덕경찰서와 청주시청, 청주교육지원청, 충북유흥주점협회, 하복대상가번영회가 합의해 ‘하복대 클린화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밤, 하복대 클린화사업의 시행 성과를 살펴보기 위해 기자가 방문한 하복대는 어느 날이나 그렇듯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시끄러운 음악이나 사람들의 고성방가는 그대로였지만 이전이라면 쉽게 볼 수 있었던 각종 전단지로 가득 메워진 거리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리돼 있었다. 하복대 클린화사업을 시작하면서 불법 업소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으며, 몰래 길바닥에 뿌려지는 전단지 또한 야간 단속을 통해 경찰이 모두 정리하기 때문이다. 
  이날 하복대에 단속을 나온 흥덕경찰서 이상윤 질서계장은 “보통 10명 정도의 인원이 1개조로 야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전처럼 고질적인 불법광고물이 난립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단속을 피해 배포되는 광고물이 있어 단속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상윤(청주시 흥덕구.42) 씨는 “예전에는 불법전단지가 너무 많아서 청소를 아무리 해도 다음 날 오픈시간이면 다시 지저분해졌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상당히 편하다”며 “가게 이미지도 깔끔해지고 청소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 훨씬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하복대에 불법광고물이 사라진 배경에는 경찰뿐만 아니라 청주시민의 노력도 있었다. 지난 7월 14일부터 25일까지 흥덕경찰서에서 운영한 8기 시민경찰도 하복대 클린화사업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복대에서 만난 한 시민경찰 참가자는 “지구대를 통해 직접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마침 하복대 클린화사업이 진행 중인 시기여서 유흥밀집지역을 돌아다니며 불법 전단지를 수거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과 비교해봐도 한눈에 깨끗해진 것을 알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라진 것은 전단지뿐만이 아니었다. 하복대의 특성상 나이트클럽이 밀집돼 있기 때문에 취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이런 모습 또한 온데간데없었다. 유흥업소 입장에서는 더 이상 호객행위를 할 수 없게 돼 전보다 매출이 줄었다고 불평하지만 시민들은 대부분 호객행위 단속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인들과 하복대를 자주 찾는다는 김정연(청주시 흥덕구.23) 씨는 “예전에는 지나친 호객행위로 인해 불쾌감을 많이 느끼곤 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마음 편하게 지인들과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게 된 점이 마음에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찰의 주요단속시간인 밤 시간대가 아닌 낮 시간대의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취재 후 일주일이 지난 18일 오후 1시, 기자가 방문한 하복대의 모습은 클린화사업 성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전에는 밤새 쌓인 쓰레기와 토사물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큰 도로는 대부분 깨끗했고, 쓰레기를 모아두는 곳 중 일부에서만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악취가 없다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최한성(청주시 흥덕구.26) 씨는 “항상 이 시간에 하복대 근처를 지나다닌다”며 “전에는 악취가 너무 심해 돌아서 가는 불편을 감수하곤 했는데 지금은 전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서 한결 편하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중문 여전히 지저분해 학생, 시민 불만 높아
 

  그렇다면 청주에서 하복대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우리 학교 중문의 상황은 어떨까?
  중문 일대 유흥가는 하복대와 함께 청주에서 가장 큰 유흥밀집구역이다. 우리학교 근처에 위치해 있어 이용객들 대부분은 우리 학교 학생이다. 중문을 자주 찾는다는 조용신(정보통신공학부.09) 학생은 “대학 인근에 중문만큼 술집이 활성화된 곳을 찾기는 힘들다”며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대부분이 중문을 이용할 것”이라 말했다.
  12일 저녁 8시경 찾은 중문은 클린화사업의 성공으로 쾌적하게 바뀐 하복대와는 달랐다. 그곳은 기자의 생각 이상으로 지저분했다. 중문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길바닥에 버려진 무수한 전단지와 명함들이었다. 그리 늦지 않는 밤이었음에도 길거리와 주변 상가 주위는 전단지로 가득했다. 김정하(청주시 복대동.28) 씨는 “친구들과 저녁약속이 있어 잠깐 나왔는데, 중문에 들어서자마자 전단지들로 가득한 길이 보기 좋지 않다”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건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전단지의 대부분은 대출관련 사금융 광고나 인근 주점 홍보내용이었지만 분명한 건 이들 모두가 불법이라는 점이다. 경범죄 처벌법 제1조 13호(광고물 무단첨부)에 의거하면 불법전단지를 개인주택이나 그 밖의 공작물에 무단으로 첨부하는 행위를 할 경우 즉결심판에 회부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위법임에도 불구하고 체계화된 단속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전단지뿐만이 아니었다. 중문에 전단지들과 함께 곳곳에 불법 투기물이 방치돼 있었다. 심지어 한 상점 앞 쓰레기더미 위로는 ‘양심경고’, ‘CCTV작동 중’ 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버젓이 붙어있었지만 불법 투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했다. 박인철(국제경영학과.10) 학생은 “개강을 하면 학생들의 불법 투기로 쓰레기 냄새가 중문에 가득하다”며 “학생들이 너무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것 역시 적발되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특히나 학교 앞은 법에 의해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중문에는 더러운 환경뿐 아니라 사건사고가 일어날 위험요소도 있었다. 자정을 넘어서자 술에 취한 취객들로 넘쳐나는 가운데, 만취해 동료들의 부축을 받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중문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밤만 되면 만취한 취객들이 난동을 피우기 일쑤”라며 “서로 간의 언어폭행은 비일비재한 일이고 폭행으로 이어지는 사건도 몇 번 목격했다”고 전했다. 도 넘은 행태로 인해 주변 상인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중문의 한 액세서리 상점 사장은 “늦은 시각까지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취객들로 인해 불편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며, 특히나 여성들은 가뜩이나 흉흉한 세상에 귀가가 무서워진다”고 밝혔다. 실제 대검찰청이 2002~2006년 성폭력 범죄자의 범행 당시 상태를 분석한 결과, 30% 이상의 범죄자가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성폭력 범죄자 중 전과자만 따로 떼어낸 수치는 37~43%로 더욱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에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중문 일대가 범죄의 온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에 청주시는 “충북경찰청이 주관하고 있는 하복대 클린화 사업이 확대돼 더 많은 효과를 불러오길 바라지만 현재로서는 하복대 외 다른 지역의 클린화 사업은 계획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청주시 흥덕구청 이상호 청소팀장은 “올해 초부터 ‘길거리 힐링협의회’가 구성돼 흥덕구 주변 상가번영회와 영업주들이 길거리 미화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 전했다.
  중문에 위치한 한 음식점 사장은 “청주시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중문 일대도 환경미화를 비롯한 각종 무질서들이 바로 잡혔으면 좋겠다”며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면 보다 다양한 상권 형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화사업’을 통해 하복대는 청주에서 가장 깨끗한 유흥가로 재탄생했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채운 셈이다. 이제는 하복대에 이어 우리 학교 중문 등 다른 지역 유흥가로 클린화사업이 이어져야 한다. 깨끗한 청주를 꿈꾸는 청주시가 하복대에 이어 두 번째 단추도 잘 채우길 기대해 본다.

김지하 기자 kjha0921@cbnu.ac.kr
박규빈 기자 wilsher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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