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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호
아시아의 축제 ‘인천아시안게임’, 그 속을 들여다보다
제 882 호    발행일 : 2014.10.06 

아시안게임은 아시아대륙에 있는 45개국이 함께하는 국제 스포츠대회다. 지구촌을 대상으로 하는 올림픽에 비해 대회규모가 크진 않다. 하지만 6개 대륙 중 가장 면적이 크고 인구가 많은 아시아의 특성을 본다면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것만으로 그 나라의 국력과 위상을 보여 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까지 모두 무사히 개최해 아시아 스포츠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였다. 그렇다면 이번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도 스포츠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이에 충북대신문에서는 직접 인천으로 가 그 현장을 취재해왔다.

 
대회 준비부터 삐걱거린 인천아시안게임

  최근 홍콩언론 ‘문회보’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지적하면서 ‘한국판 전국 운동회’라고 비난했다. 그만큼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문제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취재를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한 기자가 택시에 탑승해 경기장을 물었지만, 대다수의 택시기사들은 경기장의 이름과 정확한 위치마저 모르고 있었다. 인천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김태호(인천시 부평동.55) 씨는 “손님들이 아시안게임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의 이름을 묻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천시에서 아시안게임 개최를 하기 전에 사전교육을 하거나 안내 팸플릿을 나눠 줬다면 택시기사들도 쉽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최근 대회 중계권과 홍보부족 문제를 접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정신영(수의학과.14) 학생은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 거주하지만, 국제적인 스포츠행사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적은 것은 홍보나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지수현(아동복지학과.14) 학생도 “포털 사이트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을 중계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중계권 계약과 같은 이유가 있겠지만, 조직위원회에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점이 드러난 부분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자부심’이 아닌 ‘부담감’ 느낀 시민들

  인천광역시(이하 인천시)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의 개최기간 동안 차량번호 홀수와 짝수를 번갈아가며 운행을 제한하는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원활한 수송과 대기오염을 낮추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인천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자율참여가 아닌 의무적인 차량 2부제를 실시함으로써, 위반 시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해 시민들의 불편이 늘어났다. 이에 인천시는 승용차를 제외한 버스, 택시 그리고 화물트럭은 제한하지 않아 인천시민에게 일상생활의 큰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봉고차나 SUV차량은 승용차로 분류돼 사업용으로 이용하는 시민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사업용 봉고차를 운전하는 김병운(인천시 학익동.58) 씨는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들었지만, 인천시가 명확히 대상차량 기준을 정하지 않아 봉고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관할 동사무소에서 운행허가증을 발급해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과정도 복잡하고 아예 발급을 거절하는 동사무소도 있어 불편한 점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자가 인천 계양구에서 남동공단으로 출퇴근을 가정하고 동사무소 두 곳에 차량 허가증발급에 대해 문의했는데, 인천시 계양구 내 A 동사무소에서는 “시내에서 1시간 이내의 출퇴근 거리는 운행허가증 발급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지만, B 동사무소에서는 “사업자등록증과 함께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발급이 가능하다”고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운행허가증 발급절차가 제각각 다르다 보니 절차가 단순한 동사무소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진풍경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정작 차량 2부제를 실제로 단속하는 현장을 볼 수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오일권(인천시 간석동.53) 씨는 “인천시가 차량 2부제 위반 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공지해 시민들이 부담감을 가졌지만, 단속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며 의견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개막 이후 주말을 제외한 차량 2부제 단속 위반차량은 61대로 집계됐다. 하지만 인천시의 등록 승용차 수가 98만 2,434(2014년 8월말 기준)대임을 감안한다면 실제 단속을 받은 차량은 매우 적은 수치이다.
  한편, 선수.미디어촌에서는 선수와 기자들의 원활한 출입을 위해 주변도로 양측을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주변상인과 주민들의 불만이 늘고 있었다. 마트에서 식품을 납품하는 일을 하는 트럭운전사 송적성(인천시 구월동.75) 씨는 “인천아시안게임을 개최하면서 선수.미디어촌의 주변도로 양측에 차를 세우지 못하게 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아무리 국제적인 행사라지만, 주민들의 피해는 최소화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불편사례도 쏟아졌다. 조직위원회에서 통역자원봉사자 수를 수요인원에 맞게 선발했지만, 대회진행 도중 대거 이탈해 남은 통역자원봉사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통역 자원봉사자에 나섰던 이종민(인천시 부평동.21) 씨는 “매 경기마다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 자원봉사자나 선수들이 매우 불편한 현실”이라며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 선수들이 경기시간에 지각하는 문제가 발생해도 조직위원회 담당자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수.미디어촌의 남문과 동문입구에 있는 임시주차장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햇빛을 가리는 차양막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봉사를 하고 있었다. 주차정리를 담당하고 있던 익명의 자원봉사자는 “임시주차장이다 보니 바닥에 먼지가 많아 자원봉사자들이 자주 기침해 주차장 바닥에 물을 뿌려달라고 조직위원회에 몇 번이나 요청했는데도 매번 허사였다”며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돕기 위해 자원봉사를 신청했는데 되려 찬밥대접을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외국인에게는 ‘노메달 감’

  참가국 선수와 외신기자를 위한 선수.미디어촌에서도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선수.미디어촌 일부는 방충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바로 옆에 임대아파트 신축공사를 해 먼지나 소음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선수촌 입구에서 만난 인도 참가국 체력트레이너 졸리 씨는 “방충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밤에는 모기가 자주 들어오고, 낮에는 공사소음 때문에 창문을 자주 열 수 없었다”며 “더군다나 인도인에게 맞는 음식이 없어 선수들이 적응에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슬람국가 선수들은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많이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다”며 참가국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관람객과 외신기자들은 교통편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소개와 현지분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인천을 방문한 베트남 국영방송 응웬 티엔 동 기자는 “지하철과 버스의 노선은 잘돼 있지만, 버스안내표지판에는 영어표기가 없었고 지하철의 경우 역 위치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어 외국인이 찾기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결국 대부분이 대중교통보다는 택시를 이용하게 된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싱크로나이즈 경기를 보기 위해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려고 했던 쿠바요(일본 교토현.23) 학생은 “버스노선안내판에 일본어 설명이 없어서 120(인천 외국인상담서비스)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가 항상 밀려 통화하는 것조차 힘들었고 외국어도 소수의 언어만 상담 지원을 해 이용을 포기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12개 경기장, 대회 후 활용방안에 ‘고민’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경기장을 신설했다. 특히 개막식이 치뤄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건설에만 해도 4,9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체 예산 2조 5,000억 원중 20%에 해당되는 비용이다. 이에 인천시는 많은 예산이 들어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한 남동체육관, 문학박태환수영장 등 총 12개 경기장의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자칫 경기장 운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광역시 시설관리공단 김형일 시설관리관은 “신설된 경기장 용도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의 경우, 대회 개막식을 위해 설치한 임시 좌석을 철거하고 공간검토를 통해 영화관, 마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각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들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 사용된 경기장을 편의시설로 재단장해 적자를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월드컵대회에 쓰인 인천문학경기장은 290억 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고, 시설유지비로 90억 원이 소요됐다. 다른 지자체 관할 경기장도 마찬가지였다. 대구스타디움은 397억 원의 누적손해를 봤고, 다른 월드컵경기장인 대전경기장, 제주경기장, 울산경기장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경현(인천시 구월동.20) 씨는 “국제적인 대회를 치루고 난 후 많은 경기장을 편의시설로 활용해도 적자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들었다”며 “무조건 마트, 영화관, 박물관과 같은 편의시설이 아닌 경기장의 제 기능을 유지하고 시민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적자를 줄여나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게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통해 최고의 아시안게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기자가 돌아본 시설에서는 철저하게 준비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대회로 인해 오히려 통산 3번째 아시안게임 개최국의 위상을 깎아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선호 기자
preferenc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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