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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희
최악의 물난리 겪은 청주, 앞으로 해결 과제는?
제 921 호    발행일 : 2017.09.01 

청주시가 폭우로 인해 수해를 입은 지 한 달 반이 지났다. 하지만 피해의 흔적과 ‘부실행정’의 모습이 지역 곳곳에 드러나면서 이를 향한 거센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수해가 난지 한 달여가 된 지난달 13일 청주시 재난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사상 24명(사망2, 중경상4, 경상18), 이재민 898세대 2,215명(23가구 57명 임시거주), 공공시설 피해 770건(212억 원), 사유시설 피해 30,156건(101억 원), 장비 투입 현황 5,533대로 집계됐다. 시민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예방보다 복구에만 치중된 부실한 대책 등 수면에 드러나지 않던 시의 문제점이 이번 폭우로 드러난 것뿐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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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내린 기록적 폭우

  지난 7월 16일 오전 청주에는 290㎜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1995년 8월(293㎜) 이후 22년 만이다. 시간당 최고 90㎜가 넘는 폭우로 인해 시민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청주시 도심의 석남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흥덕구 복대동과 비하동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 지역은 석남천의 하류로 인근에 있는 무심천과 미호천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유달리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석남천 하류가 저지대이고, 여러 하천의 교류점이라 유속이 느리게 진행되는 것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석남천 배수로가 막힌 점 또한 지적했다. 하천이 일부 범람했을 때 배수로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전 7시10분부터 시간당 91.8㎜의 물폭탄이 떨어졌지만, 청주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시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문자 메시지가 발송된 건 109.1㎜의 비가 내린 오전 8시 정각이다. 가장 물난리가 심했던 복대동.비하동 일대의 위험성을 알리는 안내문자는 이날 오전 내내 없었고, 재난방송 역시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나왔다. 청주시 직원들에겐 이날 오전 10시10분이 돼서야 동원령이 내려졌다.
  청주시가 지난해 5월 개신동 충북대 정문 앞, 2014년 내덕지구, 2012년 내수지구에 지은 우수저류시설들은 사업비만 총 259억 원이 들어갔지만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우수저류시설은 지하에 설치되며 집중호우 때 하수관로가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담아 두는 역할을 한다.
  기상청의 강수량 예측도 한참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7월 16일 오전 충북 중북부 지역에 30∼8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무려 최고 10배 가까운 290㎜의 폭우가 내렸다. 청주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시각도 오전 7시10분이다. 시간당 최고 91.8㎜의 폭우가 퍼붓기 시작한 때에 맞춰 발령된 것이라, 시민들이 예방 조치를 하기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이번 수해에서 청주시의 늑장 대응과 복구 중심의 안일한 대처가 이뤄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박미숙(청주시 복대동·48) 씨는 “안내문자나 재난방송은 시민들이 재난을 미리 인지하고 대응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가 한참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 문자를 받아 황당했다”며 “기상청 예보도 믿을 수 없고 앞으로 청주에 비가 많이 올 때마다 이런 물난리를 또 겪게 될까봐 걱정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이밖에도 이성현(청주시 모충동·53) 씨는 “이번 물난리를 겪으면서 앞으로 이런 재해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청주시의 적극적인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재난 대응 적절했냐는 의혹 제기돼

  때늦은 안전 안내 문자와 경보 발령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시의 재난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이하 경실련)는 지난 7월 29일 보도 자료를 통해 청주시 재난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의 ‘청주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 청주시 재난 매뉴얼 부재에 대한 철저한 조사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위기관리 체계와 재해 재난관리 체계를 전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TF팀 구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청주시의 대응은 소극적이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현장의 피해 복구 못지않게 제2의 침수 사태를 막기 위한 방재대책 수립이 중요하다”면서 “청주시는 전문가와 시의회, 피해지역 주민들로 현장점검반을 구성해 우수저류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 관련 의혹을 해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시의회는 침수 당시 청주시의 재난 매뉴얼이 정상 작동했는지, 장마철에 대비해 청주시가 사전에 하수시설 정비를 제대로 했는지 등 인재 요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수해로 인한 청주 지역의 피해액은 충북 도내에서 가장 크다. 지난달 8일 국가재난 정보관리시스템(NDMS)에 등록된 도내 시.군의 총 피해액은 546억 5,100만 원이다. 지역별로는 청주시가 314억 5,400만 원으로 가장 많다. 그 뒤로 괴산군 113억 5,400만 원, 증평군 40억 4,600만 원, 진천군 38억 300만 원, 보은군 33억 2,7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갈 길 먼 조례·개정

  이번 수해에 대한 안일한 대처로 시민들의 거센 비난이 일자, 시는 각종 지원 대책의 현실화를 모색했다. 특히 시는 지난 7월 25일까지 피해신고를 하지 못한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9일까지 추가 접수를 받아 주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했다. 추가 접수된 피해 신고에 대해서는 국비로 지원되는 재난지원금이 아닌 시가 자체 재원을 투입해 지원했다.
  청주시는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에 나섰다. 먼저 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자연재난구호 및 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의 법률 개정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청주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민간피해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었다. 특별재난지역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민간분야 피해 지원이 일반재난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또한 건강보험료나 전기.통신 요금 감면 등 간접지원에 머물러있어 현실과 괴리를 보였다. 침수 상가, 공장이나 단전·단수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이 투입되지 않는 문제점도 있었다.
  이에 청주시는 조례 제·개정을 통해 주택 침수자에게 긴급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상가와 창고, 농수산물 건조시설, 공장 등의 침수 피해액의 일부를 보상하고자 했다. 또한 소규모 공동주택에 관한 지원조례와 청주시 공동주택관리 조례 일부를 개정해 변전실 등의 침수 피해를 입은 공동주택 공용시설 복구비 일부도 지원하고자 했다.
  실제 이번 호우 피해로 지하에 있던 기계실이 침수된 아파트는 비하동 송곡그린, 우암동 삼일브리제하임, 복대동 지웰홈스 등 3개 아파트로, 피해복구액은 2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보상금 지급 대상이 아니어서 입주민들이 수백만원씩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비하동 송곡그린은 현재 임시전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이 비용은 입주민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침수 피해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위한 조례 제·개정을 청주시의회의 8월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처리하고자 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특히 ‘특별재난선포시 사유시설 피해 재난지원금 지원 조례’는 제정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수해를 입은 주민들을 지원하는 조례 제.개정을 추진했지만 검토가 길어지면서 8월 처리가 불가능해졌다”며 “9월 임시회 처리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지만 ‘특별재난선포시 사유시설 피해 재난지원금 지원 조례’는 제정 여부와 처리시기를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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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shinypin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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