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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03.11 월 17:12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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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희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끊이지 않는 몰카 범죄
제 924 호    발행일 : 2017.11.06 


지난 2015년 여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워터파크 몰카 사건’. 이 사건은 한 대형 워터파크에서 벌어진 것으로, 20대 여성이 몰래 찍은 여자 샤워실과 탈의실 동영상을 30대 남성에게 넘겨 온라인상에 유포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몰래 카메라(이하 몰카)’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 이 사건이 있고 2년이 지난 지금도 몰카 사건은 여전히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줄어들지 않고 있는 몰카 범죄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몰카 범죄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취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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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몰카 범죄 증가 추세

  지난 2015년 8월에 발생한 일명 ‘워터파크 몰카’ 사건 이후 여성들은 몰카에 대한 두려움으로 워터파크나 목욕탕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면서 신체를 노출할 수밖에 없는 시설 이용을 꺼리게 됐다. 이에 대해 정윤실(서울시 용산구·25) 씨는 “당시 워터파크 몰카 사건을 보고 여름 휴가 때 워터파크에 놀러갈 계획을 취소했다”며 “동네 목욕탕 가는 것도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몰카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나 행위를 촬영하기 위한 초소형 카메라나 위장형 카메라, 또는 그러한 기능이 있는 전자기기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몰카는 단순히 ‘카메라’라는 도구적인 의미를 넘어 상대방이 의식하지 못하도록 몰래 촬영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카메라 등 이용촬영에 따른 성범죄 발생 및 검거현황’ 자료에 따르면 몰카 범죄는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2,400건이었던 몰카 범죄는 2015년에는 3배 이상 증가해 7,623건이었다. 지난해에는 다소 감소해 5,185건이었지만, 201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몰카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그 원인을 ‘몰카 기술의 발달’로 꼽았다. 그는 “요즘에는 몰카가 상당히 발전했다”면서 “따로 몰카를 구매하지 않아도 손쉽게 핸드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뿐더러, 몰카 전문 도구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져 마음만 먹으면 몰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뿐만 아니라, 현재 이러한 기기 판매에 대한 규제가 마땅치 않아 몰카 범죄 근절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며 몰카 판매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누구나 쉽게 살 수 있어

  지난달 13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몰카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장에 물병 모양과 탁상 시계 모양의 몰카를 설치해 화제가 됐다. 진선미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청장님은 몰카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냐”고 물으면서 “몰카의 가장 큰 위험은 자신이 몰카 범죄 대상이 됐는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몰카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또한 국감장에 설치한 몰카로 촬영한 이철성 경찰청장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위장형 카메라(몰카) 기술이 상당히 발전하고 있다”며 몰카 범죄 근절을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기자는 실제 몰카를 촬영할 수 있는 기기가 얼마나 발달돼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전자상가를 찾았다. 그곳에 몰카 판매 상점이 많이 몰려 있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다. 찾아간 상가 건물에는 CCTV, 몰카, 녹음기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상점이 많이 있었다. 또한 상가 외부에는 이러한 기기들을 판매한다는 것을 알리는 간판이 눈에 띄게 크게 붙어 있었다. 이어 상가 내부로 들어가니 여러 상인이 기자에게 “무엇을 찾느냐”고 먼저 물어왔다. 기자가 “몰카를 사러 왔다”고 하니, 가게로 와서 둘러보라고 권했다. 첫 번째로 찾은 가게에서는 어떤 모양의 카메라를 찾느냐고 물었다. 무엇을 사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답하니 몰카를 전문적으로 파는 인터넷 사이트를 켜서 “여기에 다 있으니 용도에 맞는 모양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상인이 보여준 사이트에는 펜, 손목시계, 자동차 키, 물병, USB 등 다양한 모양의 위장형 카메라뿐만 아니라 초소형 카메라까지 다양한 형태의 몰카가 있었다. 기자가 “이 중에서 뭐가 제일 잘 나가냐”고 묻자 “요즘에는 그런 게 딱히 없고 자신이 어떤 용도에 사용할 건지, 어떤 모양이 가장 적합할지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상인은 ‘어떤 종류’를 찾는지만 재차 물었고, ‘용도’는 절대 묻지 않았다. 기자가 이런 카메라들을 실물로 볼 수 있냐고 물어보니 다른 상점을 소개시켜줬다.
  소개시켜준 가게를 찾아갔더니 초소형 카메라와 위장형 카메라를 실물로 볼 수 있었다. 기자가 몰카를 사려고 한다고 하니 가장 먼저 네모난 박스 모양의 카메라를 보여줬다. 이건 찍기 너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자 단추 모양의 위장형 카메라를 가져와 보여줬다. 이 카메라의 가격을 물어보니 25만 원까지 맞춰주겠다고 했다. 기자가 가격을 듣고 망설이자 USB 모양의 카메라를 보여줬다. 겉으로만 봤을 때는 카메라라고 생각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작은 구멍 같은 곳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었다. 이 USB 모양의 몰카는 휴대폰에 장착돼 있는 메모리를 끼워 사용할 수 있어 따로 메모리 카드를 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가게 주인은 “가격은 5만 원까지 해주겠다”며 “이 정도 가격이면 정말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아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게에서 취급하는 몰카의 가격은 5만 원에서 40만 원 선이었다. 이번 가게 주인도 몰카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는 묻지 않았다. 그저 어떤 모양을 찾는지가 중요했다.
  기자가 상인에게 “몰카를 사러 오기 전 좀 꺼림칙했다”고 하자 그는 “그건 언론에서 하도 ‘몰카 찍으면 안 된다’, ‘불법이다’라고 하니까 카메라를 사는 것까지도 불법인 줄 알고 있는데, 사실 사거나 파는 건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몰카 사러 오는 사람들 중에 찍어서 돈 벌려고 하는 사람들은 더 전문적인 장비를 찾고, 이렇게 사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직접 가게를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몰카를 쉽게 구매하는 방법도 있었다. 몰카 판매나 구매에 대한 별다른 규제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파법에 명시된 대로 전파인증을 받지 않은 몰카는 판매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는 이들 기기에 대한 다른 규제 근거가 없다. 전파기술을 이용하는 전자기기는 다른 기기 작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이런 우려를 해소했다는 인증을 받아야만 제조.유통될 수 있다. 인증받은 기기는 KC마크와 함께 제품 식별부호에 인증 정보가 표시된다. 하지만 현재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위장형 카메라 또는 초소형 카메라는 KC마크가 붙어 있어 단속도 어려운 상태다.

실효성 있는 대책 요구돼

  실제로 몰카 범죄와 관련된 법을 찾아보면, 대부분 몰카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는 것에 대한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2항은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몰카 판매나 구매를 실질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은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다. 또한 몰카를 재유포하는 것에 대한 법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누구나 쉽게 몰카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월 26일 정부는 몰카 판매 규제부터 불법 영상물 차단, 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 등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디지털성범죄 피해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에는 변형카메라 수입.판매업자에 대한 등록제 도입, 변형카메라 유통이력 추적을 위한 이력정보시스템 구축 등 행정부 차원에서 몰카 판매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률의 제정 없이 실질적인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몰카 범죄를 효과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몰카를 찾아내 범죄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윤성 교수는 “현재 일반인들이 몰카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경찰도 찾아내기 힘들어 몰카탐지기계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빨리 관련 법안이 마련돼 시민들이 몰카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최송희 기자
shinypin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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