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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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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희
축사로 둘러싸인 학교
제 926 호    발행일 : 2017.12.04 

최근 청주시와 충북과학고는 축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충북과학고 주변에 작은 규모의 축사뿐만 아니라 대형 축사까지 무더기로 난립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청주시 또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충북과학고와 학부모들이 축사 허가를 무효로 하고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허가를 받은 축사 주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자는 이번 문제의 원인과 진행 과정을 취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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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권 침해하는 축사

  건축법 제11조 2항에 따르면, 연면적 400㎡ 이하인 경우에는 신고로 축사를 설치할 수 있고, 400㎡를 초과하는 대형 축사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충북과학고 주변에 신고 및 허가된 축사는 ▲정문 주변 27개 ▲외곽 지역 6개로 총 33개이다. 그리고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청주시는 충북과학고 주변에 총 18개의 대형 축사를 허가했고, 그중 10개가 현재 착공에 들어갔다.
  충북과학고는 기숙형 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에 상주하는 날이 많다. 이 때문에 축사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충북과학고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지난 여름에는 축사에서 날아오는 악취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었다”며 “밤에는 소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고 토로했다. 충북과학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악취와 소음, 해충 때문에 교육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허가 취소와 공사 중단 요구해

  충북과학고 신혜란 학부모 회장은 “학생들이 2주에 한 번 집으로 오는데, 수업이 끝난 금요일 밤에 부모가 데리러 간다”며 “주로 밤에만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축사가 들어오는지도 몰랐고 비닐하우스인줄로만 알았다”고 말하며 학교 주변의 무더기 축사 허가를 뒤늦게 알았음을 강조했다.
  충북과학고 학부모들은 학교 주변에 축사가 대규모로 건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주시청과 청주시의회에 지속적으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지난 10월 16일에는 청주시의회와 청주시청에 탄원서를 냈다. 탄원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학교 주변의 축사 건축 신규 인·허가 전면 보류 및 진행 즉각 중지 ▲기존에 허가된 축사 신축 허가 전면 재검토와 현재 시공 중인 공사 중지 ▲축사 설치 제한에 관한 법률, 조례, 규정의 전면 재검토 및 관련 법규 수정 등을 요청했다.
  현재 학교와 학부모들은 청주시가 축사 허가와 관련한 조례 적용에 문제를 제기한다. 청주시의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제3조 가축사육의제한에 따르면 10가구 이상의 인구밀집지역에서는 500m 이상의 이격거리를 두고 축사를 허가해야 한다. 충북과학고 기숙사의 경우 10가구 이상의 인구밀집지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학교와 학부모의 입장이다. 하지만 청주시는 충북과학고 기숙사를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로 보기 때문에 ‘가구’로 인정하지 않았다. 청주시 환경정책과 박종웅 과장은 “학부모들의 입장은 충분히 알겠으나, 학교 기숙사는 공동주택이 아닌 교육연구시설로 분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허가된 축사는 어쩔 수 없어

  이미 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축사 주인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주시청도 축사 허가를 내준 당사자로서 난처한 입장이다. 청주시청은 충북과학고 주변은 법적으로 축사 건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교육환경법 제8조 1항은 ‘교육감은 학교경계 또는 학교설립예정지로부터 직선거리 200m 범위안의 지역을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설정, 고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절대보호구역은 ‘학교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로 50m까지인 지역’ ▲상대보호구역은 ‘학교경계 등으로부터 직선거리로 200m까지인 지역’으로 구분한다.
  충북과학고는 단재교육원과 정문을 같이 사용하고 있어, 학교출입문을 단재교육원의 정문으로 봐야 한다. 이 기준에 의해 교육환경보호구역이 설정됐다면 축사는 허가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재 충북과학고의 경우 교육환경보호구역이 학교 건물과 기숙사를 기준으로 설정됐고, 청주시의 입장에서는 관련법에 따라 축사 허가가 가능했다.
  박종웅 환경정책과장은 “도교육청에서 교육환경보호구역의 범위를 잘못 설정해 비롯된 문제라는 것이 시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미 허가 난 축사를 취소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은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 현재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교의 교육환경보호구역 설정권자는 시.도 교육감으로, 교육감의 권한 위임에 따라 관할 지역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이 설정 및 고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충북도교육청이 학교부지 대지경계선의 끝부분이 아닌 건물외벽부터 경계선을 설정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오류를 시인했으며, 학교 정화구역 200m를 재설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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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교육청, 조례 개정 요청

  충북도교육청은 이러한 충북과학고 축사 문제 해결을 위해 청주시와 청주시의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달 17일 청주시와 시의회에 ‘청주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개정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축사 건립 제한지역과 관련, 현행 ‘건물의 외벽 간 거리가 50m이내에 위치한 10가구 이상의 주거시설이 있는 지역’으로만 돼 있는 인구밀집 지역 기준에 학교 기숙사와 교육연구시설, 연수원도 포함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충북도교육청 박경환 재무과장은 “충북과학고 축사 문제는 학부모들과 함께 시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과거 교육환경보호구역 설정이 잘못된 것은 인정하며, 지금은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통합적인 가축사육 제한구역 설정 기준 마련돼야

  충북 지역에서는 축사 신축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자체마다 가축사육 제한구역 설정 기준이 제각각이라 문제를 키우고 있다. 충북 지자체 중 제천시와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은 한우 축사와 민가와의 이격거리가 100m에 불과하다. 민가에서 100m만 떨어지면 축사를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악취 피해가 소 축사보다 더 심한 것으로 알려진 돈사의 경우 괴산군은 2㎞, 증평군은 1.5㎞로 엄격한 거리 제한을 둔 반면, 단양군, 충주시, 제천시는 500m에 불과하다. 환경부에서 2015년에 정한 축사 제한거리 권고안을 보면, 민가와의 이격거리가 한우·젖소 축사는 50m, 돈사는 400m에 불과하다.
  축사 문제로 인한 지자체와 주민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가축사육 제한구역 설정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송희 기자
shinypin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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