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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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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수림
휴지통 없는 화장실 당신의 생각은?
제 927 호    발행일 : 2018.03.05 

누구나 들어봤을 ‘휴지는 휴지통에’라는 말이 지금 사라지고 있다. 최근 공중화장실을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휴지통 없는 화장실, 휴지는 변기에 버려주세요’라는 스티커가 화장실 칸마다 붙여져 있는 것을 봤을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휴지통 없는 화장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의 공중화장실 칸막이 안 휴지통을 없애고 휴지를 변기에 버리도록 했다. 정부는 휴지통에 쌓여있는 오물로 인해 발생하는 미관과 위생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행 후 약 2개월이 지난 지금, 공중화장실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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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 없는 화장실?

  올해 1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휴지통 없는 화장실’이 시행됐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5월 8일 개정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조 3항 ‘대변기 칸막이 안에는 휴지통을 두지 아니할 것. 다만, 여성용 대변기 칸막이 안에는 위생용품을 수거할 수 있는 수거함 등을 두어야 한다’에 따른 조치이다. 다만, 변기에 버릴 수 없는 쓰레기들을 처리할 수 있도록 화장실 입구나 세면대 아래쪽에 휴지통을 배치할 것을 권고했으며 여자화장실에는 위생용품 수거함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동안 화장실 휴지통은 휴지와 기타 오물들이 쌓이고 넘쳐 악취와 해충으로 인해 미관은 물론 위생상으로도 좋지 않았다. 따라서 휴지통 없는 화장실은 화장실 사용자의 쾌적한 환경과 위생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정부는 설명한다. 행정안전부 생활공간정책과 주으뜸 사무관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30개국이 공중 화장실 내 휴지통을 없애 쾌적한 화장실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국민의 위생적인 화장실 이용을 돕기 위해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휴지통 없는 화장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현 서울교통공사)는 2012년부터 휴지통 없는 화장실 도입 계획을 수립해, 2014년 12월 서울 지하철 5.6.7.8호선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에는 모든 지하철 노선에 휴지통 없는 화장실 정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정책시행 2달 동안은 변기 막힘 현상이 2배 정도 증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제도시행 전인 2014년 전체 변기 막힘 건수는 연 3,272건이었는데, 제도를 시행한 2015년 변기 막힘 건수는 연 4,889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6년에는 연 3,521건이 발생해 시행 전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변기 막히고 쓰레기 버려져

  그렇다면 휴지통 없는 공중화장실은 깨끗할까. 기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1호선(서울역, 종로3가), 2호선(홍대입구, 강변), 3호선(고속터미널), 6호선(망원,상수)과 서울역을 방문해봤다. 아침에 찾아간 공중 화장실은 밝고 청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장소를 밤에 찾아갔을 때는 이야기가 달랐다. 이용률이 낮은 아침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 후의 화장실은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았다. 고속터미널역에서 만난 A씨는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이 없어지면서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공중화장실에서 휴지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변기가 막히지 않을까 걱정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 달동안 서울교통공사가 서울 지하철 1·2·3·4호선 화장실의 막힘 건수를 조사한 결과 홍대입구역이 55건으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기자가 홍대입구역 공중화장실을 방문했을 때도 바닥에 나뒹구는 쓰레기와 막혀있는 변기를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홍대입구역에서 만난 정민지(서울시 서대문구·25) 씨는 “주변이 번화가인 홍대입구역은 찾는 사람이 많아 원래 공중화장실이 더럽기도 했지만, 휴지통이 없어지면서 더 더럽고 변기 막힘도 심해진 것 같다”며 “이용객이 많은 공중화장실의 휴지통을 없애면 변기가 더 자주 막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대입구역 환경미화원 B씨는 “휴지통이 없어지면서 수거하는 쓰레기 양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변기 막힘은 더 늘어났다”며 “사람들이 휴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페트병, 음식물 쓰레기 등을 변기에 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휴지통 없는 공중화장실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쓰레기도 아무렇게나 버려진다”며 “휴지통 없는 화장실 정책의 이점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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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적으로 깨끗해진 화장실

  반면, 휴지통이 없어지면서 화장실이 더 깨끗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상수역에서 만난 송명주(인천시 중구·34) 씨는 “이전에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다보면 휴지통에 오물이나 용변이 묻은 휴지 등이 쌓여있어 불쾌한 기분을 느낀 적이 많다”며 “휴지통이 사라지니 좀 더 깨끗해지고 위생상으로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역 철도 환경미화원 C씨는 “여자화장실의 경우 생리대를 아무렇게나 버려놔 미관상 좋지 않았는데, 휴지통이 없어지고 위생용품 수거함이 생기면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또한, 휴지통이 없어 변기가 자주 막힌다는 우려에 대해 이는 휴지가 아닌 다른 이물질을 넣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울역에서 만난 최재호(천안시 서북구·30)씨는 “휴지를 적당히 쓰고 다른 이물질을 넣지 않으면 변기가 막힐 일이 없다”며 “어쩔 수 없이 생긴 쓰레기는 세면대 밑 휴지통에 버리면 돼 편의상으로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화장실 휴지통을 보고 놀란다고 들었는데, 우리 화장실문화도 선진국화 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행정안전부 주으뜸 사무관은 “공중화장실에 비치된 화장지는 물에 잘 녹는 화장실용이기 때문에 물에 녹지 않는 이물질이 없는 한, 변기가 막힐 일은 거의 없다”며 “전문가들도 화장실용 휴지는 정화조에서 다 녹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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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하기 위한 시간 필요해

  시행한지 3달이 지난 지금, 서서히 휴지통 없는 화장실은 정착되고 있지만 여전히 화장실 내 휴지통이 유지되고 있는 곳도 있다. 기자가 취재할 당시, 도시철도 서울역과 서울역 사이 화장실에는 변기 옆 휴지통이 그대로 설치돼 있었다. 우리 지역은 정책이 잘 시행되고 있을까. 우리 학교 근처 주피터 공원의 공중화장실은 위생용품 수거함이 설치돼 있지만 여전히 휴지통은 그 자리에 있다. 청주시는 지난 1월 16일 공중화장실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관리하는 공중화장실 163곳의 휴지통을 모두 없앤다고 밝혔다. 하지만 1월 22일자로 청주시가 관리하는 공중화장실 163곳 중 칸 내부에 휴지통을 없앤 곳은 모두 106곳이었다.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제도가 자리 잡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주으뜸 사무관은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는 행동은 우리나라의 계속된 문화였기 때문에 단기간에 자리 잡기는 힘들 것”이라며 “정책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홍보와 안내를 통해 정책이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 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그 제도를 행하는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정착될 수 없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다른 사람을 고려해 자신의 집 화장실처럼 공중화장실을 사용한다면 우리 모두가 쾌적한 화장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전수림 기자
gds081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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