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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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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하연
화재 참사 그 후, 이제 막을 수 있을까
제 928 호    발행일 : 2018.03.19 


지난해 12월 21일 9층짜리 스포츠 센터에서 발생한 제천 화재 참사 이후에도 종로 여관 화재 참사, 밀양 화재 참사 등 화재로 인한 참사가 계속됐다. 연이어 발생한 화재 참사로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거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들의 관심은 식어갔고,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안전 불감증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학교와 그 주변은 화재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지 점검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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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 소방시설과 피난기구는 잘 작동할까?

  최근 발생한 대형 화재 참사에서는 소방시설 점검에 대한 허점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37명이 부상을 입고,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참사의 경우 여론은 소방관들의 대응을 문제 삼았지만, 주요 원인은 다른 곳에서 발견됐다. 지하 1층 주차장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건물 내부 스프링클러는 알람밸브가 잠겨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또한 비상구가 창고로 사용됐다는 문제점도 밝혀졌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소방시설 자체점검에 있었다. <소방시설법 시행규칙> 제18조 1항에 따르면 건축물은 건축물관리대장 또는 등기사항증명서에 기재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까지 연 1회 이상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점검은 특별한 자격을 갖춘 전문 업체에 맡기거나, 건물주가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면 직접 할 수도 있다. 점검 결과는 <소방시설법 시행규칙> 제19조 2항에 의거 30일 이내에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에게 결과보고서로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의 건물들은 이러한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허위로 했기 때문에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그에 대한 외부의 확인과 제재는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의 소방시설 점검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우리 학교 시설과 박용규 주무관은 “현재 6개월 단위로 소방 정기점검과 작동기능점검을 실시해 관할 소방서에 결과를 보고하고, 부족한 점은 수시로 보완하고 있다”며 “또한 소방유지관리 용역 업체 직원 2명이 교내에 상주하며 모든 건물을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여러 상점들이 밀집한 우리 학교 중문의 건물들은 어떨까?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보니 화재 발생 시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중문에 위치한 건물들의 소방시설을 점검해봤다. 점검 항목은 ▲스프링클러 ▲완강기 ▲비상 유도등 ▲소화기 ▲비상구였고, 총 5곳을 점검했다.
  5곳 중 모든 점검 항목을 충족한 곳은 한 곳에 불과했다. A카페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높은 가구를 비치함으로써 화재 시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어려웠다. B주점은 비상구는 있었지만 비상유도등이 꺼진 채로 있었고, 소화전이 눈에 띄지 않는 가게 안쪽에 위치해 있어 화재 시 누구나 찾기 어려웠다. C음식점과 D PC방은 비상구가 없었고, 3층 이상의 건물이었음에도 완강기 등 피난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민경(프랑스언어문화학과·17) 학생은 “유동인구가 많은 중문의 건물들도 소방시설과 피난기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면 다른 곳은 더 열악할 것”이라며 “설마하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안전을 무시한다면 작은 화재로도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참사가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화전 주변 주차는 불법

  화재를 진압할 때 소방용수를 공급하는 소화전의 유무는 매우 중요하다. 소화전은 소화 활동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로, 소방차량에 연결하거나 직접 수관에 연결해 화재를 진압하는 데 사용한다. 소화전의 종류로는 건물 내에 설치된 소화전인 옥내 소화전, 도로나 인도 밑에 매설된 지하식 소화전, 도로나 인도에 설치된 지상식 소화전이 있다.
  우리 주변의 소화전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도로교통법> 제33조 3항에 의하면 소화전 또는 소화용 방화 물통의 흡수구나 흡수관을 넣는 구멍의 5m 이내에 주차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중문에 있는 소화전을 직접 찾아본 결과, ‘소화전 좌.우 5m 이내 주차금지’라고 소화전 앞에 써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주차된 차량이 쉽게 발견됐다.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소화전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면 화재 발생 시 소화전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는 더 큰 피해로 이어질 것이다.
  장연희(국어국문학과·17) 학생은 “소화전 5m 이내에 주차를 하면 안되는 줄 몰랐다”며 “이와 같은 규정을 아는 운전자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정수현(국어교육과·17) 학생은 “소화전 앞에 주차 금지 스티커가 붙여져 있음에도 소방시설에 관한 인식이 부족해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며 “바닥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보다는 팻말을 세우거나 주차금지선을 그어놓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청주서부소방서 관계자는 “지상식 소화전은 화재진압 시간을 단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며 “소화전 5m 이내의 주차는 불법임을 인지하고 불법 주차 차량 발견 시 소방서 민원센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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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대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은 지난해 아르바이트생 4,447명을 대상으로 화재 대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33.5%만이 ‘근무 중 화재 발생 시 이용할 비상 대피로와 비상구의 위치를 정확히 안다’고 답했다. 그 밖에 ‘대충 어디인지 알고 있다’ 41.0%, ‘생각해 본 적 없다’ 14.6%, ‘모른다’ 10.9%로 응답해 예상보다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이 화재에 대해 무감각함을 보여줬다.
  실제로 중문에 위치한 A카페의 아르바이트생은 “소화기가 매장 안에 있지만 사용법은 정확히 모른다”며 “화재가 나면 어떻게 행동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는 우리 학교 학생이 화재 발생 시 행동 요령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봤다. ‘주변에서 화재 발생 시 대피 경로를 알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300명의 학생 중 18%(54명)가 ‘잘 알고있다’고 답했고, 82%(246명)의 학생이 ‘모른다’고 답했다.
  ‘모른다’에 답한 임종일(역사교육과·13) 학생은 “항상 같은 건물만 반복해서 다니다 보니 습관적으로 다니는 익숙한 길만 알지 화재 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강종진(국어국문학과·13) 학생은 “평소 화재에 대해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비상구라는 표지와 문구가 학교 곳곳에 붙어있어도 별 생각 없이 지나간다”며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외에도 ‘직접적인 위험을 감지하기 전까지 화재는 먼 일이라고만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예고 없이 다가오는 화재가 일어난 후에야 그때서야 안전을 중시하게 된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어느새 화재 경보음은 ‘양치기 소년’이 됐다. 수많은 오작동으로 인해 화재 경보음이 울려도 아무도 대피하지 않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안전에 대한 관심은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 잠깐 높아졌다가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잊히기 일쑤였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대형 참사는 늘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안전 불감증은 안전을 책임지는 관련 기관들의 노력은 물론이고,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 정부와 정치권의 제도적 뒷받침, 국민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 있을 때 해결될 것이다.


우하연 기자
hy20@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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