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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 열풍, 소비자를 사로잡다
제 292 호    발행일 : 2018.04.09 


과거에는 수입 맥주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입량도 많지 않았을 뿐더러 가격도 비싸 일반대중은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동네 편의점을 가도 수입 맥주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존재가 됐다. 가격 또한 저렴해 4캔에 1만 원, 심지어 6캔에 1만 원까지도 판매하는 곳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국내 맥주와의 크지 않은 가격 차이에 다양한 맛과 종류를 지닌 수입 맥주는 국내 맥주시장을 무섭게 점령하고 있다. 이에 국내 맥주 회사들은 ‘수입 맥주  타도’를 외치고 있지만, 수입 맥주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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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수입 맥주

  “우리 오늘 일 끝나고 맥주 한잔할래?”, “우리 오늘 축구 보면서 ‘치맥’ 하자!” 요즘 일상생활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말들이다. 그만큼, 맥주는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고, 친숙한 주류가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류시장 규모는 약 5조 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주류시장의 비중이 가장 높은 주류는 맥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2조 7,613억 원)의 점유율을 보였고, 이어 소주 28%(1조 4,859억 원), 기타 14%(7,304억 원), 전통주 6%(3,013억 원)로 조사됐다.
  또한, 2014년 주류시장은 2013년 대비 약 2,000억 원 정도 증가했고 맥주는 3.7%, 소주는 3.3%, 전통주는 2%가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맥주는 우리나라의 주류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주류이다.
  오랫동안 국내 맥주시장은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하이트’가 양분해 경쟁하고 있었으며, 실질적으로 이들 두 회사가 독점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수입 맥주의 등장으로 인해 맥주시장이 새롭게 개편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맥주의 연간 출하량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약 180만 톤으로 증가세 없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에 비해 다양한 맛과 종류, 그리고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는 수입 맥주의 수입량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2억 6,309만 달러로 2016년 대비 약 45% 증가했다. 이는 수입액이 3,716만 달러였던 2009년에 비해 무려 7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여기에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지난 1월부터 미국산 맥주의 관세가 철폐됐고, 오는 7월부터는 유럽연합(EU)산 맥주에도 무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수입 맥주의 수입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수입 맥주의 약진은 우리 주변의 편의점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청주시 개신동의 한 편의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정윤원(청주시 서원구·21) 씨는 “요즘 대부분 편의점에서는 묶음 할인을 통해 수입 맥주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수입 맥주가 국내 맥주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시 성화동의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이현진(청주시 서원구·21) 씨는 “약 3:1의 비율로 수입 맥주가 더 많이 팔린다”며 “맛과 종류가 다양하고 관련 판촉행사를 자주 한 것이 판매량 증가의 원인 같다”고 밝혔다. 또한 인천광역시 마전동의 한 편의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안찬우(인천시 서구·21) 씨는 “요즘은 묶음 판매로 인해 국내 맥주가 수입 맥주보다 비싸질 때도 있다”며 “맥주를 사가는 손님 대부분이 수입 맥주를 사갈 정도로 수입 맥주의 인기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우리는 왜 수입 맥주에 열광하는가

  수입 맥주의 폭발적인 인기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수입 맥주의 다양한 종류와 맛, 그리고 지속적인 가격 하락이 꼽힌다. 종류가 적어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좁은 국내 맥주와 달리 수입 맥주는 생산 지역과 제조 방식에 따라 매우 다양한 종류와 맛을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다. 또한 가격 면에서도 수입 맥주는 FTA에 따른 관세 철폐와 판매사의 다양한 판촉행사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국내 맥주는 가격이 동결되거나 인상되고 있어 수입 맥주로 향하는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고현지(서울시 동대문구·21) 씨는 “친구들이랑 술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면 비교적 많은 용량과 4캔에 1만 원이라는 표식을 달고 있는 수입 맥주를 자주 본다”며 “상대적으로 예쁜 디자인과 다양한 맛도 수입 맥주의 장점이지만,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가성비 갑’이라는 측면에서 수입 맥주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한지혜(서울시 광진구·20) 씨는 “수입 맥주를 자주 먹는 이유는 ‘다양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국내 맥주에 비해 수입 맥주는 수십여 가지가 떠오르고,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이 수입 맥주를 더 찾는 이유 같다”고 전했다. 또한, 김양구(청주시 서원구·37) 씨 역시 “수입 맥주는 홉으로 사용하는 곡물과 첨가되는 과실뿐 아니라, 라거와 에일, IPA까지 다양한 종류를 제공한다”며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가능하게 한 점이 최근 수입 맥주 상승세의 원인 같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판을 열기 위한 국내 맥주의 도전

  이 상황을 지켜보는 국내 맥주업계는 다양한 제품 출시와 마케팅으로 국내 맥주시장의 부진을 타개하려 하고 있다. 가격 면에서 부담을 없앤 제품이나, 다양한 맛과 제조공법을 도입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홍보팀 노은정 대리는 “대중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맥주 신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숙제”라며 “유럽회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에일 맥주, 탄산수, 과일혼합주 등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국내 맥주업계는 점차 관심이 일고 있는 수제 맥주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수제 맥주시장은 지난해 약 350억~400억 원 수준으로 국내 전체 맥주시장의 약 1% 수준이지만, 매년 평균 30%씩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앞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출시한 수제 맥주인 ‘깻잎 한잔 세종’은 출시 후 소비자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앞으로의 수제 맥주시장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노은정 대리는 “국내 수제 맥주시장은 태동기로 마니아 중심에서 점차 대중화돼 가고 있으며, 최근 정부 규제가 완화돼 시장 확대의 틀이 마련된 상태”라며 “앞으로의 시장 확대와 방향성을 바라보며 소비자의 요구와 시장 트렌드 변화 등에 긴밀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채롭게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고성장을 거듭하는 맥주시장 내에서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앞으로 커지는 맥주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지속적으로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참신하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제품과 그에 걸맞은 판촉행사 등 다양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고현지 씨는 “묶음 판매와 같은 ‘가성비 갑’ 마케팅을 기획하면 좋을 것 같다”며 “예를 들어 맥주 캔 4묶음을 구매하면 종류가 다른 주류 1캔을 덤으로 주는 등의 색다른 조합을 만들어낸다면 많은 사람의 반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줬다. 이어 그는 “한때 흥행하던 병뚜껑 이벤트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며 “언젠가는 당첨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복권을 구매하는 것처럼 병뚜껑 이벤트도 자신이 당첨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구매량이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지혜 씨는 “저렴한 가격도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라고 생각한다”며 “소비자 개인의 기호와 취향을 다양하게 충족할 수 있어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구 씨는 “최근에 부산의 ‘갈매기’나 ‘해운대’를 비롯해 청주의 지방 맥주까지 특색 있고 다채로운 로컬 맥주가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대형 주류 회사들이 이들을 인정하고 상생한다면 새로운 인기 맥주가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수입 맥주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아오던 국내 맥주업계는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됐다. 앞으로 국내 맥주업계가 새로운 제품 및 수입 맥주가 보여준 것 이상의 신선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내 맥주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것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소비성향을 파악해 이를 시장에 적용하는 것은 국내 맥주업계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박시형 기자
sh981126@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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