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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식
충주호, 청풍호 뭐라고 불러야 하죠?
제 929 호    발행일 : 2018.04.09 

2016년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이하 국토지리정보원)은 30여 년 동안 사용했던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에 걸쳐있는 인공호수의 이름인 ‘충주호’를 지명 미고시 수역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세 지역은 현재 호수의 이름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충주시는 ‘충주호’, 제천시는 ‘청풍호’, 단양군은 ‘단양호’로 인공호수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서로 주장하고 있다. 그중 ‘충주호’와 ‘청풍호’가 논쟁의 중점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인공호수의 이름을 둘러싼 지역 간의 갈등 속에서 앞으로 인공호수의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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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와 청풍호, 분쟁의 시작

  196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선 수자원 종합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67년 한국수자원개발공사의 설립과 함께 ‘4대강 유역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여기에는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다목적댐 건설 ▲하천 개수 ▲관개시설 및 하구언 건설 등의 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계획에 따라 1985년 남한강 유역인 충주시에 다목적댐인 ‘충주댐’이 건설됐다.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에 걸쳐 인공호수가 생겨났고, 인공호수의 이름은 건설된 댐의 이름을 따서 짓는 관례대로 ‘충주호’라고 부르게 됐다.
  제천시는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이 가장 많다. 인공호수의 전체 면적 중 제천시에 속하는 부분은 60%가 넘는다. 충주시와 단양군이 차지하는 호수의 면적을 다 합쳐도 제천시가 차지하는 면적 절반도 못 미친다. 또한 제천시에서 수몰된 지역은 많은 문화유산이 있던 곳이었다. 이 때문에 제천시는 수몰된 지역의 문화유산을 청풍면 물태리로 이전해 ‘청풍문화재단지’를 조성했다. 그리고 인공호수의 이름을 수몰된 지역의 이름을 따 충주호가 아닌 ‘청풍호’로 짓길 원했다. 그러나 제천시의 이런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인공호수의 이름은 관례대로 충주호라고 부르게 됐다. 하지만 제천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1997년부터 제천시의 여러 시민단체가 나서 인공호수의 이름을 청풍호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1998년 충청북도(이하 충북도) 지명위원회는 호수의 이름을 바꾼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인공호수의 이름을 바꾸는 데 합의하지 않았다. 결국, 제천시는 시 자체적으로 충주호가 아닌 청풍호로 인공호수의 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제천시는 제천시의 도로 표지판과 간판에 있던 모든 충주호 표기를 청풍호로 바꿨다. 또한 청풍호라는 이름을 걸고 ‘청풍랜드’라는 종합 레저 스포츠 관광단지를 조성했고, 청풍벚꽃축제 같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인공호수로 수몰되지 않은 청풍면 일대를 관광 명소로 발전시켰다.
  충주댐으로 만들어진 인공호수는 충주시와 제천시 모두에게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주시와 제천시는 인공호수의 이름을 두고 계속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그 결과 하나의 인공호수가 ‘충주호’와 ‘청풍호’라는 두 개의 이름으로 불리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인공호수 이름 논쟁

  인공호수의 이름을 두고 벌어진 두 지역 간의 갈등은 인공호수가 처음 생겨난 1985년부터 30여 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그러다 최근 인공호수의 이름을 둘러싼 두 지역 간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2015년부터 국토지리정보원은 전국의 미고시 지명에 대해 조사를 했다. 미고시 지명이란 국가지명위원회의 공식적인 의결을 받지 못한 지명을 말한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의 미고시 지명을 조사해 해당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지명정비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충북도의 지명 조사는 2016년에 이뤄졌고, 같은 해 12월 말 충북도청에 지명정비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해당 공문에는 충주호를 지명 미고시 수역이라 밝히고, 충북도에 지명정비를 통해 고시를 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이는 충주호라는 이름이 국가기본도에는 표시되나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의결을 받지 못했다는 것으로, 30년 넘게 국가기본도에서 사용해온 충주호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자 인공호수의 이름을 둘러싼 충주시와 제천시의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충주시는 충주댐 건설 이후 30여 년간 국가기본도에서 사용해온 충주호라는 인공호수의 이름이 미고시 지명이라는 것에 분노했다. 제천시는 충주호가 미고시 지명으로 확인된 지금이 인공호수의 이름을 청풍호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받아들였다.

시민들의 생각은

  인공호수의 이름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충주시에 거주 중인 서창규(충주시 문화동·42) 씨는 “충주호 이름에 대해서 얼마 전에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며 “30년 동안 사용해오던 이름이 이제 와서 미고시 지명이라는 것에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0년 동안 사용해오던 충주호의 이름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노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김성환(충주시 문화동·52) 씨는 “처음부터 충주호라고 불린 호수이기 때문에 충주호가 맞다”며 “충주에 있는 충주댐 때문에 만들어진 호수니 충주호가 맞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처럼 충주시민들은 충주댐으로 인해 생겨난 인공호수이기 때문에 인공호수의 이름을 충주호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인공호수가 처음 생겨난 후 현재까지 30년 동안 국가기본도에서 충주호로 명시돼 왔기 때문에 충주호라는 이름을 바꿔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제천시에 거주하는 정세자(제천시 청풍면·68) 씨는 “애초에 제천시에서는 청풍호라고 부르고 있었다”며 “이번이 충주호를 청풍호로 고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충주댐이 지어지면서 제천시 청풍면이 제일 많이 물에 잠겼기 때문에 그것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청풍호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성우(제천시 교동·48) 씨는 “청풍호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충주시보다 제천시가 충주댐으로 수몰된 지역이 훨씬 많기 때문에 청풍호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인공호수의 이름을 가지고 충주시와 제천시 두 지역이 싸우는 것이 안타까워 두 지역이 서로 협의해 호수의 이름을 잘 정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처럼 제천시민들은 충주댐 건설로 충주시보다 제천시의 수몰지역이 훨씬 넓기 때문에 이를 기리기 위해서라도 청풍호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인공호수 이름 짓기

  충주시의 한 시민단체는 지난달 29일 국토지리정보원에 인공호수의 현재 이름인 충주호를 유지해야 한다는 충주 시민들의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은 충주댐 인공호수의 이름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제천시는 시 지명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30일 충주댐 인공호수의 이름을 청풍호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충북도 측에 제출했다. 청풍호는 충북을 상징하는 청풍명월의 호수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제천시 지명위원회의 입장이다. 반면, 충주시 측은 충주댐 인공호수의 이름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을 아직 충북도 측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균형건설국 성원영 주무관은 “현재 제천시의 충주댐 인공호수 이름 변경에 대한 공문을 받은 상태다”라며 “추후 충주시와 단양군의 의견도 모아 합의점을 찾을 예정”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이와 관련된 행정절차가 남아 있어 인공호수 이름 변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완료되는 즉시 도 지명위원회를 통해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충주댐 인공호수의 이름에 대한 논의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30여 년 동안 인공호수의 이름을 둘러싼 두 지역의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루빨리 두 지역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인공호수의 이름을 지을 수 있길 바란다.

김호식 기자
k1hs114@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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