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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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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식
재활용 못하고 쌓여만 가는 재활용품
제 930 호    발행일 :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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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서울시와 수도권 도시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폐자원(폐플라스틱, 폐비닐, 폐지 등)이 수거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계속 쌓여만 가는 폐자원에 주민들의 불만은 늘어만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자원 수거 업체들은 이를 수거하지 않았다. 이것이 재활용 쓰레기 대란의 시작이었다.


중국의 폐자원 수입 중단

  중국은 전 세계 폐자원 수입 1위 국가이다. 한국환경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3월까지 전 세계 폐플라스틱의 56%를 수입했다. 중국은 폐플라스틱뿐만 아니라 각종 폐자원을 수입한 후 이것을 가공해 사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중국 정부는 폐자원 24종에 대한 수입을 전면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폐자원 가공으로 발생하는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중국의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 결과 올해 1월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지난해 3월에 비해 약 60%가 줄었다.
  중국의 폐자원 수입 중지로 중국으로의 폐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나라는 폐자원 처리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으로의 폐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는 중국의 폐자원 수입 중지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의 시작

  중국으로의 폐자원 수출이 불가능해진 나라들은 폐자원을 우리나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국내의 폐자원 가격은 폭락했다. 폐자원 수거 업체들은 가격 폭락으로 이윤을 남기기 어려워졌고 결국 폐자원을 수거하지 않게 됐다. 그 결과 올해 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시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폐자원이 수거되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재활용 쓰레기 대란’, ‘폐비닐 대란’으로 불리며 큰 이슈가 됐다. 지난해 중국의 폐자원 수입 중지 발표의 영향에 대한 정부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가게 됐다.
  경기도에서 재활용 수거 업체를 운영 중인 오상규(광주시 송정동·56) 씨는 “올해 초 ‘왜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해가지 않느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아무리 전화가 와도 수거해봤자 이익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거를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4일 환경부는 폐자원 수거 업체에게 지원금을 제공해 수거 업체들이 폐자원을 수거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것이었다. 또한 다른 나라로의 폐자원 수출을 늘려 국내에 과잉 공급된 폐자원의 양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발생 후에야 대책을 세우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들의 공분을 피하기 어려웠다. 오상규 씨는 “지난달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와 쓰레기를 수거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재활용은 하는데 쌓여만 가는 쓰레기의 양

  우리나라의 쓰레기 재활용률은 독일에 이어 2위다. 이는 우리나라가 쓰레기 분리수거 인식이 높고, 실제로 잘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높은 재활용률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나라의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에 있다. 우리나라의 비닐봉지 사용량은 2015년 기준 전 세계 1위이며, 이에 따라 비닐봉지의 생산량은 계속해서 늘어만 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6년 기준 98.2kg ▲1인당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올해 기준 65.28kg ▲연간 일회용 컵 사용량은 약 260억 개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으로 쓰레기 배출량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재활용을 아무리 잘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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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제도 마련을 위한 해외의 움직임

  해외에서는 지난해 중국의 폐자원 수입 중지 발표 이전부터 일찌감치 비닐봉지 사용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쓰레기 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포장지를 재사용하고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며 순환경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유럽의 여러 나라는 비닐봉지에 세금을 매겨 비닐봉지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는 ‘포장재 5% 줄이기 운동’을 통해 큰 비용 절감을 하기도 했다. 가까운 대만은 2015년 일회용.멜라민 용기 사용금지 실행지침을 만들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했다. 이후 2030년까지 플라스틱 식기의 전면적인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비닐봉지 사용 시 최대 징역 4년 또는 벌금 4,300만 원의 중형을 내림으로써 비닐봉지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처럼 비닐봉지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해외의 상황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비닐봉지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관련 제도 마련이 필요해

  충남대 환경공학과 장용철 교수는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폐기물 부담금을 높여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민간업체가 맡고 있는 부분을 점차 지자체가 넘겨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장용철 교수는 “일회용품 사용 시에는 사용 재질을 가급적 단순화해 재활용을 고려한 제품설계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회용품 생산자에게 재질 단일화와 친환경 제품설계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용철 교수는 자세한 재활용품 분리배출 방법을 국민들에게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정부.지자체 ▲생산자 ▲재활용업체 ▲지역주민 등이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재활용품을 올바르게 분리 배출해야만 재활용품의 가치를 높여 재활용체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며 “재활용품의 양적관리에서 질적관리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폐기물 재활용률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이지만, 재활용 업체의 여건은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선진 재활용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쓰레기 대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올바른 재활용품의 분리 배출이 함께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은 관련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관련 대책과 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련 제도와 대책 마련이 이뤄지기 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지 않고 지금과 같이 계속 사용한다면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언제고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모두가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이를 줄이기 위한 생활 속 실천에 적극 동참해야 할 때이다.

김호식 기자
k1hs114@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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