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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유빈
학령인구감소,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고
제 956 호    발행일 :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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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 입시 추가모집 인원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고, 대책을 마련할 시간도 충분했었다. 불 보듯 뻔한 상황을 지금까지 방치했고, 해결방안이라고 내놓은 정책들은 특정 집단에만 이익이 되는 정책이 됐다. 대학의 존폐가 걸려있는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예견돼 있던 학령인구 감소

  지난달 24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7만 2,400명으로 2019년보다 3만 300명이 줄어 10.0%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0만 5,100명으로 전년보다 1만 명이 늘어 3.4% 증가해 1970년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1970년 이후 최초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OECD 회원국의 2018년 합계출산율>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0.98명으로 1명도 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인구 감소는 학령인구감소 문제와 직결된다. 통계청이 지난 2019년 3월에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년)>에 따르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교육인구(이하 학령인구)는 지난해까지 가까스로 800만 명대를 유지했지만, 올해부턴 700만 명대로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더불어 만 18세 학령인구는 올해 47만 6,000명으로 지난해 51만 2,000명보다 3만 5,000명 감소했는데,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2067년에는 학령인구가 364만 명으로 줄 것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학령인구감소의 여파가 피부에 와 닿기 시작했다. 지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은 49만 3,433명이었고, 일반대(4년제)와 전문대의 대학 입시(이하 대입) 모집정원은 55만 5,774명이었다. 지난달 2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발표에 따르면 2021학년도 대입 추가모집에서 162개 대학이 총 2만 6,129명을 모집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만 6,299명이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학령인구 감소가 수험생보다 대학 모집정원이 더 많은, 즉 대학의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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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

  대교협이 발표한 2021학년도 대입 추가모집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전체 추가모집 인원 중 수도권 이외의 지방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85.8%라는 점이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지난 1일 ‘2024년 이후 신입생 충원율이 94.0%를 넘는 지방대가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며, 2037년엔 지방대의 83.9%가 신입생 충원율 70.0%를 채우기 어려울 수 있다’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했다. 이에 대해 대학교육연구소 김효은 연구원은 “각 지방대에서 지금 정원을 유지할 경우 충원율이 얼마나 부족한지 연도별로 추계한 결과다. 이는 여러 조사 결과를 통합 분석해 만들어진 것으로 ▲2020년도 총학생 수 ▲각 지역의 학생 수 증감률 ▲각 대학의 선호도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대교협이 제공한 2021학년도 추가모집 인원 조사에 따르면 약 4천 명을 모집한 경북의 한 사립대학은 876명이 미달했는데, 이는 전국 미달 대학 중 최하위 수치다. 이에 해당 대학 총장은 지난달 28일 대학 내 온라인 게시판에 이번 미달사태에 책임지겠다는 사과문을 올리고 사퇴했다. 이번 미달사태는 지역거점 국립대도 피해 갈 수 없었는데, 특히 경상도와 전라도의 대학 상황이 심각했다. 유웨이 및 각 대학 입학처에서 제공한 2021학년도 수시 미달 인원에 따르면 경북대는 593명으로 지난해보다 247명 증가했고, 전남대는 325명으로 지난해보다 184명 증가했다. 한편, 이번 미달사태는 수도권으로부터 먼 지역 소재 대학일수록 심각했는데 상위 10개 대학 중 경북 소재 대학이 3곳으로 제일 많았고, 부산과 전북이 2곳으로 그 다음이었다. 대교협에서 제공한 지역별 대입 추가모집 인원수를 살펴봐도 ▲경북(4,331명) ▲부산(3,883명) ▲전북(2,566명) ▲충남(1,989명) 순이었는데, 우스갯소리로 말하던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학의 정원 미달은 바로 대학의 재정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이런 미달사태가 계속된다면 문을 닫는 대학이 속출할 수 밖에 없다. 지방 사립대는 상대적으로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7월 23일, 대학교육연구소의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감안했을 때 2024년 지방사립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2018년과 비교해 25.8%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효은 연구원은 “전국 대학의 85.0%가 사립대학이고, 사립대학의 재정에서 등록금 의존율은 50.0%가 넘는다. 학생 수는 곧 등록금 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원 미달사태가 사립대학의 재정 악화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5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사립대학 재정운용 실태 분석>에 의하면 2018년 사립대학 재정 수입구조는 전체 수입 중 등록금 수입이 일반대 54.1%, 전문대 55.7%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2018년 141개 4년제 사립대학 중 74.5%인 105개 대학이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12년의 44개 대학에서 138.6% 늘어난 수치다.
  더욱이 지방대학의 위기는 대학에만 머물지 않고 해당 지역사회에도 영향을 준다. 광주교대 교육학과 박남기 교수는 “2023년에도 정원감축 없이 현재 정원을 유지하면 약 50개 대학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의 몰락은 대학 상권의 몰락과 청년 인구 유출을 야기해 결국 지역 몰락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의 파격적인 지방대 지원 없이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을 줄이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정부의 대책, 효과 있을까

  교육부는 지난 2019년 8월 14일에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학 정원 조정 정책으로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기본계획>(이하 3주기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2015년 1주기 구조개혁평가와 2018년 2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 이은 후속 계획으로 5개의 권역별로 대학을 평가하고 상위 결과를 받은 대학에게 ‘일반재정지원’을 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방안과 다른 점은 대학이 평가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정원 감축을 대학의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원 감축을 정부에서 강제적으로 하지 않고, 대학의 자율에 맡긴다’는 점 때문에 3주기 방안이 ‘지방대 죽이기’, 대학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김효은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인프라와 일자리 등 많은 것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다른 나라보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한 편이다. 이런 상황에 수도권 대학은 정원을 자율적으로 감축할 이유가 없다. 수도권 대학이 정원을 감축하지 않으면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더 심해지고 지방대 신입생 충원율은 더욱더 낮아질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3주기 방안의 평가지표에서 ‘신입생 충원율’은 높은 배점의 요소 중 하나다. ‘신입생 수’를 보는 것이 아닌 ‘충원율’을 보기 때문에 대학에 똑같은 인원이 들어와도 정원이 적으면 충원율이 올라간다. 따라서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지방대는 정원을 줄이려 할 것이며 이는 결국 지방대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지방대를 존폐의 위기로 끌고 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에는 ‘대학 전임교원 확보율’이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였지만 3주기 방안에서는 평가 배점을 낮췄다. 이와 관련해 박남기 교수는 “대학 전임교원 확보율은 교수 1명당 담당하는 학생 수를 의미하는데, 현재 지방대의 경우 학생 수 감소로 전임교원 확보율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수도권 대학에서는 교수 1명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전임교원 확보율이 고등학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임교원 확보율의 평가 배점이 낮아진 상황에서 확보율을 채우지 못해도 그것이 큰 감점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이 부분의 중요성을 낮추고 오히려 신입생 충원율의 배점을 높였기 때문에 3주기 방안은 지방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2020 간추린 교육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고등학교가 10.1명인데 반해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은 각각 31.4명과 51.1명으로 3~5배의 차이가 났다.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으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이하 지역혁신사업)’이 있다. 지역혁신사업은 지자체와 지역 대학이 연계.협력해 대학교육을 혁신하고, 협업과제를 수행해 지역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혁신사업은 지자체와 지역 내 여러 대학 그리고 ▲기업 ▲연구소 ▲공공기관 등 다양한 지역혁신기관으로 구성된 협업 플랫폼을 구성하고, 주요 사업내용은 플랫폼 구성원들이 논의해 상향식(Bottom-up)으로 결정한다. 이에 대해 교육부 지역혁신대학지원과 우연선 사무관은 “올해를 기준으로 경남 플랫폼, 광주·전남 플랫폼, 그리고 충북 플랫폼이 선정돼 1,080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플랫폼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 플랫폼의 경우 충북대를 비롯한 도내 15개 대학이 참여해 바이오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고교학점제와 연계한 교과목 개발, 대학(원)생 350여 명을 대상으로 실무 교육 및 현장실습 등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최상덕 선임연구원은 “지역혁신사업에 플랫폼을 구성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는데, 중앙정부에서 진행하는 다른 지역사업과도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 지역혁신사업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정부의 대학지원사업이 부실 대학의 살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지현(김포시 장기동·53) 씨는 “학부모 입장에서 부실대학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실 대학까지 지원사업에 포함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학생이 아니라 일부 대학 운영자의 배만 불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정부의 대학지원사업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에 대해 김효은 연구원은 “정부의 대학지원사업을 국민이 납득하려면 대학이 기존의 폐쇄적인 운영에서 벗어나 투명한 운영을 해야 한다. 더불어 대학 자체적으로 자원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학령인구감소는 그저 대학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처에 그동안 소독약만 발라왔던 것이 지금껏 학령인구감소 문제를 대하는 정부와 대학의 모습이었다. 대학의 생사를 결정질, 얼마 남지 않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최상덕 선임연구위원
그동안 대학이 교육의 양적인 확대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또한, 대학은 이제 단순한 교육기관의 역할만이 아닌 연구기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고 국제교류나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인 유학생 유치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남기 교수
정부는 각 대학의 신입생 정원을 조정하고, 부실대학을 폐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뿐만이 아니라 정치권, 지자체,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합심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현재까지는 대학에서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세울 때 노교수들이 중심이 돼 이끌었는데 이제부터라도 젊은 교수들이 주가 돼 이끌어나가야 합니다.

# 우연선 사무관
정부는 대학들이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걸림돌이 되는 기존 규제를 개선하고, 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하는 등 지원자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완화하고, 한계 대학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통해 지방대학의 위기가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약속합니다.


임유빈 기자
glaraim@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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