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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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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현&전우민
달라지는 군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962 호    발행일 :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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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넷플릭스 드라마 D.P가 화제를 모으면서 군 부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드라마가 묘사한 군 부조리는 남성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여성들의 변화된 시선을 가져왔다. 이에 발맞춰 군대도 바뀌고 있다. 병사가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짧게 잘라야만 했던 병사들의 두발규정도 개선될 예정이다. 군대를 다녀온 일부 예비역은 ‘그게 군대냐’라는 볼멘소리를 하지만, 군내 자살자 수가 2019년 62명에서 2020년 42명으로 32.3% 줄었다. 요즘 군대의 변화한 모습에 대해 취재해 봤다.

휴대전화 사용으로 달라진 군대

  육군의 한 해안 경계사단에서 복무 중인 소속 ㅇ병장은 휴대전화가 없는 군 생활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지난해 6월 입대해 자대에 전입해온 지 3일 만에 휴대전화를 택배로 받은 그는 1년이 넘는 복무기간 내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병사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대우하고 ▲사회와의 소통 ▲자기계발 기회 확대 ▲건전한 여가선용이라는 명목 하에 병 휴대전화 사용을 추진하여 2019년 4월부터 전 국군의 의무복무 병사들이 전면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병사들은 평일 일과시간 이후(오후 6시~9시)와 주말과 공휴일의 자율시간(오전 8시 30분~오후 9시)에 개인적인 일을 할 수 있는데, 주로 ▲전투장구류 손질 ▲개인 피복류 세탁 ▲일광소독 ▲침구류 세탁 ▲자기계발 ▲종교활동 ▲운동 ▲사이버지식정보방 이용 등을 한다. 외부와의 전화 통화도 주로 이 시간에 이뤄지는데, 휴대전화 사용이 허가되기 전까지는 부대 내에 설치된 공중전화나 생활관 공용전화만을 이용했다. 심지어 동원훈련에 참가한 예비군의 휴대전화도 수거했다가 훈련이 끝난 후에 되돌려줬다. 군의 휴대전화 통제는 ‘간부를 제외한 병은 개인소유 상용 정보통신장비를 부대에 반입할 수 없다’는 군 규정에 의한 것으로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군대의 특성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 이후 군대 내 변화는 뚜렷했다. 매주 병사들의 고충을 듣는 마음의 편지 접수 건이 30% 이하로 줄었으며, 생활관 내 수신용 휴대전화나 사이버지식정보방을 계급이 낮아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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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자인 우리 학교 이성우(사학과·17) 학생은 “휴대전화가 사용된 이후부터 생활관에서 TV 채널을 두고 다투지 않게 됐다. 각자가 좋아하는 걸그룹의 안무 영상을 두고 리모컨 쟁탈전을 벌였으나 휴대전화가 사용된 이후부터는 개인이 직접 찾아보면 되기 때문에 싸움이 없어졌다. 그리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자주 연락할 수 있어 삶의 질이 향상됐었다”라고 전했다.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미필자도 반기는 분위기다. 이병하(생물학과·21) 학생은 “휴대폰 사용으로 군 인권 문제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직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군대를 경험한 친구들에 의하면, 후임을 괴롭힐 시간에 차라리 유튜브를 본다고 한다. 때문에 부조리가 줄고, 병사들의 인권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군인이 사회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군대 내 부조리가 사회에 알려질 기회도 더 늘었다. 이로 인해 관련 문제들이 사회 이슈로 제기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기자는 역시 2019년도 초에 입대하여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던 시절을 잠깐 겪었다. 그 때 생활관은 항상 긴장감이 맴돌았다. 선임병은 후임병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잘잘못을 따져 혼내기 일쑤였고, 소위 말하는 ‘똥군기’가 존재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 이후 그러한 악습은 현저히 줄었고, 기자가 전역할 즈음에는 선임병들은 굳이 후임병의 잘못을 들춰 군기를 잡는 데 시간을 쏟지 않았다.

병사 두발도 간부처럼? "좋은 개선" vs "취지 어긋나"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노래 ‘이등병의 편지’의 가사 일부다. 그런데 앞으로 이 노랫말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짧은 머리는 군인의 상징이지만, 계급에 따라 허용되는 머리카락 길이는 다르다. 간부는 가르마를 탈 수 있을 정도의 간부 표준형까지 허용되고, 병사는 육군 기준으로 앞머리.윗머리는 3㎝ 안팎, 옆머리.뒷머리는 1㎝ 이내인 스포츠형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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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지난해 9월, 시민단체와 군인권센터는 ‘군 간부와 병사 간 두발규정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3월부터 군은 간부와 병사의 ‘두발규정 통일’을 검토했고, 지난 9월에는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제4차 정기회의를 통해 간부와 병사의 상이한 두발규정은 신분에 따른 차별이라 지적하며 군대 두발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그리고 이 내용을 보도한 기사가 커뮤니티 사이트로 퍼지면서 ‘군대 두발 자율화’로 와전되기도 했다. 현재 간부와 병사의 두발규정 통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용과 적용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다.
  우리와 같은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의 국방군 두발규정은 ‘남자 군인의 머리는 층이 없는 짧은 머리’이다. 미 육군은 남자 군인의 표준 두발규정으로 두발의 길이를 제한하지 않는다. 계급과 관계없이 옆머리가 귀를 덮지 않는 깔끔하게 손질한 머리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군모를 썼을 때 두발이 빠져나오지 않는 범위에서 윗머리와 앞머리를 기를 수 있다. 하지만 규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미 육군의 전투병과 장병들은 대개 짧은 머리를 선호한다. 전투나 훈련 중에 머리를 다치면 짧은 머리가 응급조치하는 데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군의 병사 두발규정 개정 움직임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간부와 병사의 두발규정 통일에는 동의하지만, 그 내용이 굳이 지금보다 머리를 기르는 방향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 현역 ㅇ병장(청주대 사회학과·20)
  1년 4개월의 복무기간 동안 간부와 병사의 두발 차이를 두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언제나 군기와 군인다움은 병사에게만 강조하고 요구한다. 하지만 국방부 지침 이후 대대장님이 솔선수범하여 짧은 머리를 하셨을 때는 대대원 전부 짧은 머리를 하는 데에 이의가 없었다. 어느 조직이든지 계급마다 예외 규정을 만들고 차이를 둔다면 당연히 문제가 된다.

# 전역자 ㄱ 학생(사학과·17)
  진작 바꿨어야 한다. 휴가 나올 때 군인들은 최대한 민간인처럼 보이고 싶어 머리 길이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걸 알면서도 간부들은 본인 두발은 생각지도 않으면서 군기라는 명목으로 병사에게 짧은 머리를 강조한다. 두발 길이는 짧아야 하는 것이 맞지만, 병사와 간부의 차이를 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전역자 ㅈ 씨(전주시 완산동·23)
  훈련소에서 군인이 짧은 머리를 하는 이유는 위생상 필요하기도 하지만 머리를 다쳤을 때 빠르게 상처를 찾아 지혈하기 위해서다. 군인의 머리카락은 멋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개인적으로 긴 머리를 허용하는 쪽으로 두발규정이 바뀌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 미필자 선태현 학생(청주대 연극영화과·21)
  군인으로서 당연히 위생상 그 정도는 잘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간부와 병사의 두발규정에 차이를 두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짧은 머리는 위생상 필요에 의한 것이지 군기를 잡기 위한 도구는 아니다. 계급과 관계없이 모두 동일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군기가 해이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선진병영으로 나아가는 길

  군대를 경험한 많은 이가 군대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사실 바뀐 것은 많다. 지금은 당연시하는 병사의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은 시행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은 휴대전화 사용 허가 이전인 2019년 2월부터 월 2회, 평일 일과 이후 외출을 허용하는 ‘평일 외출 제도’를 도입했다. 또 2020년 8월부터는 영창 제도가 폐지됐다. 영창은 문제를 일으킨 군인을 15일 이내로 구금하는 징계제도로 구금된 일자만큼 전역일이 미뤄진다.
  이러한 군의 변화에 군사보안에 구멍이 뚫리고, 군기가 해이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실제로 병사들의 ▲메신저를 이용한 선임병의 사적 지시 ▲SNS 보안 위반 ▲지시 불응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병사들은 휴대전화를 영내에 반입할 때 ‘보안통제체계’라는 보안 앱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앱은 휴대전화의 촬영 기능을 차단한다. 하지만 일부 병사가 몰래 두 대의 휴대전화를 반입해 한 대는 제출해 보안 앱을 설치하고, 다른 한 대는 숨겨서 보안 앱 설치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휴대전화 기종은 보안 앱 설치가 불가능해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를 부착하는데, 보안 스티커를 떼고 촬영을 하면 적발하기가 어렵다. 규정 위반 병사를 적발해도 영창 제도가 폐지된 상황에서 강등과 감봉은 병사에게 큰 영향이 없고, 군기 교육대나 휴가 단축 정도의 처벌이 전부이므로 병사들의 규정 위반을 막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최근 군대의 변화가 외부와의 고립에서 비롯되는 단절감과 답답함을 해소해 병사들의 극단적 선택을 감소시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군내 자살자 수가 2019년 62명에서 2020년 42명으로 32.3% 준 것이 이를 입증한다.

  군대 생활이 힘든 이유는 개인의 자유가 제한된 채 규율과 통제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계급이 낮을수록 개인의 자유는 더 많이 제한된다. 그래서 훈련보다 일과 후의 내무생활이 힘든 것이 우리 군대였다. 하지만 전쟁이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과 중 열심히 훈련하고, 일과 후 개인의 자유로운 휴식이 보장되는 것이 상식적인 군대다. 최근 군이 시도하는 여러 제도 개선이 우리 군을 상식적인 군대로 만들어, 젊은 날의 군 생활이 악몽이 아닌 유익한 경험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성현 기자 jcn03226@chungbuk.ac.kr
전우민 기자 jeonwm0777@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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