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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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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현&전우민
치솟는 배달비, 그 내막을 파헤치다
제 963 호    발행일 :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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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배달 전성시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반사이익을 얻은 배달시장은 날로 영역이 확장돼 호황이다.  하지만 배달앱과 배달대행업체가 배달 수수료(이하 배달비)를 꾸준히 인상하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부담은 늘고 있다. 치솟는 배달비, 이유는 무엇일까?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배달비, 대체 왜 오르는거야

  학교 근처에 자취하는 우리 학교 김종민(사학과·17) 학생은 평소에 배달을 자주 이용해 왔지만, 오르는 배달비로 인해 포장 주문으로 음식을 직접 가져온다. 그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때문에 감염이 우려돼 배달로 음식을 시켜 먹을까 했지만, 4천 원이 넘는 배달비 때문에 포장으로 음식을 가져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배달비 인상에 울상이다. 배달앱을 통해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이대성(청주 봉명동·49) 씨는 “손님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최소 2~3곳의 배달앱을 이용하는데 배달앱 수수료도 만만치 않고, 재료비도 인상돼 마진이 거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인상된 배달비로 인해 주문량까지 줄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올해부터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와 배달대행업체(▲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가 배달 기본료(배달거리 1.5km 기준)를 500~1,000원 인상하면서 날씨, 시간대 등에 따른 할증료도 올랐다.
  해당 업체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생활이 길어지면서 배달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신규 라이더 유입은 한계에 이르고, 기존 라이더는 이탈해 라이더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원인은 배달 라이더의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라고 주장한다.
  박형배 G&B 배달대행업체 대표는 “올해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는 배달 라이더 부족으로 이어졌다. 대개 배달 라이더가 전업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는 겸직으로 하는 사람이 더 많다. 회사 대부분이 겸직을 못 하게 해 암암리에 라이더로 일했는데, 관련 자료를 등록해야 하는 상황이 오니 라이더를 그만두는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라이더는 크게 자격을 묻지 않았기 때문에 신용불량자도 상당히 많았다. 이들은 통장 잔고 압류 때문에 소득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서 라이더를 그만둔다. 결국 라이더를 위해 시행한 정책이 더는 라이더로 일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상문(청주 율량동·29) 라이더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생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밤에는 라이더 일을 하며, 투잡을 뛰는 직장인 라이더 동료가 많았다. 하지만, 고용보험에 가입하면서 많이 이탈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플랫폼 노동자들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라이더 1명당 사업주와 라이더가 매달 3만 원 가량의 비용을 나눠 부담했지만, 올해 고용보험 가입도 추가돼 사업주와 라이더가 각각 라이더 매출의 0.7%씩을 고용보험료로 내야 한다. 여기에 사업주와 라이더의 수익이 정확하게 집계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소득세 과세가 예상되고, 이들의 실수입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생겼다. 이에 이전의 실수입을 보존하며 신규 라이더 유입까지 유도하기 위해선 배달비 인상은 불가피했다.

계속되는 악순환, 배달앱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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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기준, 전년 대비 약 2배 이상 성장한 배달 시장규모는 약 19조 원을 넘어섰다. 호황은 계속되지만, 아이러니하게 배달앱 3사의 수익성은 치열한 경쟁으로 되려 감소했다. 지난 2019년 출범한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주문 한 건에 대해서 1대1 배달)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 화근이었다.
  이전까지는 배달앱을 통해 주문받은 라이더들이 목적지 반경 내 여러 음식점으로부터 들어오는 주문을 모은 뒤, 한 번에 여러 곳을 돌면서 배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으나 먼저 주문한 사람은 시킨 음식이 늦게 도착해 음식이 식거나 뒤섞이는 문제가 있었다. 새롭게 등장한 ‘단건배달’은 이런 문제를 해결했고, 소비자 만족도 역시 높았다. 여기에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나눠 부담하는 배달비도 5,000원으로 고정됐다.
  하지만 라이더 입장에서는 ‘단건배달’이 ‘묶음배달’보다 건수가 줄어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양사는 라이더들에게 추가 수익을 제공했고,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더 많은 홍보와 더 많은 ‘라이더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일반 배달대행업체는 일하던 라이더들이 대형 배달앱으로 대거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배달비를 올려 이탈을 막으려 했다.
  이후 ‘단건배달’ 성행으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추가 보조금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배달앱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홍보실 ㄱ사원은 “국내 배달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다 보니 광고.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고, 라이더 수급 경쟁까지 벌어져 프로모션 비용으로 상당한 지출이 이뤄진다. 이러한 시장 경쟁의 악순환이 계속되면 적자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배달업체들은 가게에 청구하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인상했고, 자영업자 역시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음식값이나 배달비 인상으로 대응하니 부담은 오롯이 소비자 몫이 되었다.
  상황이 극단에 이르자, 지난달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도 오는 22일부터 ‘단건배달’ 홍보를 종료하고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ㄱ사원은 “‘단건배달’은 구조상 ‘묶음배달’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도,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그동안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위해 중개수수료는 낮추고 배달비는 현실화하는 구조로 개편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배달앱 3사가 배달시장을 과점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적인데,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배달비를 현실화하겠다는 업체의 발표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앙대 경제학부 이정희 교수는 “배달앱은 음식점과 소비자 사이에서 모두에게 좀 더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하나의 통로 역할이었지만, 현재는 소비자들이 거의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다. 자영업자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앱을 사용한다. 문제는 현재 대형 배달앱들의 ‘네트워크 효과’가 형성돼 소비자들은 사용하는 배달앱만 사용하기 때문에 대형 배달앱들의 과점 현상을 막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공공배달앱은 안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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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리얼미터의 ‘공공배달앱 도입 주장 공감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공공배달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배달앱 3사의 과점으로 많은 소비자가 공공배달앱 필요성에 대해 인식했기 때문이다.
  충청북도도 이에 발맞춰 지난 2020년 9월, 지역 공공배달앱 ‘먹깨비’를 출시했다. 통신판매중개업체 ㈜먹깨비가 배달앱을 제공하고, 지자체가 소비자 쿠폰 제공과 가맹점 등록을 도와주는 형태다. 먹깨비는 대형배달앱과 비교해 10분의 1수준인 1.5%라는 중개수수료로 충청북도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하다.
  먹깨비 김도형&김주형 대표는 “어려운 시국에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공공배달앱 사업을 시작했다. 많은 관심 덕분에 앱 이용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전에는 공공배달앱 자체가 어떤 앱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먹깨비가 ▲서울 ▲충북 ▲경북 등 총 10개가 넘는 지자체에서 이용하고 있어 많이 활성화됐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 주변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노영철(청주시 가경동·52) 씨는 “우리 가게는 먹깨비를 통한 주문이 더 많다. 타 배달앱도 쓰고 있지만, 아무래도 먹깨비를 사용하면 중개수수료가 낮아 도움이 많이 된다. 먹깨비에서는 소비자에게 타임 할인까지 제공하니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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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공공배달앱 상당수는 효과가 미비하다.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배달시장에서 지자체 지원만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아 취합한 ‘전국 시.도별 공공배달앱 운영 현황’에 따르면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0명 이상인 공공배달앱은 먹깨비를 포함해 5곳뿐이었고, 이용자 수가 두 자리에 불과한 곳이 대다수였다.
  먹깨비 이용자 이수민(청주 가경동·28) 씨는 “공공배달앱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사용하지만, 할인 혜택과 배달비는 타 배달앱과 똑같거나 오히려 높다. 소비자가 굳이 공공배달앱을 이용해서 얻는 이점이 거의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이는 먹깨비 같은 공공배달앱이 대형 배달앱에 비해 영세하기 때문이다. 대형 배달앱처럼 전담 라이더를 따로 고용하지 못하므로 배달비를 통제할 수 없다. 대신 지역화폐 사용과 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배달비를 상쇄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공공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유통학회 김익성(동덕여대 독일어과 교수) 고문은 “대형 배달앱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없다면 당연히 공공배달앱은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형 배달앱은 공공배달앱을 시장에서 도태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다. 공공배달앱은 자영업자를 위한 앱이지, 소비자를 위한 앱이 아니다. 앞으로 라이더의 노동권이 강화되면서 그만큼 배달비는 증가할 것이고, 그 비용은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지게 된다. 소비자가 공공배달앱을 통해 얻는 이익이 감소한다면 대형 배달앱으로 이탈할 것이다. 또 선거 때마다 지자체의 ‘장(長)’이 바뀌게 되면 공공배달앱에 투입되는 예산도 변동할 우려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낮은 수수료를 활용해 자영업자들이 자발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해야만 공공배달앱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김도형&김주형 대표는 “공공배달앱을 앞으로 더 활성화하려면 소상공인과 소비자에 대한 홍보는 물론 소비자에게 제공한 다양한 혜택을 고민 중이다. 대형 배달앱과 견주어 아직은 미비하지만 앞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귀담아 더욱더 발전하겠다”라고 다짐을 밝혔다.

  배달비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배달 라이더 부족이다. 오르는 배달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이더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비용 증가, 대형 배달앱들의 과점 현상, 그리고 배달 한 건이 거치는 여러 개의 중개 구조가 배달비 인상의 원인이다. 정부는 ‘배달비 공시제’를 통해 플랫폼별로 배달비를 공개해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배달비를 인하하겠다고 하지만, 배달비 인상은 시장원리의 당연한 수순이다. 라이더 공급 부족을 해소할 방안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더 요구된다.


이성현 기자
jcn03226@chungbuk.ac.kr
전우민 기자
jeonwm0777@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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