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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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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영
약속되지 않은 망 무임승차... 거세지는 망 사용료 의무화 논쟁
제 969 호    발행일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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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유튜브도 화질 나빠지는 거 아니야?”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9월 30일 한국 내 서비스 영상 화질을 1080p에서 720p로 한 단계 낮추자 20.30세대를 시작으로 이 같은 우려가 쏟아졌다. 트위치는 “현지 규정을 준수해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했으나, 한국 내 서비스 운영 비용은 계속 증가해왔다”라며 화질을 낮추겠다고 전했다. 트위치는 이번 결정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네트워크 요금’을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망 사용료 부담이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도대체 ‘망 사용료’가 무엇이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는지 알아보자.


망 사용료가 대체 뭐길래?

  필수 인프라인 고속도로처럼 인터넷도 구축하고 관리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통행료를 징수하듯, 인터넷 연결망을 통해 사업하는 회사들도 이용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바로 개인이나 기업이 통신사에게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인터넷 요금이 그것이다. 하지만 ‘망 사용료’는 이와 조금 다르다. 인터넷 요금은 인터넷망에 접속하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이라면, ‘망 사용료’는 일정한 용량 이상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에 매겨진 과금이다. 통신사는 인터넷망을 이용한 데이터 이동량이 늘어나면 신호가 손실되고 지연돼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서버와 인터넷망을 추가로 확대 구축해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기존의 인터넷 요금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므로 통신사는 별도의 ‘망 사용료’를 데이터 제공 기업에 청구한다.
  2010년대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는 물론 유튜브, 틱톡, 넷플릭스 등의 콘텐츠 제공 기업이 떠오르면서, ‘망 사용료’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됐다. 지난해 10~12월 주요 IT 기업들의 하루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측정한 결과, 유튜브를 포함한 구글이 27%, 넷플릭스가 7.2%로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기업은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인터넷망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구글과 넷플릭스는 지불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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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기업이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캐시서버(Cache Server)와 관련이 있다. 캐시서버는 국내에서 해외 서버에 접속할 때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프록시 서버를 말한다. 구글은 ‘구글 글로벌 캐시’라는 캐시서버를 한국에 설치해 미국 본 서버에 있는 데이터를 임시저장함으로써 국내에서도 해외망을 거치지 않고도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한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로 ‘오픈 커넥트’라는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하고 있다. 이처럼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한 외국 기업들은 자신들이 캐시서버를 설치해 국내 통신사가 따로 해외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으니 자신들도 국내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이하 SK)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놓고 법정 다툼을 하고 있다. 2019년 SK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사용 대가 협상 재정’을 신청하자,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서울중앙지법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캐시서버인 ‘오픈 커넥트’를 필요한 만큼 무상으로 제공해 국제망 및 국내망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을 SK에 여러 차례 제안했다”라며 “불필요한 국제회선 비용 없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국내에서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형태로 전송할 수 있는 ‘오픈 커넥트’를 넷플릭스가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음에도 SK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는 기업 간 거래가 기본적으로 유상 행위를 전제로 하는 만큼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반박했다. 법원은 “원고들(넷플릭스)이 피고(SK)에게 ‘연결에 관한 대가’를 지급할 채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그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이 부분 부존재 확인 청구는 전부 이유 없다고 보아야 한다”라며 넷플릭스 패소를 판결했고, 넷플릭스는 불복해 현재 항소가 진행 중이다. 이에 정치권은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IT 기업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새롭게 제안된 ‘망 사용료 법’

  현재 국회에는 해외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에게 망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총 7건 발의됐다. 그중 주목되는 것은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해당 개정안은 제안이유로 “인터넷 서비스가 동영상을 중심으로 발전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급증했음. 이에 따라 소수의 글로벌 부가통신사업자가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 우리나라 역시 글로벌 부가통신사업자가 트래픽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와의 자율적 협의에 의한 망 이용대가를 거부하고 있어 국내외 부가통신사업자 간 역차별이 제기돼 왔음”을 들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34조의3 신설과 제50조 제1항의 개정이다. 제34조의3은 정부가 관련 기업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해 정보통신망 이용 및 제공 현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통신사와 각 기업의 계약 사항은 당사자 이외에는 알 수 없어 망 사용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만약 제34조의3이 추가된다면 망 이용계약의 투명성을 확보해 기업 간 차별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제50조 제1항을 개정해 전기통신사업자가 하지 말아야 할 행위(금지행위)로 ▲“디지털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정보통신망의 이용 또는 제공 등에 관하여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 ▲“정보통신망의 이용 또는 제공에 관한 계약 체결을 부당하게 지연.거부하거나 정당한 대가의 지급을 거부하는 행위” 등을 추가해 해외 IT 기업에 국내 망 사용료를 요구할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달 20일 ‘망 사용료 정책과 입법: 이슈 담론화와 여론 형성’ 세미나에 참석한 도준호 한국방송학회장은 “인터넷은 공유와 차별 금지 철학이 기반이지만, 막대한 트래픽 전송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모든 인터넷 사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라며 “동영상 서비스 제공으로 수익을 얻는 빅테크 기업이 망 유지 관리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망은 쉽게 말해 고속도로이다. 구글이나 넷플릭스로 가는 자동차가 많아지면서 도로가 좁아지고 차량 운행 속도는 줄어들었다. 그러면 도로를 만든 회사가 도로를 넓히고 증설해야 하는데, 이를 콘텐츠 제공 업체에게 망을 추가로 만드는 비용을 같이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망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새로운 망을 구축해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망 사용료 법’ 반대의 목소리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이 통과되면 넷플릭스와 구글은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하는데, 이것이 트위치 사례처럼 비용 증가와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텍스트보다 동영상 매체가 더 익숙해진 지금에 화질 저하는 이용자의 불편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법안 도입으로 유튜버 등 창작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후 (사)오픈넷을 통해 반대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글 광고를 동원해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그들은 “망 사용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국제전화 비용이 수십만 원이 나오던 시대로 회귀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볼 때마다 제공자가 정보 전달료를 내야 한다면, 하이브는 전 세계에서 BTS의 뮤직비디오를 이용하는 만큼 돈을 지불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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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우리 학교 ㅈ 학생은 “최근까지 저렴한 가격 때문에 넷플릭스 정액권을 구독하고 있다. 법안이 도입돼 가격이 인상된다면 나는 일정 범위까지는 감수할 마음이 있지만, 나와 달리 탈퇴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내 통신사의 배만 불리고 콘텐츠의 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생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ㄱ 학생은 “사용자의 부담이 증가해 많은 사람이 탈퇴한다면 기업이 철수할 것 같다. 그렇다면 정보 수집 및 경제적인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으며, ㅎ 학생은 “평소 K-POP을 좋아하며 직캠 문화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 역시 트위치처럼 화질이 저하된다면 고화질로 현장감을 주는 직캠만의 장점이 사라질 것이다”라며 망 사용료 의무화를 반대했다.
  법무법인 ‘린’의 구태언 변호사는 현재 발의한 개정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구태언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국회에 제출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들은 콘텐츠 제공 사업자가 통신사에 망 이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하지만, <전기통신사업법>에는 망 사용료를 정의하고 있지 않으며 개정안들도 이러한 대가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있지 않다. 또 국회에서는 망 사용료 납부에 있어 국내외 기업의 역차별 문제를 지적하지만,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전송하는 것이 전기통신 역무를 이용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기업의 콘텐츠는 이용자의 요청 없이 이용자가 가입한 통신사의 망을 통과하지 않으며, 이용자가 인터넷 데이터를 송·수신하기 위해 통신사에 이용 요금을 납부한다. 따라서 이용자가 통신사의 인터넷 접속 역무를 이용해 콘텐츠를 전송받을 뿐, 콘텐츠 제공 업체가 어떠한 전기통신 역무를 이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때문에 국내 기업도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필요가 없으며, 해외 기업 또한 지급하지 않는 것을 ‘역차별’로 보기 어렵다. 개정안의 주장대로면 국내 콘텐츠 제공 업체 또한 해외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타당한 논리인지, 국내 기업을 돕기 위한 것인지 알기 어렵다. 게다가 7개 중 2개의 법안은 ‘하루 평균 국내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이고, 트래픽 발생량이 전체의 100분의 1 이상인 기업’만 일정 의무 부과를 제시한다. 이용자에게 콘텐츠 전송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고 계약을 하는 것이라면 모든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지만, 개정안의 기준처럼 업체의 트래픽 발생량이 많다고 해서 계약 체결 및 내용 결정의 자유를 제한당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금지행위 규정에서도 시정 명령, 제재는 물론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고 제시한다. 용어나 의무사항을 자세하게 규정해야 하지만, 사용하는 인터넷 접속 역무, 정보통신망의 이용과 제공이라는 용어는 명확하지 않다. 또 ‘정당한 이용대가’, ‘부당하게’, ‘정당한 이익’, ‘차별’, ‘정당한 사유’ 등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만을 제시하고 있는데, 김영식 의원안에 대한 국회 입법조사관의 검토 보고서 역시 ‘정당한 이용 대가’가 죄형법정주의 및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

  ‘망 사용료’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명확하게 무엇이 옳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곳에서 우려와 반대가 일고 있는 만큼 ‘망 사용료 법’의 도입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서영 기자
2seoy0@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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