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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의 성장, 그 이면의 폐해
제 970 호    발행일 :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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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모두 중지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큰 피해를 겪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 대다수가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기에 사고로 인한 카카오의 서비스 중단은 국민 전체의 피해로 이어졌다. 이후 카카오의 적절한 대응이 이어지지 않자 많은 소비자가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카카오를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현재 국내에서 대체재가 없는 유일무이한 것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사례에서 보듯 현재 플랫폼 시장은 대부분 거대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다. 이에 플랫폼 기업과 그 시장에 대해 알아보자.

플랫폼 기업이란
  플랫폼은 원래 기차를 타고 내리는 승강장을 뜻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온라인 공간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누구나 들어 봤을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 모두 플랫폼 기업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으로는 국내 약 5,000만 명이 가입한 SNS ‘카카오톡’에서 출발한 ‘카카오’와 우리나라 최대의 포털 사이트를 소유한 ‘네이버’, 최근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통신 대표 3사인 SKT, KT, LG U+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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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기업은 주로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기반으로 각종 제품이나 서비스를 중개하고 수수료나 광고료로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현재 플랫폼 기업이 진출한 영역은 쇼핑, 중고 거래, 숙박, 여행, 배달, 대중교통, 금융, 미디어 등 매우 다양하다. 플랫폼의 최대 장점은 소비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속받지 않고 검색을 통해 여러 상품을 쉽게 비교하며 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플랫폼은 온라인이기에 공간 제약을 받지 않아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전 세계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나 자주 보는 상품, 서비스 등을 파악해 소비자가 흥미 있어 할 만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이렇듯 플랫폼 기업은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쌍방향 생태계를 형성하는 기능을 한다.

발전과 독점, 그 사이의 플랫폼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지만, 최근엔 양날의 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플랫폼 독점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5일,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입주해 있는 SK C&C 데이터 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일시적으로 관련 서비스가 중지됐다. 네이버와 SKT 역시 큰 피해를 받았으나 이 중 직격타를 맞은 건 데이터 분산과 백업에 소홀했던 카카오였다.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맵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가 관여하는 모든 서비스가 중단되며 관련된 어플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에 먹통 사태가 발생한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의 특징 중 하나는 M&A(Merger and Acquisitions), 즉 인수 합병을 통해 기업의 사업영역과 규모를 확장하며 성장했다는 것이다.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투입한 생산요소가 늘어날수록 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수확체증의 법칙’을 기반으로 한다. 플랫폼은 비즈니스 간 경계 역시 희미해서 원래는 특정 영역에서만 서비스를 진행했던 기업이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기가 수월하다. 결국 우월한 자본력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 다른 영역의 소규모 플랫폼 기업을 인수 합병해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물며 기업의 규모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레 승자 독식 구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로 피해가 커진 이유도 이러한 승자 독식 구조에서 비롯됐다. 카카오를 능가할 플랫폼 서비스가 없어 거의 전 국민이 카카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하자 거의 전 국민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이번 먹통 사태에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 독점기업인 카카오에게는 어떤 법적 책임도 묻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는 직접적으로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3조에 근거해 손해배상책임을 물릴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책임은 기간통신사업자가 그 수범자이고, 주로 통신설비를 보유하면서 가입자에게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의무와 관련돼 있다. 부가통신 사업자인 카카오의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손해 배상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SK C&C 데이터 센터는 카카오 소유가 아니고, 화재 발생 원인도 카카오의 책임 영역이 아니다. 더욱이 카카오의 귀책인 데이터 이중화 미흡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명확한 법률도 없어 카카오의 과실은 명확하게 규정하기가 어렵다. 현재 카카오에서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피해보상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법적 책임이 아닌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한 카카오의 선택이므로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한다면 이 역시 기업의 양심에 맡기는 방법밖에 없다. 결국 독과점 플랫폼 기업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법의 정비와 제정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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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 대한 적절한 규제 필요해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주목되는 법안이 하나 있다. 바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하 <온플법>)이다. 지난해 1월 정부가 제안한 <온플법>은 검색 알고리즘 조작이나 과도한 수수료 부과 등 플랫폼 입점 업체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막기 위한 법안으로 플랫폼의 갑질을 방지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정부안을 포함해 현재 국회 소관위원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안 총 12개인데, 대개 거래액 1조 원 또는 매출 1,000억 원 이상인 18개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 대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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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정위의 방향성은 ‘민간자율규제’로 바뀌었고,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52.3%는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는 영업이 어렵고, 20.7%는 최근 3년간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책정 등의 불공정 거래를 경험했다. 그렇기에 중소기업중앙회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있으나, 플랫폼 업계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온플법>을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중복 규제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온플법>은 카카오 먹통 사태와 본질부터 달라 해당 법안으로는 카카오 먹통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황 교수는 “<온플법>은 계약서 작성 및 교부 유지와 갑질 방지가 가장 큰 목적이다. 그런데 해당 사항들은 이미 <소비자 보호법>과 <전자상거래법>을 통해 집행되고 있는 내용이다. 이는 카카오 먹통 사태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또한 이는 자칫하면 우리나라의 기업만 규제를 받는 역차별의 영역이 될 수 있기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온플법>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해외에는 어떤 플랫폼 규제 움직임이 있을까? 유럽 연합은 플랫폼 공정화를 넘어서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를 입법화했다. 특히 DMA는 중개 서비스나 검색 엔진, SNS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대규모 플랫폼 기업이 자사 서비스를 타사 서비스보다 우위에 두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 연합은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 10~15개 기업이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법안은 내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 하원은 지난해 6월 ‘플랫폼 반독점 패키지 5대 법안’을 발의했다. 이중 4종은 플랫폼 기업의 독점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1종은 경쟁당국의 예산 확충을 위한 합병심사 수수료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미국의 이번 규제는 소비자 후생 측면만 고려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노동자, 중소기업, 농민의 이익까지 고려한다. 

  오늘날 플랫폼 비즈니스는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요소가 됐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는 모두 수익을 목적으로 한 기업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점유한 플랫폼 기업을 그저 성장하도록 방관만 한다면 언젠가는 플랫폼 독점에서 비롯된 해일이 사회를 덮칠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플랫폼의 성장을 막지 않되, 사회와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적절한 규제이지 않을까?
배시혜 기자
bsh1210@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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