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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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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유라
카공족을 둘러싼 갑론을박, 그 실체는?
제 974 호    발행일 :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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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가면 책이나 태블릿, 노트북을 펼쳐놓고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일명 ‘카공족’이다. 이런 카공족을 겨냥해 기존 독서실과 카페를 결합한 스터디카페가 성업 중이지만, 여전히 일반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은 줄지 않고 있다. ‘왜 굳이 카페에서 공부를 해?’라며 이들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지만, 카공족들은 ‘어쩔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들은 카공족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본다고 호소한다. 카공족과 그들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에 대해 취재해 봤다.

카공족은 왜 카페에서...

  ‘카공족’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줄인 신조어로, 최근 몇 년 사이에 급부상한 용어다. ‘카공족’이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카페가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카페 수도 엄청나게 증가해, 도심은 물론 도시 외곽에서도 쉽게 카페를 찾을 수 있으며, 특히나 대학가 주변에는 더 많은 카페가 밀집해 있다. 여기에 대부분 카페가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처럼 분위기가 무겁지 않다는 점도 카공족이 카페를 찾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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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공족인 최민석(천안시 서북구·23) 씨는 “독서실에 가자니 멀고, 가도 정숙을 유지해야 하는 무거운 분위기가 싫어 주변의 가까운 카페에서 공부한다”라고 전했다. 대학생인 임병준(수원시 장안구·22) 씨는 “주로 공강 시간이나 수업이 끝나고 시간이 빌 때 학교 주변 카페에서 공부하는 편이다. 카페에서는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처럼 행동을 조심할 필요가 없어 좀 더 편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역시 대학생인 홍민택(성남시 분당구·24) 씨는 “한 달에 대략 5번 정도 카공을 한다. 공부하다가 환기가 필요할 때나, 같이 공부하는 학우들과 토론이나 협동이 필요할 때 카페를 이용한다. 하지만 가끔은 카공족 때문에 카페를 이용하는 다른 고객이 눈치를 보는 듯해 미안함이 느껴질 때도 있다”라며 마냥 편하지 않은 마음도 전했다.
  또한, 카공족들은 카페가 다른 곳 보다 공부가 더 잘 된다고 말한다. 윤소담(서울시 구로구·23) 씨는 “적당한 소음과 개방감, 음악 소리를 들으면 집중이 더 잘 된다. 무엇보다 음료와 디저트가 맛있어, 공부하다가 당이 떨어질 때 섭취하면 행복하게 공부를 할 수 있어 선호한다”라며 카공하는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미국 시카고대 소비자연구저널은 백색소음의 주파수에 해당하는 50~70데시벨(dB)의 소음은 완벽하게 조용한 상태보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이는데 더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카공족이 불편한 사람들

  하지만, 일반 카페 이용객들은 카공족이 불편하다. ㅇ(대전시 유성구·20) 씨는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 이야기하고 있는데, ‘카공족’들이 조용히 하라는 듯 눈치를 줘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카페에서 조별 과제 회의를 20분간 했었는데, 나가기 직전에 카공족에게 욕설을 들은 적도 있다”라며 카공족으로 인해 불쾌했던 경험을 전했다. 설정우(수원시 팔달구·23) 씨는 “카페에 갔는데, 카공족들이 자리를 모두 차지해 자리가 없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테이크아웃 하거나 다른 카페로 옮긴 경험이 여러 번 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는 카공족도 카공족이 아닐 때는 불편하다. 카공족인 손지수(경북 칠곡군·21) 씨는 “카공 목적이 아니었을 때 카공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조용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눈치가 보였던 경험이 있다”라고 밝혔다.
  카공족이 아닌 일반고객보다 카공족이 더 불편한 사람은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들이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고장수 이사장은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90% 정도는 카공족들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카공족 때문에 회전율이 떨어진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비율을 따져보면 카공족이 장시간 매장을 이용하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실태 파악을 위해 기자는 대부분 수업이 끝날 시간인 17시 30분경 우리 학교 중문에 있는 카페 세 곳을 방문했다. 놀랍게도 세 곳 모두 이야기하는 사람의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1~2층을 운영하는 ㅅ 카페는 1층 이용객 전원이 카공족이었고, 2층 이용객은 90% 정도가 카공족이었다. 1~3층을 운영하는 ㅍ 카페와 ㅌ 카페는 매장 이용객 모두 카공족이었다.
  고 이사장에 의하면 카페는 음료를 판매하면서 공간까지 대여하는 곳이다. 타업종 대비 객단가를 고려하면 1인당 3,000~4,000원 정도 주문하고, 2~3시간 머무는 것이 점주가 손해를 보지 않는 선이다. 그래서 2~3시간을 넘겨 매장에 머물게 되면 추가 주문을 하는 것이 점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이다. 우리 학교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ㄴ(청주시 서원구·35) 점주는 “장시간 매장에 머무는 손님을 대처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오전에 매장에 자리 잡고 앉아 가지고 온 음식으로 점심 식사까지 하고, 소지품을 자리에 둔 채 외출까지 하는 등 무려 12시간 정도를 머물다 간 카공족 손님도 있었다. 오래 머무는 것은 괜찮지만, 그 시간에 비례해 추가 주문을 해주면 정말 고맙겠다”라며 점주에 대한 배려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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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공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점주들은 ▲자리 맡아두기 금지 ▲30분 이상 자리 비우기 금지 ▲출입문에 카공족 거절 문구 작성하기 ▲시끄러운 음악 틀어두기 ▲콘센트 막기 ▲와이파이 해제 등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 중인데, 고 이사장에 의하면 점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콘센트 막기와 와이파이 해제’라고 한다. 그는 “실제로 카공족 이슈가 수면 위로 올랐을 때 잠금형 콘센트(설정해둔 시간이 지나면 전기 공급이 끊어지는)를 만드는 회사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유럽형 와이파이’를 도입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 향후 통신사들과 시스템 구축을 논의해 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고 이사장이 말한 ‘유럽형 와이파이’는 고객이 주문한 영수증에 가변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나오는 시스템으로 설정해둔 1~2시간이 지나면 와이파이 연결이 끊기고 다시 연결하려면 재주문 영수증을 받아 새로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진상 카공족

  기자는 SNS를 이용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카페에서 공부하는 가장 적당한 시간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 대다수가 ‘2시간’ 정도라고 답했다. 비록 약식 조사로 20명이 응답했지만, 카공족 대다수가 대학생인 점을 생각하면 모든 카공족이 장시간 매장에 머물며 점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 이사장은 장시간 매장 체류 이외에도 “▲멀티탭을 가져오는 사람 ▲음악을 줄여달라는 사람 ▲손님들이 시끄럽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 ▲전동 킥보드를 충전하는 사람 등 다양한 형태로 점주를 난처하게 하는 카공족이 문제”라며 자신이 겪은 진상 카공족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뿐만 아니라 “카공족들이 다녀간 자리를 청소하다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지우개 찌꺼기인데, 카페에서 이러한 쓰레기를 치우다 보면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상실감이 매우 크다”라며 덧붙였다. 더욱이 이들 진상 카공족은 점주가 눈치를 주거나,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SNS나 온라인에서 해당 카페를 별점 테러하거나 나쁜 후기를 남겨 영업을 방해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고 이사장은 “‘내 돈 내고 내가 이용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누가 카페를 차리라고 했느냐?’라고 항의하면 점주로서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들도 여러분의 가족일 수 있다. 생존권을 걸고 장사하는 점주의 입장을 한 번 생각 해주면 고맙겠다”라며 점주에 대한 작은 배려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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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공족을 겨냥한 풍자 영상들도 많이 나오는 요즘이지만, 모든 카공족이 진상은 아니다. 또한, 카페 점주들이 모든 카공족을 꺼리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모두가 본인의 입장만 내세울 때 생긴다. 본인의 권리가 중요하면 타인의 권리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카공족, 카공족이 아닌 고객, 그리고 카페 점주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방법으로 그들만의 타협점을 찾고 행동한다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카공족 문화, 카페 이용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양유라 기자
ulxx1013@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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