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816호 사람잇슈(issue)는 ‘국립현대미술관 2010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박기원 설치미술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설치미술이란 다양한 현대미술분야 중 공간을 다루는 분야로 작품 ‘전시’가 아닌 ‘설치’ 하는 미술이다.(관련기사 8면) 이번 사람잇슈에 선정된 그는 공간을 주제로 독창적인 작업을 선보인 작가로 13회 중앙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이래 줄곧 단순하고 즉흥적인 작업을 해왔다. 또 1990년대 중반부터 공간과 재료에 대한 관심으로 미술작품의 존재 방식은 물론 관람자에게 새로운 감상방식을 제안하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그에 대해 조금씩 알아보자.
박기원 작가는 사범대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과거 사범대 미술교육과는 현재 인무대 미술과로 바뀌었다.) 서양화를 전공했던 그는 어떤 계기로 설치미술 작가가 되었을까? 궁금해진 기자는 우선 학교생활에 진물은 먼저 하기로 했다. 학교 및 전공과 관련된 질문에 그는 “학교와 집이 가까워 충북대를 선택하게 되었고 1학년 1학기가 지나면서 설치 미술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당시 학교를 다니던 중에 ‘앙데팡당’이라는 전시전이 열렸는데 마침 그는 이전시전에 작품을 출품하게 된다 ‘앙데팡당(Independance)'이란 독립전, 자주적을 뜻하는 불어로 1844년부터 개최돼 온 자유 출품제이다. 전시는 누가나 참여 할 수 있는 형태로 어떤 규율이나 제약이 없다. 그는 “아마 2~3학년 때인 것 같은데 작품전시가 하고 싶어서 학교에서 작품을 제작한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설치 미술에 뛰어 들게 된다. 전시 활동에 대해서는 “작품은 단순한 입체물로 미니멀한 것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이 사각형에서 탁자로, 탁자에서 벽으로, 벽에서 내부로, 이런 식으로 변화 되었다. 처음전시는 그저 작품을 전시장에 갖다 놓는 전시였지만 점차 작품외의 전시장 여백에도 관심이 갔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교수님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두 분의 교수님을 언급했다. 조각가 이며 현재 홍익대에 재직 중인 김영원 교수를 떠올리며 “수업을 잘 듣지 못했지만 내게 잘 대해 주셨고, 훙륭하신 분이였다”며 개인적인 존경심을 표했다. 김영원 교수의 작품으로는 광화문의 세종대왕 동상이 있다. 또 다른 교수님은 교양과목에서 철학을 가르치신 분이다. 평소 “요즘 무슨 그림을 그리니? 요즘은 어떤 것에 관심 있니?” 등 사적인 대화를 정감 있게 나누며 인간적인 면모를 배운 점을 기억했다.
  박기원 작가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며 매우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는 독창적인 작가다. 그의 작품 제작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물어 보자 “한번은 전시장의 천장에 투명한 비닐 같은 것을 설치했는데 그 모습이 언뜻 공사장의 모습과 비슷해서 사람들이 공사 중인 줄 오해한 적이 있다. 다른 한번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미술관 벽에 구리스라는 기름을 흰벽에 칠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꿀처럼 보여 사람들이 맛보기해 했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바기원 작가가 생각하는 설치미술이란?” 질문에 “미술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다”며 운을 띄었다. “최근에 더욱 그 범위가 넓어져 과연 이것이 미술인지 의문이 드는 것이 있을 정도”라며 “미술에 대한 관점도 다양해져 유지와 보관의 중요성 등 말들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설치미술이 설치된 그 순간이다”라고 강조했다. “각가의 장소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 장소에 가장 최적인 오브제를 설치하는 데 그것을 옮기게 된다면 그것의 의미를 극대화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을 부탁하자 “최근 경제가 어렵고 상황이 좋지 않아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결정을 빨리빨리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지 말고 좀 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하는 최선의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