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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민
[충북대 인사이드] 히말라야 산맥 안나프루나의 ‘가르침’
제 856 호    발행일 : 2012.12.03 


 
안나푸르나(Annapurna)는 네팔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산으로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을 의미한다. 전 세계 트레커들의 꿈의 성지인 히말라야 산맥은 매년 수많은 트레커들로 붐빈다. 이 중 안나프루나 베이스캠프(Annapurna Base Camp) 트레킹 코스는 가장 인기가 많은 지역으로 안나프루나 1봉 남측 사면에 있는 베이스캠프까지 오르는 코스다. 우리 학교에 단순한 트레킹이 아닌 조금 더 특별한 이유로 안나프루나를 등반하고 돌아온 학생들이 있다. 그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회과학대학 어울림 학생회 소속인 김성진 학생과 이민족 학생은 올해 초부터 진천군에 위치한 충북청명학생교육원에서 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다. 충북청명학생교육원은 거리에서 방황하며 소중한 삶을 허비하고 있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다양한 교과활동과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위기치유 기숙학교’다. 그들은 이 곳에서 멘토링 활동을 하며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그리고 지난 10월 26일, 그들은 ‘멘토’ 자격으로 충북청명학생교육원 학생들과 함께 위기극복 교육활동의 일환인 히말라야 안나프루나 지역을 등반했다.
“안나프루나를 등반하기 전, ‘멘토’로서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 결과 아이들이 우리를 보면서 본받고 싶은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 ‘멘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그들은 나야풀 지역을 시작으로 최종 목적지인 베이스 캠프(해발 4130m)에 오르기까지 하루에 7~9시간을 걸어야만 했다. 고산증도 찾아와 두통과 매스꺼움에 시달렸다. 그러나 티를 낼 수 없었다.
“사실 안나프루나를 등반하면서 너무 힘들어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수십 번 했어요. 그러나 이것보다 더 힘든 것은 아이들 앞에서 티내지 않는 것이였어요. 우리는 ‘멘토’인데 아이들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도 쉽게 무너질 것 같았거든요. 모범을 보여야했죠”
대장정 끝에 그들은 푼힐 전망대(해발 3200m)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히말라야의 일출을 감상했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한눈에 다 담지 못할 정도로 광활했으며 그 모습은 가히 천국을 연상케 했다. 그러나 이곳에 오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함께 간 아이들 중 5명이 너무 지친 나머지 중도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일에 무척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중간에서 포기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고 계속해서 설득했죠. 설득 끝에 아이들은 ‘형들이랑 함께하면 할 수 있겠다’라고 말하며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그 순간의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이처럼 무색하기만 했던 아이들은 그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점점 ‘일심동체’가 되어갔다.
“또 한 번은 베이스캠프에 도착하기 전 롯지 지역에서 숙박을 했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했고 사람들은 저희 아이들을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저희는 차분히 대응하며 억울해하는 아이들에게 믿음을 주었죠. 그러더니 갑자기 믿어줘서 고맙다며 저희 품에 안겨 울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때 ‘진심’으로 다가가면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는 교훈을 얻었죠”
등반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던 날, 마침내 안나프루나 연봉과 8000m의 고산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안나프루나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그들은 안나프루나를 등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고 한다. 아이들로부터 믿음과 진정성을 배웠으며 대자연 앞에서 겸손함을 배웠다. 또한 익숙한 것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고 있었던 자신들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그들은 충북청명학생교육원에서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뿐만 아닌 자신들도 함께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어느 날, 몇몇 아이들이 저희들처럼 대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말했어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큰 변화에요. 저희로 인해 다른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하고 감사했어요”
필자가 본 그들의 ‘멘토’ 역할은 이미 훌륭했으며 아이들은 훌륭한 ‘멘토’를 본받고 있었다.

강승민 기자 goanywher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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