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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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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건
현장감 그 자체, 김명정 스포츠 캐스터
제 970 호    발행일 :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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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다 아는 목소리의 소유자 김명정 캐스터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명정좌, 명정갑, 갓명정, 명정이형, 명정형으로 불리는 친근함의 대명사 스포츠 캐스터 김명정입니다. 저는 SPOTV에서 10년 동안 열심히 스포츠 중계와 업무를 하는 직장인이고 방송인으로서는 어느덧 15년이 넘었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Q. 경기 중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는 목소리의 마법사, ‘스포츠 캐스터’는 어떤 직업인가요?
  우선 많은 분이 아나운서와 캐스터 그리고 해설자를 헷갈리세요. 방송을 진행하고, 정확한 전달력으로 시청자와 현장을 음성표현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죠. 여기서 전문성 혹은 역할에 따라 나뉘는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 중에서 중계에 필요한 기술과 스피치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캐스터를 하고, 그중 스포츠에 특화된 사람들이 스포츠 캐스터를 합니다. 그래서 스포츠 캐스터들은 동일 연차 대비 어떤 방송인들보다 순발력 있고, 좋은 눈과 귀를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또 많이들 어려워하시는 부분이 바로 캐스터와 해설자의 차이인데요. 스포츠 중계에서 중계 또는 방송 진행의 역할은 캐스터가, 스포츠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해설자가 맡습니다. 처음 교육할 때는 그 영역에 대해 서로 존중하고 인정해 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그래서 상황 묘사는 캐스터가, 그에 대한 설명은 해설자가 해주죠. 
  야구로 예를 들면,
  캐스터: “바깥쪽 공에 삼진입니다!”
  해설자: “지금 공은 타자가 예측할 수 없었을 거예요.”
  이런 식이죠. 요즘엔 전달력 좋은 해설자들이 대다수고, 전문성을 지닌 캐스터도 많아서 좀 달라졌지만, 전통적으로는 그렇습니다.

Q. 김명정 캐스터님께서 ‘스포츠 캐스터’라는 꿈을 키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TV키드였어요. 어렸을 때 혼자 있을 때마다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는데 그 시기가 마침 아나운서들이 방송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였어요. 특히 김성주 아나운서가 예능과 스포츠를 오가면서 브라운관에서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끌렸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처음엔 일반 아나운서를 지망했습니다. 그런데 아나운서 공부를 하면서 제가 순발력이 좋고, 스포츠에 적합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부터 스포츠 쪽으로 진로를 결정했어요. 신기하게도 스포츠 중계 오디션을 보면 자주 합격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이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요.

Q. 꿈을 이루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현재의 자리까지 오게 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사실 외모적으로 콤플렉스가 심해서 이 직업을 반 정도 포기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릴 적 좋아하던 백지연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로 전향한 후 어느 보도 채널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가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앞으로의 사회는 말하기 스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프레젠테이션은 물론이고 호감 가는 발음, 발성, 화법은 남들에게 겉으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에 좋은 재료가 된다”는 이야기였죠.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스피치를 배우자는 마음에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찾아다녔습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 상식과 논술, 작문, 자기소개 작성, 스펙 등 모두 다 갖추고 있어야 했어요. 실기 연습은 아카데미의 도움을 받았고, 필기는 스터디 모임을 통해 준비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이력서에 넣을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도 쌓았어요. 학술제 진행, 토론회 참가, 독서캠프 등등 말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갔던 것 같아요. 그게 지금 스포츠 중계의 영역을 넓히는 자양분이 아녔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카데미에서 개최한 위닝 일레븐 대회에서 학생으로서 첫 중계에 나섰고, 중계는 엉망이었지만 그때 느꼈던 설렘을 ‘잘함’으로 바꿔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발성과 발음, 좋은 멘트 등 순간 스피치를 위한 연습을 정말 충실히 했던 것 같아요. 중계를 보며 선배들의 말을 다 받아적고, 일반 아나운서의 뉴스를 틀고 같이 읽거나, 뮤지컬, 가수들의 동영상을 보기도 했어요. 그렇게 노력해가며 한두 군데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했고, SPOTV에서 일하는 와중 내부평가가 우수해 채용됐습니다. 

Q. 캐스터님이 중계하시는 다양한 종목에 대해 하나같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셔서 놀랐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틈나는 대로 배정받은 종목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이전 경기들을 분석하는 편입니다. 현장을 가기도 하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를 조사하기도 하고, 좋은 멘트가 떠오르면 메모해두는 습관을 들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또한 미국이나 유럽 콘텐츠를 진행할 경우, 국내의 자료보다 현지에서 나오는 인터뷰나 현지의 기사를 많이 차용합니다.

Q. 전문적인 스포츠 정보도 인상 깊지만, 무엇보다 캐스터님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더 큰 울림과 재미를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캐스터님만의 중계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는 경기의 흐름, 관중들의 소리, 공이나 선수들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는 편인데요. 그러다보니 종목마다 차이가 생기는 것 같아요. 톤을 가장 높게 잡지만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것은 축구이고, 호흡은 짧지만 보다 리드미컬하게 운영하는 건 농구입니다. 격투기는 선수의 스타일에 따라 바꾸는데 타격이 스타카토이면 그라운드는 긴 호흡으로 운영하죠. 이런 철학이 콘텐츠마다 다른 목소리를 만드는 나름의 노하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관중석 끝에 있는 사람에게 말한다는 느낌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진행합니다. 이건 성승헌 캐스터에게 들은 조언인데 스피치를 잘하고 싶은 일반인에게도 대중 앞에서 이야기할 때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Q. 생방송으로 이뤄지는 중계는 변수가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혹시 방송 사고가 일어날 뻔했던 적도 있었나요?
  방송에서 작은 실수들은 언제나 존재하고, 선수 이름이나 점수 잘못 말하기, 심지어 ‘물을 발에 담그다’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기도 하죠.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저는 기침 사건으로 유명합니다. 옆의 기자분이 기침하는데 멈추지 않았고, 기침하는 와중에 사과를 하셔서 본의 아니게 중계진 모두가 웃음이 터진 사건이에요. ‘회사에서 혼나면 어쩌지?’라고 생각하며 여러모로 진땀을 빼던 그 당시 제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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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매번 중계를 준비하기 전에 꼭 하시는 루틴이 있으실까요?
  방송에 들어가면 자료를 볼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미리 모든 걸 숙지하려고 합니다. 자료를 찾는 순간, 이미 상황은 제 눈과 귀를 지나가기 때문이죠. 그리고 최대한 경기를 많이 봐요. 방송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해당 종목을 틀어놓고 연습하다 중계에 들어갑니다. 특히 해외 중계를 많이 듣는데 다양한 표현을 얻어낼 수 있고, 우리말과 달라 제가 다른 국내 캐스터 누군가를 따라 할 염려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만약 야외중계를 하게 될 경우 항상 주변에 미지근한 물을 둬요. 중계석이 조명 근처에 있어서 호흡을 빨리하다 보면 입에 벌레가 들어오기 때문이죠.

Q. 해마다 스포츠 업계에 종사하기 위해서, 특히 스포츠 캐스터가 되기 위해서 꿈을 키우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과 위로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포츠 업계는 기본적으로 워라벨이 좋지 않습니다. 시즌 중에는 더하죠. 밤낮없이 일하느라 수면시간도, 개인 시간도 할애하기가 쉽지 않아요. 전문성을 인정받기 전까지는 수익 보장도 어렵고요. 그럼에도 자신의 꿈인 스포츠 업계에 종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캐스터를 희망하신다면 다른 지원자보다 한 경기라도 더 보고 공부하셨으면 좋겠어요. 본인만의 전문성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고,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시간과 공을 들여야만 만들어집니다. 이외에는 아나운서로서 견문을 넓히길 권해요. 스포츠도 많이 즐기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외국어 하나쯤은 마스터하길 바랍니다. 특정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다 보면 언어에 녹아있는 그 나라의 문화까지 이해할 수 있어 외국어 공부가 참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스포츠는 우리의 삶이자 역사이니까요. 
  제가 수많은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거나 강의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임계점에 다다르지 않았는데 스스로 불을 꺼버리는 지원자가 많다는 거예요. 쉽게 끓지 않지만 쉽게 식지 않는 직군이 캐스터이니만큼 제대로 차분하게 도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김명정 캐스터님의 다짐을 듣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SPOTV NOW와 같은 OTT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스포츠 중계 시장은 포털과 TV에 의존하지 않는 각자의 플랫폼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콘텐츠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야 하는 자선사업 같은 존재였죠. 하지만 이제 시장이 바뀌었습니다. 시청자는 중계를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래서 제게 스포츠 중계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이 됐습니다. 따라서 늘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죠. 실패하면 온전히 제 책임이니 모든 걸 걸고 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 나은 중계를 위해, 저의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제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이나 공개방송을 해보고 싶어요.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고 호흡하는 것이 제 장기이거든요.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면 다 같이 모여서 경기를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항상 시청자 가까이에 있는 캐스터가 되고 싶네요. 그리고 먼 훗날, 팬들의 추억 속에 남는 목소리가 되고 싶습니다.

김동건 기자
dongard@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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