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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04.22 월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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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현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과 호기심을 담은 평론, 윤성은 영화 평론가
제 978 호    발행일 :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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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후 보통의 사람들은 “재밌네” 혹은 “별로네” 정도로 그 영화를 평가한다. 하지만 감독을 비롯해 많은 이의 노고로 만들어진 영화를 그리 단순하게 평가하는 건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영화는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런 감독의 의도를 알아가며 보는 영화는 더욱 재미있다. 물론 메시지를 포함해 영화 전반의 내용을 평가하는 것은 전적으로 관객의 권리다.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예의를 지켜 나름의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직업이 있다. 바로 영화 평론가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은 영화를 보기 전, 또는 보고 난 후 영화를 이해하고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영화 평론가의 평론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그중 폭넓은 지식에 기반해 자신만의 시각으로 영화를 평론해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 윤성은 영화 평론가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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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평론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영화를 보며, 글을 쓰고 있는 윤성은이라고 합니다.

Q. 영화 평론가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세요.
  평론가의 역할은 영화를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분류하는 것보다는 영화를 분석하고 해석해 깊이 있는 메타포를 찾아내며, 현대 사회나 이슈와 연관 지어 설명하는 거예요. 이는 단순히 영화의 소개나 관전 포인트를 알려주는 것 이상이에요. 영화의 등장 배경이나 함의에 대해 깊이 들어가 설명하기 때문이죠. 평론가는 사람들이 모를 수 있는 부분까지 탐구하고 이야기하며,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직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영화 평론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영화에 대한 열정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에는 인터넷이 아닌 전화로 모뎀을 통해 연결하는 시대였는데, 그때부터 예술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동호회들이 생겨났습니다. 또한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예절을 준수하려는 사람들도 있었죠. 그때의 영화 동호회는 예술 영화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고,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영화 평론가로서의 소질을 느끼게 됐습니다. 소설이나 문학보다는 비평적인 측면에 더 관심을 가졌거든요. 비평이나 서평을 쓰면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죠. 이후에는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영화에 대한 글을 쓰게 됐습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던 기억도 있네요. 그 시기에는 직업으로의 평론가와 수입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그냥 영화에 대한 열정과 즐거움을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이런 동기로 대학원에 진학해 영화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Q. 그때의 영화 동호회 문화는 다소 예술 영화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분위기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당시의 영화 예절 어땠나요?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아요. 그때는 영화를 당연히 극장에서 보는 것으로 생각했기에 극장에서 시끄럽게 굴면 많은 눈초리를 받았죠. 당시의 예절 덕분에 생긴 재밌는 일화도 하나 있어요. 당시에 <셰익스피어 인 러브>라는 영화 시사회를 갔었는데, 그 동호회 회장님이 시끄럽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시는 시사회에 부르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솔직히 그 영화는 엄청난 예술 영화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팝콘 먹는 소리조차 내지 말라는 뉘앙스였어요. 그때는 그만큼 영화에 대한 예절을 지키려고 했다고 보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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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 평론가가 되기 위한 공식적인 제도는 없지만,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 능력, 문학 및 예술 등과 관련된 지식과 감각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능력과 경험을 어떻게 쌓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은 경험이 나중에 글 쓰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대학원에서 영화를 분석하고 공부한 경험 역시 큰 도움이 됐어요. 현재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내 주변의 일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게 영화를 보는 하나의 좋은 시각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의 변화와 함께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생각하는 관점이 영화 감상에 도움이 되거든요. 또한 영화를 많이 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스스로에 대해서 뭘 잘한다고 자부할 수 없지만 영화를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는 거 하나는 확신할 수 있어요. 일군의 영화들을 이야기할 때 영화 평론가가 딱 한 편의 영화만 가지고 얘기를 할 순 없거든요. 다양한 영화를 끌어와야지만 더 풍성한 글과 평론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영화 평론가가 갖춰야 할 자세는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영화를 끊임없이 좋아하는 마음과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이 일을 해나갈 수 없고, 많은 영화를 즐기며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영화 평론가로서 중요한 부분은 계속해서 호기심을 갖고 탐험하고 탐구하는 자세예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탐구하며 호기심을 유지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거든요.

Q. 영화 평론은 영화의 좋고 나쁨을 단순한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에 담긴 사건들과 그것의 의미를 분석하는 작업이라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평론할 때 본인만의 원칙이나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객관적 판단의 가장 큰 적이라고 생각해서 작품의 선입견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요. 유명 감독, 유명 배우, 수상 목록 같은 기대치들은 오히려 영화를 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트레일러를 잘 안 보는 편이에요. 트레일러를 통해 내용을 예상하려 하기보단 영화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줄이고, 선입견과 기대치를 없애는 편이 영화를 객관적으로 감상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Q. 많은 영화를 보고 평론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을 것 같은데, 평론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 또는 추진력 같은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야 해요. 내가 원하는 얘기가 없으면 평론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더는 참을 수 없을 때, 다른 사람들이 간과할 수도 있는 부분을 발견했을 때 ‘건드려 줘야겠다’라는 어떤 욕구가 있어야 해요. 혹은 영화를 보기 시작할 때 설렘이나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화의 도입부에서 제작사 로고와 리드필름이 나올 때의 설렘을 아직도 느끼고 있어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즐거움이 다른 것보다 약하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이 일을 그만둘 수도 있어요. 직업적으로 나에게 무슨 이득을 가져다주거나 명예를 얻게 해주는 게 아닌, 단순히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Q. 지금까지 하신 영화 평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나요?
  너무 많은 영화를 보면 기억이 희미해져요. 하지만 제가 여러분 세대였을 때 본 영화들은 강렬히 각인돼서 인생 영화가 됐어요.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거든요. 요즘도 좋은 영화가 많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20대 중반에 정서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많이 헤매던 시절에 큰 감동을 줬었고, 지금까지도 가끔 꺼내보게 되는 영화라고 하면 <빌리 엘리어트>인 것 같아요. 제가 인생에서 조금은 헤매고 있던 시절이라 다소 평범하지 않은 꿈을 가졌던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에 깊게 이입했어요.

Q. 영화라는 예술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배우들도 그런 말을 많이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이요. 내가 살고 있는 이 인생은 짧고, 너무 한정돼 있기에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이입하게 되는 과정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영화는 영화고, 나는 나라고 분리해서 보면 굉장히 냉소적일 수밖에 없어서 재밌는 영화가 없게 되거든요.

Q. 영화 평론가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직업적으로 영화 평론가의 시대는 저물고 있어요. 영화 평론가는 기본적으로 프리랜서이기에 입지가 불안정해요. 그래서 자꾸만 딴생각하게 되고, 제가 하는 일에도 집중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그런 부분들 때문에 다른 직업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평론만 하고, 보고 싶은 영화만 보면 좋겠지만, 이것을 내가 업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화 평론 이외에 뭔가 안정적인 수입원이 필요하다는 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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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현 기자
shyun0128@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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