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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느티나무
제 942 호    발행일 : 2019.06.03 
약학과 2학년(1960년 당시) 송경호(宋暻鎬)


  나는 농부를 사랑한다. 그러기에 그들을 길러주는 아까시아 우거진 두메산골 우물을 에워싸고 아낙네의 재잘거리는 정말로 평화한 시골을 그린다. 그리하여 해와 같이 살고 나무와 새와 꽃과 하루도 자연의 정서를 감(感)치 아니함이 없는 그는 억울함을 당해도 울분치 않고 그들은 때릴지라도 반항치 않을지다.
  사슴같이 온순한 그리고 결백한, 저 불량배의 거리 거짓 많은 거리에선 볼 수 없는 거룩한 아니 성모 마리아보다 더 거룩한 참 인생들이 사는 곳이다. 여명을 기다리고, 다음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행여나 하는 요행을 바라는 심보도 아니요, 영화를 꿈꾸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지게 위에 연장 얹고 누렁소 뒤따르는 송아지 이끌고서 논밭으로 며칠이고 몇 년이고 하루 같이 흥겹게 아득한 예로부터 이렇게 해온다.
  번거로운 세속에 아첨하는 무리들은 그래도 모자라서 대자연을 찾는 그들, 그들을 짓밟는다. 그럴 때면 “아니다. 너희는 오히려 비열한 인간이요, 그릇된 생각이다. 너희는 진실한 땀방울을 한 번이라도 흘려본 일이 있는가?”라는 듯한 무언의 침묵과 미소로 그들을 타이르는 것이다. 흙, 땀, 밥, 흙이 아니면 생물이 존재할 수 없고, 땀이 아니면 밥을 못 먹는다. 밥이 없이는 살어갈 수 없다는 철학적 의식을 갖이고 그들 인간은 자연에 추종하고 노동하는 것은 결토 아니다. 오직 그들은 대자연의 철리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다.
  땀이 밥이요, 땀이 살이다. 그래서 피땀을 흘려주고 거기서 생명도 살로 도로 찾는 것 뿐이다. 전혀 잡념에 사로잡혀 본 일은 기억할 수 없고, 세사(世事)에 머리 둔 일은 결코 꿈에서도, 죽어서도 생각해 본 일이 그들에게는 있을리 없다. 한갓 저희들은 명월을 즐기고, 청산을 즐길 뿐이다.
  민요 가락이 은연중에 흘러나온다. 꽹과리, 장구, 북소리가 뒤섞여 어울리고, 흥에 겨워 뛰고 추고 기쁨에 즐거움에 아우성친다. 모두가 어린아이다. 누구 하나 어린 양같이 순진하게 놀지 않는 자 없다. 기진맥진할 때까지 알 보리밥이 꺼리고, 된장 트름이 나올 때까지 웃통을 활짝 벗어 집어 던지고 맨발이 다달토록 그리하고 온 정력이 다 할 때까지 마구 뛰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그날의 최후 장식이다. 황홀하고 거짓 없는 세계의 장식인 것이다. 하나둘 피곤에 질려 쓰러진다. 쓰러지는 대로 쿨쿨 깊은 잠에 떨어진다. 아마도 온종일 참은 피곤에 못 이겨 그랬음이랴. 짐짓 하루의 안식을 이 한잠에서 얻으랴는 듯, 평화한 그 얼굴로 드르렁드르렁 천지를 울리면서 메아리를 남기고 꿀잠을 잔다. 알지 못하는 이방(異邦)으로 가고, 선녀가 날아들고 천마가 우는 하늘로 간다. 캄캄한 가시밭을 한없이 걷기도 한다.
  벌써 느티나무 그늘은 길게 길게 논두렁 물굽이를 타고 저쪽 두렁에 길게 뻗는다. 가지가지 늘어진 푸른 잎새 그림자가 순결한 거룩한 천사 같은 그들에게 살살 스쳐 단잠을 돋구운다.
  아! 두메산골 그 참 인간이 그 참 풍경이 깨물도록 어여쁘고 천진하도다.


충북대학보 제8호(1960년 1월 1일자) 게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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