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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악마
제 962 호    발행일 : 2021.12.06 
이규영(영어교육과·16/창문학동인회)

  “오늘도인가….”
  “오 다행이네요.”
  “이 사람이, 그게 젊은 사람이 할 말인가.”
  “저는 기자잖아요.”
  “저번에 잘렸다며.”
  “직업병은 아직 남아있다고 해야 할까요?”
  “말세구먼.”

  카메라 셔터가 찰칵거릴 때마다 내 심장도 두근거린다. 익숙한 경찰들과 인사를 한다. 화장실에 오늘도 있다. 나오자마자 변기에 버려진 거 같다. 갓난아기다. 이런 일이 얼마나 잦은지 카메라를 들고 쫓아다니는 청년도 생겼다. 가뜩이나 출산율도 거의 0%라는데 왜들 이러는 걸까.
  작년 2029년, 국민연금 폐지가 시작이었다. 나라에 돈이 없단다. 노인이 너무 많다나. 고려장 비슷한 문화가 생기고, 아기를 버리는 사건이 빈번하다. 사실 그건 딱히 상관없다. 문제는 내가 치운다는 것이다. 왜 하필 내 일터에 버리는 건지. 만만한 데가 지하철인가. 뿌연 미세먼지가 경비실까지 들어온 건지 눈앞이 먹먹하다.

  “드세요.”
  “고마워. 자네는?”
  “저 커피 안 좋아해요.”
  “그런 사람치고 아주 기가 막히게 탔구먼.”
  “입사 초창기 때 커피만 탔었죠. 얼마나 지루했는데요.”
  “다 그렇지. 이 일도 이제 지긋지긋해졌어, 신고 후 청소하고 끝이지.”
  “그럼 은퇴하시죠? 보니까 여기 경비원 새로 구하는 것 같던데.”
  “들었어. 나이 많은 나를 쫓아내려는 심보겠지.”
  “아! 눈치 주는 건가요?”
  “어림없는 소리, 절대 안 나갈 거야. 가뜩이나 100세 시대에 일자리도 없는데 무슨. 제일 추한 게 나처럼 늙어서 돈 없는 거야.”
  “그래도 오늘 한 건 건졌네요.”
  “치우고 신고하는 건 나인데, 실적은 자네가 쌓는구먼.”
  “근데 저는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뭐야?”
  “아뇨. 그게 아니라. 이런 일들이요.”
  “무슨 뜻이야.”
  “이 기사를 읽어보세요.”
  “자연의 악마?”

  대충 내용은 이렇다. 인류애가 사라졌다. 지구 탄생 이후로 이 땅에 살았던 모든 종에는 인구 보존 시스템이 있다. 토끼처럼 영아 생존율이 낮은 개체는 한 번에 많은 새끼를 임신한다. 레밍은 무리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때, 그 수를 조절해 자원을 유지하기 위해 집단자살을 한다. 산다는 것은 종을 유지하는 것이다. 현존 최강이라 불리는 인간도 똑같다. 인간이 한 세기 전에는 토끼와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레밍이란다. 자원에 비해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현대 인류는 지구의 양아치다. 생태계가 질병과 기근으로 겨우 조절하던 걸 발전된 문화와 기술의 힘으로 제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자연이 나섰다. 악마를 보냈다. 악마는 힘이 약한 아기와 노인부터 죽인다.

  “꺄아악!”

  화장실에서 비명이 들린다. 젠장 오늘이 날인가.

  “저 도망가는 사람들! 잡아야 해!”
  “제가 맡을게요!”

  기자 일을 할 때 추격전을 많이 했다더니, 경비원인 나보다 더 잘 뛴다. 단숨에 남자를 넘어뜨려 제압하고, 여자의 손목을 꽉 붙잡는다.

  “왜 이래요! 우리가 뭔 잘못을 했다고.”
  “허? 당신들이 뭘 버리고 왔는지 몰라서 물어!”
  “우리가 낳은 건데, 어떻게 할지는 우리 권리죠!”
  “하.”

  20대로 보이는 남녀와 옥신각신하는 사이 경찰이 와서 간단한 조사를 하고 잡아갔다. 피곤한 하루다. 이런 당연한 거까지 설명하다니. 요즘은 당연한 게 아닌가.

  “보셨죠?”
  “뭐가.”
  “방금 커플한테 인류애를 볼 수 있었나요?”
  “...”
  “사람의 인성과 여유는 주머니에서 나온대요. 사랑, 모성, 존중, 배려, 효도 등등 이런 단어들을 더는 찾아볼 수 없어요. 과거에는 종의 번식과 유지를 위해 필요했지만, 지금은 반대죠. 이것들이 없어야 종을 유지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다?”
  “네, 그리고 영리함과 잔혹함은 비례합니다. 인간은 레밍처럼 랜덤 집단자살이 아닌 힘이 약한 계층부터 정리할 거예요. 노인과 아기요.”

  노인이란 말에 계속 심장이 쿡쿡 쑤신다. 요즘은 몇 살부터 노인인가. 나도 노인인가. 나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청년이 말하는 사회에서 누가 날 책임져주는가.

  “그나저나 언제까지 허구한 날 사진만 찍으러 올 텐가. 슬슬 다른 일을 찾아보게.”
  “그런 의미에서 여기 오시는 것도 마지막일 거예요.”
  “아, 새로 일자리를 구했나?”
  “저 말고요.”
  “응…?”

  이상하다. 다리가 풀린다. 머리가 어지럽다. 뭘 잘못 먹었었나. 왜 부축을 안 해주지. 청년의 표정이 의미심장하다. 웃는 걸까. 우는 걸까.

  “죄송해요. 어제 경비원 면접을 보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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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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