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곳곳에서 보이는 MZ세대란 말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Z세대(Generation Z)는 줄여서 젠지(Gen Z)로 많이 불리는데, 1995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 2025년 기준으로 만 30세 이하를 말한다. 젠지는 태어났을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디지털 네이티브’나 스마트폰을 쥐고 자랐다는 의미에서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세대 구분에만 그치지 않고, 젠지 앞에는 ‘솔직함’, ‘낮은 조직 충성도’, ‘자기중심적’, ‘트렌디함’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이런 수식어가 정말 젠지의 특징인지 진짜 젠지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기 위해 우리 학교 오정찬(국어교육과·25), 김준우(경영학부·25), 이지현(건축공학과·24), 공서연(환경생명화학과·24)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요즘 사회가 젠지를 어떤 이미지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나요?
▶준우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원하는, 즉 과정 없이 결과만을 원하는 세대라는 시선이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세대나 있는 ‘욕심’과는 다른 의미로 좀 더 구체적으로는 ‘책임감이 부족하다’, ‘근성과 끈기가 없다’라고 해야 할까요. 또 젠지의 지나친 개인주의가 배려와 양보가 없는 모습으로 비쳐 다소 이기적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아요.
▷지현 사회가 젊은 세대를 긍정적으로 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인기 예능 <SNL>의 ‘MZ 오피스’만 봐도 회식을 기피하고, 눈치 없고, 무개념에 개인주의적이며, 툭하면 퇴사하는 모습으로 젠지를 풍자하잖아요.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젠지’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는 것 같아요.
▶서연 사회는 지금 젊은 세대를 양극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개인주의, 끈기 없음 같은 부정적 이미지도 있고, 반대로 밈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긍정적 이미지도 있어요. 하지만 ‘젠지하다’라는 표현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SNS에서 ‘요즘 젠지들’이라는 표현을 쓰며 젠지 알바들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지 않는다고 비꼬는 게시물을 본 적이 있어요. ‘젠지’라는 말이 긍정적으로 사용되는 건 보지 못했어요.

Q. 젠지로서 억울하게 느껴지는 사회의 평가가 있나요?
▶정찬 ‘개인주의적이다’, ‘자기중심적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안 하려고 한다’라는 평가들이 억울해요. 젠지에 대한 이런 평가는 이해 부족에서 왔다고 생각해요. 기성세대가 개인주의적이라고 평가하는 부분 중 일부는 공동생활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합리적 선택일 수 있는데, 기성세대는 여전히 ‘비용이 들어도 함께 해야 한다’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준우 ‘이기적’이라는 평가가 억울해요. 우리 세대는 초.중.고 12년을 시험 경쟁 속에서 보냈고, 삶의 대부분을 숫자로 평가받았어요. 숫자 몇 자리의 우월을 옆 친구랑 비교하는 환경에서 어느 누가 이기적으로 변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요즘 애들은 이기적이야”라는 말은 기성세대의 책임 회피처럼 들려요.
▶서연 요즘 세대는 열심히 하지 않고, 열정이 없다는 평가가 억울해요. 저는 아직 대학교 2학년이라 취업 시장이 어떤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한마디로 취업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사는 또래를 많이 봤어요.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사는 젠지는 많아요. 저 역시 과 학생회, 전공 공부,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시간을 의미 있게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반대로 젠지에 대한 평가 중 공감하는 건 무엇인가요?
▶정찬 ‘사회성이 부족하다’와 ‘개인 취향이 확고하다’ 같은 평가는 어느 정도 공감해요. 요즘 세대는 본인이 속한 공동체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다른 구성원과 교류하지 않으면서도 개인의 가치와 취향이 확고한 것 같아요.
▷서연 ‘유행에 민감하다’라는 평가는 공감해요. 이전에도 유행이 빨리 바뀐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정말 1~2주 만에 유행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 같아요. 특히 밈은 트렌드인 동안에는 정말 온 SNS가 그 트렌드로 도배되지만, 조금 지나면 그런 유행이 있었나 할 정도로 다 사라져요. 밈을 주도하는 젠지가 숏폼에 익숙해지면서 유행이 퍼지는 속도도 빠르고, 사그라드는 속도도 빨라진 것 같아요. 이런 유행의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가 젠지이니 유행에 민감한 게 맞지 않을까요.
Q. 젠지의 자기표현 방식이 다른 세대와 다르다고 느끼나요?
▶준우 다르죠. 젠지는 할 말을 참지 않아요. 특히 공정성에 민감하고 비판의식이 다른 세대보다 강한 것 같아요. 불공정한 사회 문제나 개인, 조직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익명 커뮤니티나 다양한 SNS를 통해 내는 것 같아요. 젠지는 SNS를 통해 경험, 취미, 소비 등을 공유하는데 이것은 과시를 넘어 삶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예컨대 저는 경제·금융 관련 학술 활동에 자주 참여하고 이를 공유하는데, 이러한 공유가 경제·금융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게 해주는 가교로 더 확장된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부캐릭터의 활성화도 우리 세대의 자기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캐릭터에 머무르지 않고 본업과 부업이 나뉘듯이 하나의 개인에 다양한 정체성을 투영시키는 거죠. 이를 통해 다양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공유하는 것도 젠지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지현 젠지는 자기표현에 적극적이고 꾸밈이 없는 것 같아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게 젠지의 특징이라 생각해요. 표현하는 것도 다양해서 자신의 외모뿐만 아니라 일상, 성향, 취미, 지식 등 자신의 장단점을 모두 표현해요. 물론 SNS를 통한 자기표현이 주를 이루지만, 때에 따라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해요.
Q. 과거 SNS와 비교해 지금 젠지가 이용하는 SNS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정찬 예전의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은 모두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느낌이 강해요. 그런데 요즘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은 비공개 계정으로 팔로워만 볼 수 있는가 하면, ‘친한 친구’ 기능을 통해 관계의 범위를 좁혀서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서연 요즘의 SNS는 앞서 언급한 본캐, 부캐처럼 여러 계정을 만들어 각기 다른 용도로 사용하며 자기표현을 다양하게 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우리는 세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정찬 세대는 연속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세대를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해야 해요. 우리 세대도 언젠가는 기성세대가 되고, 새로운 세대에 대한 불만이 생길 겁니다. 고대 점토판에도 ‘요즘 애들 버릇 없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하잖아요. 세대를 구분 짓고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오히려 갈등을 만들 수 있어요. 세대를 여러 환경 변화에 따른 하나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준우 저도 세대는 환경의 산물이라 생각해요. 우리는 초경쟁 사회에서 자랐고, 그 시대의 요구에 맞춰 살아오면서 지금의 가치관을 갖게 된 거죠. 그래서 특정 세대를 옳고 그름으로 평가하기보다는 그 세대의 성장 배경과 환경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과거에도 세대 간 갈등은 늘 있었잖아요. 중요한 건 서로 이해하려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지현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겪는 경험에서 그 세대의 특징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게 무언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면 안 돼요. 세대 구분은 설명을 위한 개념일 뿐,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세대 구분은 성장 환경이 다른 연령층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것이지 갈등을 부추기며 서로 비판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서연 세대의 특징을 일반화해 개인에게 적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같은 젠지라도 성향이나 가치관은 다 다르잖아요. 세대라는 틀보다는 개인의 삶과 생각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세대를 이해할 때 젠지의 특징 같은 건 참고만 하고, 개인을 중심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 김준우 학생(왼쪽)과 오정찬 학생의 뒷모습(오른쪽)


▲ 공서연 학생(왼쪽)과 이지현 학생의 폰 속 여상(오른쪽).
김정린 기자
rinjeong@chungbuk.ac.kr








김정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