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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객원기자
아동복지로 풀어낸 저출산, 유럽 국가들을 보다
제 888 호    발행일 : 2015.03.02 


 

  지난해 말 2015학년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을 놓고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에 뜨거운 논쟁이 일어났다. 국고지원이냐 지방재원이냐에 대한 지원책임을 놓고 벌어진 일이었다. 무상급식, 무상교육 이른바 ‘무상시리즈’에 이어 증세와 복지재원에 대한 일련의 복지논란에서 보듯 아직 우리사회는 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은 이러한 복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한때 저출산은 산업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겨졌고, 우리보다 먼저 산업화를 경험한 유럽 국가들의 저출산 현상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 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로 고민하던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었을까. 이 해답은 복지에 있었다.
 

‘아이가 부모를 먹여살린다’ 프랑스의 아동복지

  프랑스는 전후 유럽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인 국가였다. 프랑스에 있어서 저출산은 국가적으로 큰 문제였으므로 국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많은 정책들을 시행했다. 일찍부터 인구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프랑스는 1945년부터 정부 산하에 국립인구문제연구소(INED : Institut national d’e′études de′émographiques)를 설립하여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나섰다. 그 결과 유럽 최저의 출산율 국가에서 2014년 유럽 최고의 출산율 국가로 변모하게 되었다. 2014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프랑스의 출산율은 2.08명으로 한국의 1.25명에 비해 매우 높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프랑스는 ‘친가족 정책’으로 자녀출산에 대한 각종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대표적인 ‘가족수당(Allocation famiale)’은 가정의 경제상태에 관계없이 2명 이상의 자녀를 양육하는 모든 가정에 지급되며, 3명 이상의 자녀가 있을 경우 ‘가족보충수당’이 추가로 지급된다. 또 아이를 출산한 가정의 경우 출산 3개월 전부터 출산 후 6개월까지 ‘유아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아이를 낳을수록 더 많은 돈을 받게 되는 셈이며, ‘아이가 부모를 먹여 살린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프랑스의 아동복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단순히 출산만을 유도하지 않으며 양육에도 관여한다. 3세 이하 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에는 ‘아동 양육 수당’이라 하여 별도의 수당을 지급한다. 여기에 맞벌이 부부를 위한 ‘재택아동보육수당’도 있다. 부모가 근로 등의 이유로 직접 자녀를 양육할 수 없을 경우 이러한 수당을 통해 제3자가 자신의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아이들이 3세 이상이 되어도 국가는 적극적인 보육정책을 적용한다. 프랑스에서 유치원은 의무교육이 아니다. 그러나 90% 이상에 달하는 아이들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립유치원에서 무상으로 교육을 받는다. 이후 이러한 무상교육은 초.중학교를 포함한 16세까지 이어진다. 그야말로 국가가 아이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다’ 독일의 아동복지

  독일 또한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아동복지에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은 어린이의 범주를 확대해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복지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만 18세 미만을 법적 수혜 측면에서 어린이로 간주한다. 우리 나이로 치면 고등학교 3학년까지 어린이인 셈이다. 독일연방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 독일의 전체인구 중 약16.5%가 이러한 범주의 어린이로 분류된다.
  먼저 독일의 대표적인 아동수당은 ‘킨더겔트(Kindergeld)’라 하여 자녀 수대로 각 가정에 지급하는 수당이다. 2010년 기준으로 첫째와 둘째는 184유로, 셋째는 190유로, 넷째와 다섯째는 215유로를 매달 지급한다. 우리 돈으로 약 23만 원에서 27만 원 정도를 받는 셈이다. 어찌보면 크지 않은 금액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지급기간이 약 20년에 달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러한 지원금은 만 18세까지 각 가정의 빈부차이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지급하고 있다.
  또한 ­­­­유아에게는 ‘베트로이웅스겔트(Betreuungs­- geld)’라는­ ­­­육아수당이 추가로 지급된다. 엄마가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전통이 깊이 자리한 독일에서 보육시설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매우 부족한 편이다. 이 제도는 이러한 보육시설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정되었다. 2013년 8월부터 시행된 이 수당제도는 맞벌이 부부가 2~4세 아이를 보육시설이 아닌 집에서 돌볼 경우 아기 한 명당 150유로(약 19만 원)를 지원해 준다.  또한 이들 부모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 휴직을 할 경우 ‘엘터른겔트(Elterngeld)’라 하여 부모휴직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최장 14개월까지 아이를 낳기 전 마지막 달 실수령액의 65~100%를 지급한다. 이 휴직수당은 직장에서 받는 급여의 실수령액에 따라 차등지급하는데 실수령액이 1,000~1,200유로 사이면 67%를, 1,000유로 미만의 저소득자의 경우 100%를 받는다. 이 휴직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부모가 서로 교대로 휴직을 사용해야 하며, 이 경우 총 14개월 동안 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일을 하지 않거나 혹은 적은 금액을 받는 경우에는 가족수입에 상관없이 기본 300유로를 지급받는다. 이 밖에도 베이비시터 고용 시 세금공제혜택을 부여하고,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아동추가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그야말로 아이에서 어른이 될 때까지 국가가 이들을 돌보고 키우는 셈이다.
  독일이 아동복지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는 지속적인 출산율 하락에서 비롯되었다. 독일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저출산 국가로 2000년~2010년에만 18세 미만 아동인구가 210만 명이나 감소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선거슬로건으로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다(Kinder sind unsere Zukunft)’라는 구호를 사용할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적극적인 아동복지정책에 힘입어 2007년 들어 8년 만에 처음으로 출산율이 증가하기 시작해 서서히 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독일의 출산율은 1.43명으로 2005년 1.33명보다 0.1명 상승했다. 앞으로 독일의 아동복지가 독일의 출산율을 얼마나 더 많이 끌어올릴지는 두고 볼 일다.

아동복지의 종결자, 스웨덴

  1979년 유니세프는 스웨덴을 전 세계 최고의 아동복지국가로 발표했다. 또한 스웨덴은 1989년 UN회의에서 채택된 아동의 권리장전에 최초로 사인한 국가이며, 어린이에 대한 학대와 구타, 범죄 행위에 대한 보호협의와 어린이 권리서에 최초로 사인한 국가다.
  스웨덴의 아동복지는 부모가 아이를 잉태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국가가 운영하는 ‘모자보호센터(Modravardscentral)’에서는 임신초기부터 태아와 임산부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관리해준다. 종합병원에서 출산을 마치고 2주가 지나면 구역보건소의 간호사가 찾아와 신생아의 건강상태 및 산모의 건강상태를 살펴준다.
  2011년 기준으로 스웨덴은 80%의 기혼여성이 직장을 가지고 있으며, 90%의 기혼남성이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스웨덴은 직장을 갖고 있는 여성이 출산할 경우 출산을 전후해 16개월간 유급휴가를 줘 산모의 건강관리와 아이의 양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기간의 8개월은 다니던 직장급여의 100%를 받고 나머지 8개월은 급여의 70%를 받게 된다. 이 기간이 다 돼서 아이가 12개월이 넘게 되면 아이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동네탁아소(Daghem)에 맡길 수 있다. 물론 엄마는 다시 직장에 나가 일을 하게 된다. 동네탁아소는 일하는 여성을 위한 사회적 배려이자 공공서비스인 셈이다.
  아이가 7세가 되면 기초학교에 입학해 9년간의 의무교육을 받는다. 아이들이 받는 의무교육은 모두 무상교육이다. 전교생에게 무료 급식은 물론이고 학습에 필요한 책, 참고서, 학용품, 준비물이며 야외학습 등과 같은 견학활동도 모두 국가가 부담한다. 특히 방과 후 ‘Day Care’라는 프로그램이 7~12세까지의 아동들을 직장을 다니는 부모를 대신해 책임진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정부와 지자체가 전액 지원한다.
  스웨덴을 아동복지 최고의 국가로 만든 것은 비단 이러한 제도적 측면만이 아니다. 스웨덴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동의 인권보호를 위해 국가가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웨덴에서 아동에 대한 체벌은 가정과 학교 모두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자기 자녀라도 매질할 경우 경찰에 고발당한다. 또한 스웨덴은 전인교육으로 매우 유명한데 이는 아동의 정서와 인격의 함양이 향후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살펴 본 프랑스, 독일,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공통점은 저출산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동복지를 확대하고, 친가족 정책을 시행해 출산율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복지에 대한 원만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차 아동복지를 개선하고 강화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아닐까 한다.

김필수 객원기자
freeride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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