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브라질 상파울루 오피스 지역의 고층 빌딩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창문 밖 허공에 떠있는 사람들 때문에 경악했다. 창문을 봤더니 바로 눈앞에 마네킹이 둥둥 떠다니고 있던 것이다. 이는 브라질 남성패션업체 콜롬보(Colombo)가 드론을 이용해 선보인 ‘Flying collection’이라는 기상천외한 홍보였다. 군사용으로 시작된 드론은 이처럼 다양한 산업분야에 진출해 이용되고 있다.
드론 어디까지 알고있니?
드론(Drone)은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무선전파 유도에 의해 비행 및 조종이 가능한 항공기를 총칭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무선 모형비행기도 드론에 속하지만 오늘날 일반적인 무인항공기는 기계에 부착된 센서 및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지정된 경로를 따라 스스로 비행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처음에 드론은 공군의 미사일 폭격연습 시 적기를 대신하는 표적용으로 쓰였지만 베트남전을 거치고 정찰기와 공격기로 용도가 확장됐다. 195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Ryan Firebee’는 표적의 역할만 수행했지만 1998년 3월 코소보 사태 때 ‘Predator’는 정찰과 공격을 동시에 감행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드론은 군사산업을 넘어 방송, 운송, 보안 서비스, 환경보호, 해양수산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드론은 ‘Drone Journalism’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먼저 방송 산업분야에 깊게 뿌리를 내렸다. 최근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주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 11월 CBS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60 Minutes>에서 28년 동안 감춰져있던 체르노빌 원전 지대의 모습을 헬리켐 드론을 통해 담은 것이다. 1986년 우크라이나 북쪽 체르노빌은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에서 방사능이 누출돼 사람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지만 드론을 통해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드론은 해양수산 산업분야로 진보를 거듭했다. 예를 들어, 바다에 빠진 사람을 빠른 시간 내에 구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드론 프로젝트인 ‘Riptide Project’는 드론에 부착할 수 있는 인명구조용 튜브를 만들어 사고 현장으로 날아가 원하는 위치에 튜브를 떨어뜨려 구조를 진행한다.
또한 드론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의 감시자 역할을 하게 됐다. 중국 환경부는 드론을 이용해 허베이성 한단시에 위치한 어느 강철기업의 환경지침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즉 철강, 전력 산업 등 환경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분야에 대해 집중 감시를 할 수 있다.
고공상승하는 드론시장, 그 이유는
드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드론이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은 마치 ‘눈이 뒤에 달렸다’는 속담처럼 우리에게 전방위적인 시선을 제공하고, 가지 못하는 곳으로 가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봐야 했던 불꽃놀이 장면을 드론을 통해 아래에서 내려다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여행정보사이트 ‘Travel By Drone’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촬영한 드론 영상을 모아 간접 관광을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UCLA의 축구 코치들은 드론을 이용해 선수의 발놀림과 속도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축구를 관람하는 관중들은 더욱 생생하게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다. 수십 개의 드론이 떠다녀 전방위 영상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을 이용하면 소비자는 주문한 물건을 빠른 시간 내에 받을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수취할 수 있다. 택배를 받기 위해 시간을 맞춰 나가거나 경비실, 편의점에 가야하는 불편함이 사라지게 된다. 또 IT업계의 공룡인 페이스북은 드론 ‘아퀼라’를 통해 개발도상국과 같은 인터넷 오지지역을 개척하고 이들의 인터넷 접근권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퀼라는 보잉 737에 필적하는 날개폭을 가지면서 무게는 소형 자동차 수준이며 전원을 태양광이 전부 충당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닳을 일이 없다. 페이스북은 광범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퀼라를 하늘에 1000여 개 이상 띄워 인터넷 연결성을 최대한 늘려 사이트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 수익 또한 늘릴 계획이다.
미국의 인터넷 소매점인 아마존은 2013년 12월부터 30분 이내 배달을 모토로 하는 ‘프라임 에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밝혀왔다. 상품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가지는 택배용 드론은 사람, 동물을 내부 적외선 센서가 인식해 비행 도중 운송 경로를 바꿀 수 있고, 물품 도난 방지에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리고 도중에 상품을 내려놓고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교환하는 장소도 생길 예정이다.
최근 셀카용 드론, 장난감 드론이 만들어지면서 드론은 점점 일반 대중들의 취미생활로 자리잡고 있다. 먼저 미국에서 이번 해에 5월에 출시된 셀카용 드론 ‘ZANO’는 멀리서 사진을 찍고 싶지만 셀카봉, 삼각대가 없을 때, 주변 사람의 도움이 없는 경우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한 드론을 날려 원하는 위치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오토바이, 자전거를 타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혹시 당신은 ‘대륙의 실수’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대륙의 실수는 중국산 제품이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좋은 경우 ‘실수’로 잘 만들었다는 농담조의 표현이다. 중국 시마(SYMA) 사에서 개발한 장난감 드론 ‘X8C’는 ‘대륙의 실수’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 제품은 기존 ‘X5C’ 드론의 컬러와 사이즈 면에서 업그레이드 버전일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매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장난감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깨지지 않는 장난감인 ‘Carbon Flyer’가 드론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이번 해 8월에 출시될 예정인 ‘Carbon Flyer’는 종이비행기처럼 생긴 드론이며 카메라와 블루투스가 제품에 장착돼 있고 스마트폰으로 조정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장난감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내구성에 특히나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제품을 개발한 미국의 ‘Trident Design’은 탄소나노 튜브를 이용해 기존 비행기 장난감보다 10배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금은 ‘드론 춘추전국시대’
현재 드론시장은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이처럼 해외 국가들은 앞 다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캘리니포니아 모펫필드에서 드론의 운항 상황을 관리하는 항공 관제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NASA의 파리말 코파르데카르 기초연구원은 드론 여러 대가 같은 하늘에 날 경우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부족한 점을 들어 드론 항공 관제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도 ‘하늘 산업혁명’을 모토로 삼고 ‘히노마루 드론’을 개발해 드론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으로 조종하고 시속 36㎞로 30분 정도 비행이 가능하다. 특히 무게가 3㎏으로 무거운 드론에 비해 소음이 적고 방사능 측정, 농약 살포, 댐이나 고층교량 점검 등 다방면에서 사용될 수 있어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럽 IT 업계는 드론에 대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 벤처펀드 MMC벤처스는 미국 드론 스타트업체인 스카이퓨처스에 한화로 약 424억 원을 투자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드론 산업에 대한 투자에 가담하고 있다. 영국 상원은 드론 산업이 유럽연합(EU)지역에서 2050년까지 1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드론은 무인 항공기를 넘어 ‘드론 선박’이라는 선박 산업분야에까지 진출했다. 앞으로 바다의 무법자인 해적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할지 모른다. 영국 롤스로이스 회사가 원격조종이 가능한 드론 선박을 개발해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해적들은 몸값을 받기 위해 납치했던 인질인 선원이 없어져 바다에서 활개치고 다닐 수 없다. 또한 드론 선박에는 사람들이 탑승하지 않아 창문과 문도 필요 없어지기 때문에 해적들이 접근이 어렵게 되고 원격조종으로 인해 마음대로 배의 방향을 돌릴 수 없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 존재해
하늘을 넘어 시장에서도 고공비행하고 있는 드론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먼저 드론은 법.규제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미국 연방항공청(FAA)가 드론 운항에 대해 까다로운 제약조건을 제시하면서 드론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도는 400피트(121.9m) 이내이며 낮에 날릴 것 ▲비행기 운항면허가 있는 사람만 조종할 것 ▲드론이 조종자의 시야 안에 있어야 할 것 등이다. 사실 미국만이 아니라 대부분 국가가 위의 사항들을 법률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15일 FAA는 상업용 드론의 기준에 대한 제안서를 제공하면서 다소 조건을 완화시켰다고 발표했지만 완벽한 상용화로 가기에는 아직 과제가 많다.
드론은 또한 ‘안정성 확보’의 커다란 산에 가로막혀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드론으로 썬탠을 즐기는 여성을 가까이서 촬영한 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된 사건으로 인해 논란을 빚었다. 이렇듯 일반 시민의 사생활 침해 등 개인정보보호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워싱턴 포스트가 입수해 보도한 <Accident Investigation Reports>와 그 외 자료에 따르면 2001년 9월부터 2014년 말까지 지상으로 추락한 미 군용 드론의 숫자는 418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만약 드론이 가정집이나 학교 운동장에 추락한다면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운항 중인 여객기와 드론의 충돌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드론은 테러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만약 인구밀집지역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경기장 및 행사장에서 드론에 폭발물을 부착해 테러를 계획할 경우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비록 최근 KAIST가 드론의 자이로센서(물체 회전각도를 감지하는 자세를 제어하는 핵심센서)를 해킹해 강제 추락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타인의 드론을 ‘해킹’한다는 문제점을 양성한다. 그 외 드론은 배터리 문제, 비현실적인 처벌 기준에 따른 문제점, 국내 인증 체계가 미비하다는 문제점이 존재하는 실정이다.
우리는 드론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현재 드론은 국내외에서 완벽한 상용화를 이루기엔 부족해 우리에게 ‘먼 나라, 먼 행성의 이야기’로 취급되고 있다. 아직까지 드론에 의구심을 품는 시선이 존 재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문제가 드론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드론은 이제 SF영화에서 나오는 가상의 기계가 아니다. 우리가 직접 볼 수 있고 미약한 단계지만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는 드론에 대해 고민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야할 때이다.
신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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