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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선
공룡 기업 구글 EU 규제에 위축되나
제 894 호    발행일 :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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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앱을 다운로드 받을 때 한번쯤은 구글플레이를 사용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전용의 다양한 앱을 유.무료로 제공하는 ‘앱 장터’ 구글플레이는 한국시장을 점유했을 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구글은 구글 검색엔진, 구글 브라우저(크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하면서 막강한 ‘공룡 기업’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구글의 무패행진은 ‘반독점법 위반’ 장애물 때문에 제동이 걸렸다. 사건의 발단은 4월 15일 유럽연합(European Union, 이하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이하 EC)가 개선안을 통해 타협에 이르렀던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에 대해 재조사하면서 시작됐다.


영국 비교 쇼핑 사이트 ‘파운뎀(Foundem)'의 제소로 시작된 싸움

  지난 2005년 파운뎀의 창립자 라프 부부는 사이트를 오픈하고 본인 사이트가 검색엔진에 잘 노출되도록 검색최적화(SEO) 작업을 진행했다. 유럽의 경우 구글이 검색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 검색 결과에서 자신의 사이트가 상단에 위치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파운뎀은 구글에서 아무리 검색을 해도 나타나지 않았고 검색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이에 지난 2009년 11월, 라프 부부는 구글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EU에 제소했다. 파운뎀이 구글의 자사 비교 쇼핑 서비스인 ‘구글 쇼핑’의 경쟁 사이트이기 때문에 구글 검색 결과에 배제시켜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가 엿보였다는 이유 때문이다.
  2014년 2월 5일. EU를 등에 업은 파운뎀 대 구글의 싸움은 타협에 이르는 것처럼 보였다. 구글이 고심 끝에 개선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구글은 검색 결과에서 구글 쇼핑의 결과 3개, 경쟁자의 결과 3개를 사진 또는 동영상을 통해 동등하게 보여주기로 하면서 유럽 도메인에 한해 기존과 다른 검색결과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예를 들어, 양초를 검색하게 되면 구글 쇼핑과 관련 쇼핑 사이트가 나란히 나타나게 되는데, 구글 쇼핑에 사진이 올라와 있으면 관련 쇼핑 사이트도 똑같이 사진이 게시된다.
  하지만 EC는 일단락됐던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에 대해 재조사를 착수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계속된 갈등과 EC와 구글의 상반된 입장

  지난 타협과정에서 EC는 구글이 비교 쇼핑검색 결과에서 상품검색 서비스 경쟁사를 차별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쇼핑품목을 검색할 때 구글을 상단에 위치시키고 경쟁사의 순위를 뒤로 미뤄 자사 사이트를 클릭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EC는 두가지 혐의를 추가했다. 먼저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스마트 기기에 자사 서비스를 ‘끼워팔아’ 제공한다는 점이다. 자체적으로 모바일 운영체제나 앱을 만드는 경쟁사는 이미 기기에 구글 서비스가 설치돼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두 번째는 구글이 자사 검색 결과에 저작권이 있는 경쟁사의 콘텐츠를 동의 없이 수집해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구글은 아마존의 상품 랭킹을 자사 상품에 적용시키거나, 상품 리뷰 등을 무단으로 사이트에 포함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쟁사가 항의하면 구글은 검색 결과에서 그 회사의 콘텐츠를 제외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또한 구글 웹사이트 안에 상대 경쟁사의 상품 정보 콘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에 광고주들은 경쟁사에 홍보할 필요가 없어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러한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구글은 자사 전 세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약 7조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벌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해있는 구글의 입장은 어떨까.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EC가 내놓은 지적에 대해 바로 해명을 내놓았다. 먼저 구글 쇼핑이 유럽 국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같은 경쟁사에 비해 적기 때문에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무료 개방했기 때문에 개발자와 제조사가 앱을 일일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잘 하는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다양한 앱과 서비스가 개발돼 시장 생태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구글의 히로시 록헤이머 부사장은 “구글 없이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쓸 수 있고 이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자발적인 선택”이라며 구글이 독점기업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정부도 구글의 주장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이하 FTC)의 한 직원은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제소를 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미국의 FTC 위원들은 내부 직원의 의견을 뒤엎고 위법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미국정부 MS사 때와 달리 구글엔 소극적

  1997년 12월 미 연방지방법원은 MS(Microsoft, 이하 MS)가 윈도우를 판매할 때 PC 제조업체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도록’ 강요한 점을 들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MS사는 윈도우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합친 것은 기술적으로 통합된 상품이라고 말하며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2000년대까지 이어진 미국과 MS사의 싸움은 친기업 성향의 부시 정권으로 바뀌고 나서야 비로소 안정됐다.
  이렇듯 소비자의 권익을 해치는 독점 기업에 대항해온 미국이 어떠한 이유로 구글에는 소극적일까. 이 이면에는 오바마 정부와 구글의 은밀한 관계가 숨어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구글 임직원들과 백악관 고위직 종사자들은 약 230회 정도 만났고 구글 수석 로비스트 조해나 셸턴은 백악관에 60차례 이상 방문했다. 또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벌일 때 구글은 MS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선거 자금을 기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글 부사장이었던 메건 스미스는 백악관 고위 관리직이 됐고 구글 임원들은 백악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즉 미국정부와 구글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기 때문에 FTC 의원들이 구글의 혐의를 부인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구글은 EU의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로비스트를 보내고 있다. EU가 독점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구글의 회사 분할에 대해 꾸준히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도를 바꾸기 위해서이다.


EC 멈추지 않는 규제 본능

  EC는 지난 5월 6일, 구글 규제에 멈추지 않고 미국의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전체로의 확대 조사를 시작했다. 국경 없는 온라인시장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단일시장 정책(Digital Single Market Strategy)’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유명 사이트 규제 외에 와츠앱, 스카이프 등과 같은 메시지 앱에 대한 규제 및 에어비앤비, 우버 등 각종 서비스 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특히 페이스북은 트래킹 쿠키라는 추적 기술을 사용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사용 현황을 추적해왔을 뿐만 아니라 탈퇴한 회원들의 정보까지 감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EC가 집중적인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략을 통해 EC는 그동안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인터넷 거대기업에 뒤쳐져온 EU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시장 단일화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둬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 승리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구글에 대한 유럽의 분노’라 표현될 만큼, EU는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 외에도 다양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구글의 스트리뷰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 잊혀질 권리(자신의 정보가 더 이상 적법한 목적을 위해 필요치 않을 때, 그것을 지우고 더 이상 처리되지 않도록 할 개인의 권리)에 대한 논쟁, 역외 탈세 의혹에 대한 조사 등 전범위적으로 구글 제재에 유독 열심이다. 구글은 EC의 제소에 대해 3개월 이내에 무죄를 증명하거나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EC 경쟁 담당 마그레테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EU가 염려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면 벌금을 면제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독점 몰매를 맞은 공룡 기업 구글. 앞으로의 행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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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선 기자
wltjs747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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