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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은택 & 전수림
지카바이러스,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다
제 906 호    발행일 : 2016.05.02 

메르스의 공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를 휩쓸기 시작했다. 이 바이러스가 신생아의 발달장애를 야기하고,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소두증을 유발시킨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브라질 현지에선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소두증 의심사례가 약 7,000건이 넘었다. 확진판정을 받은 신생아는 1,113명, 사망자 수는 51명으로 감염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무증상 혹은 경미한 열 등을 앓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약과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우려스럽다. 게다가 지난달 미 국립의료원 엔서니 파우시 원장은 “지카바이러스는 신생아의 소두증 외에도 태아의 실명을 초래하고 뇌 발달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질환과도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지카바이러스의 과거와 현재

  바이러스는 주로 뎅기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1947년 우간다 지카 숲의 히말라야원숭이에게서 최초로 발견됐다. 이 바이러스는 첫 발견지인 ‘지카 숲’의 이름을 따 지카바이러스라고 불려졌다. 지카는 2일에서 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며 이 시기에는 아무 증상이없다. 그러나 잠복기가 끝난 후 갑작스런 발열, 붉은 발진, 관절통, 근육통, 두통을 일으킨다.
  한 사람의 경우 약 80%이상은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 불현성 감염으로 끝나지만 임산부의 경우 높은 확률로 태아의 소두증이 야기된다. 최근까지 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연관 관계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으나, 지난달 14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가 소두증을 비롯한 다른 심각한 뇌질환의 원인이라 밝혀 지카와 소두증의 관계의 타당성을 제시했다.
  의 사람감염사례는 1952년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주된 감염경로는 이집트숲모기에 의한 전파이다. 모기에만 물리지 않는다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졌으나 최근엔 두 가지의 감염경로가 추가로 제기됐다.
  아직 사례는 존재하지 않으나 수혈에 의한 감염 전파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지카에 감염된 사람의 타액이나, 땀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혈액에서는 약 일주일간 존재했다는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달 17일과 26일 페루와 캐나다에서 성접촉에 의한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카바이러스는 남성의 정액에서 최대 두 달간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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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바이러스, 급속도로 확산된 이유는


  지카바이러스는 70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그동안 사망자 수와 신생아의 소두증 발병 수는 통계적으로 잡히지 않았을 만큼 심각한 질병은 아니였다. 실제로 임산부를 제외한 건강한 일반 사람 대부분은 증상을 앓지 않고 완치된다. 설령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발진과 가벼운 감기증상에 그쳐, 수분섭취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완치됐다.
  그렇다면 지카바이러스가 세계적인 우려의 목소리를 모으는 이유는 왜일까. 그것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파속도가 유래 없이 빠르기 때문이다. 과거엔 소두증과 같은 희귀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치사율도 낮아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브라질에 지카바이러스가 갑작스레 확산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됐고, 특히 신생아의 소두증은 4,000여 건으로 2014년 147건였던 것에 비교 약 27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150만 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 최근 3개월동안 9만 1,387명이 감염되었고 그 중 성인 3명이 사망했으며, 임산부는 2,844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바이러스가 퍼진 이후 콜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의 34개 국가, 오세아니아의 8개 국가, 아시아의 베트남, 필리핀까지 지카바이러스가 확산 된 상태다.

또 다른 질병 출현에 술렁이는 세계

  이런 상태에서 브라질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더욱 걱정이 크다. 지카바이러스가 선수들과 관광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입장권의 판매율은 이제 겨우 절반을 넘은 수준이며, 심지어 대회 불참을 선언한 선수도 있다. 우리나라 양궁대표팀도 브라질로 현지적응훈련을 떠났다가 예정보다 일찍 귀국 했다. 이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당국은 2016년 하계 올림픽동안 시내에서의 지카바이러스 확산방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이집트숲모기 퇴치를 위해 4년간 우리나라 돈으로 약 3천 8백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카바이러스가 브라질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는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지카바이러스 확산 지역으로 갈 때 여행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할 것을 권고하는 2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하며, “임신계획이 있는 여성은 여행가기 전 의사와 상의할 것”을 권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지난 2월 1일 지카바이러스 확산에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임산부는 최근2개월 이내 발생국가로의 여행을 연기할 것을 권고하고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게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심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보건소장에게 즉시 신고하게 하고 지카바이러스 대책반을 운영해 바이러스 발생국 입국자 검역을 강화하고 국제 백신연구소와 함께 예방백신개발에 착수 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속적으로 방역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3월 9일 우리나라에서도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 브라질로 출장을 다녀온 후 발열 증상을 보여 보건소를 찾은 이 첫 감염자는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감염자는 발열과 발진이 모두 회복되었고 감염 우려가 없어 지금은 퇴원한 상태다. 첫 번째 감염자에 이어 최근 두 번째 국내 감염자도 발생했다. 환자는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후 감염 증상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의 초기대응은 미흡했다. 첫 감염자의 경우 처음 병원을 방문한 3일 뒤에야 보건당국에 보고됐고, 보건소 관계자는 대응매뉴얼조차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첫 환자는 공항게이트에서 1차 발열검사를 하지 않았고, 외국을 다녀온 지 2주도 되지 않아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아갔는데도 의심환자로 즉시 분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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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예방방법도 중요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개인적 차원의 예방도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지카바이러스 예방 대상별 행동수칙’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해외로 나가기 전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지카바이러스 환자 발생 국가 현황을 확인하고 모기 예방법을 여행 전에 숙지해야한다.
  해외에 나가서는 모기 기피제를 몸에 분사하고 가능한 밝은색 옷을 착용 후 야외 할동을 해야한다. 또한 숙소에는 방충망을 설치하고 살충제를 준비해야한다. 만약 귀국한 뒤 2주 이내 의심증상이 발생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하고, 1개월 간 헌혈은 금지한다. 지카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한 임산부는 출국하기 전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을 하고, 태아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야한다. 성관계를 할 때는 콘돔을 꼭 사용해야 하며 여행 후에도 주기적으로 태아상태를 체크해야한다.
  청주시 서원구 보건소 감염병관리팀 최은비 씨는 “지카바이러스 위험 국가를 되도록 가지 않아야 하고 출국하기 전 의사선생님과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며 “하지만 무엇보다도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지카바이러스 향방은

  여전히 전 세계는 지카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각국에서 대처방안을 내놓고 있고 방역에 총력을 다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는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카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18억달러의 예산편성을 의회에 요구했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유전자가 변형된 수컷 모기를 풀어놓아 이집트숲모기와 짝짓기를 하게 만들어 알을 낳으면 유충 때 죽게 되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각 보건소에서는 물이 고여 있는 곳에 방역을 하고 있다. ‘독일 본 대학 바이러스 연구소’ 총책임자 드로스텐 교수는 지난달 8일 서울시 힐튼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기가 왕성해지는 시기가 찾아오면 그때는 이미 인간에게 면역이 생겨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적 유행은 곧 사그라질 것”이라며 “이집트숲모기가 한국에 없고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가 유입될 가능성은 있지만 호흡기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 전파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최은비씨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도 지카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모기 때문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며 “방역과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확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은택 기자 grace@cbnu.ac.kr
전수림 기자 gds081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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