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특집
특집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김노을
꼭두각시 집회, 조작되는 여론
제 916 호    발행일 : 2017.03.02 

1.jpg

지난해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막기 위해 시작한 태극기 집회는 지난달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태극기 집회에서 그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 무효’, ‘특검 해체’ 등을 외쳤다. 그러나 지난 1월 26일 JTBC ‘뉴스룸’에서는 청와대의 관제데모 개입 정황에 대해 보도하며, 친박 집회 모집책을 통해 태극기 집회에 돈을 주고 사람을 동원한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보도 이후, 태극기 집회가 청와대에서 계획한 관제데모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만들어내다

  관제데모란, 국가기관이 필요에 따라 강제적으로 관리하여 통제하는 일을 뜻하는 관제(管制)와 시위를 뜻하는 데모(demo)의 합성어다. 데모는 특정 단체나 시민들이 그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인데, 여기에 ‘관제’라는 말이 붙어 국가기관이 개입해 통제하는 데모를 관제데모라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관제데모 역사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특히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관제데모를 교묘히 활용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열린 수많은 반공집회도 일종의 관제데모였다. 재미있는 것은 박정희 대통령은 정부에 반대하는 데모도 기획했었다는 것이다. 1965년 차지철이 주도한 ‘베트남 파병 반대집회’가 그것이다. 파병 반대 여론을 핑계로 미국으로부터 많은 걸 얻어내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관제데모였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이나 지방 방문 때 학생들을 동원해 길에서 태극기를 흔들게 했던 것도 일종의 관제데모라 할 수 있다.
  2004년 9월 17일에 열린 수도이전 반대시위에 서울시가 5억 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시 25개 구청에 승용차 요일제 시책추진비 명목으로 각 구별로 2,000만 원씩 총 5억 원을 지원해 수도이전 반대시위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것이다. 이후 사라지는 듯 했던 관제데모는 최근 들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 절대 하얗지 않은 그들

  청와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어 화이트 리스트를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란 관제데모를 주도하는 대가로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보수단체들의 명단이다. 화이트 리스트 명단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고엽제전우회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 1월 31일 JTBC 뉴스룸은 청와대가 관제데모에 나선 극우단체 10여 곳에 지원한 돈이 7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겉으로는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이 지원하는 형식이었지만, 실제로는 청와대가 나서서 보수단체 10여 곳에 지원하도록 한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특검’(이하 특검)은 청와대가 관제데모를 위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밝혀냈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청와대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10여 곳을 찍어 구체적으로 금액까지 밝히고 지원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화이트 리스트에서 가장 먼저 꼬리가 밟힌 곳은 어버이연합이다. 어버이연합은 친정부 성향의 보수단체라고 흔히 알고 있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친정부 보수단체가 아닌, 친박 성향의 단체이다. 그들은 같은 보수 성향의 정치인이라도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 바로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3월에 있었던 김무성 대표 규탄 시위가 그 예이다.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2006-2012)에는 연 평균 약 14회 정도의 시위를 벌였지만, 취임 후(2013-2016)에는 약 49회로 이전보다 시위횟수가 3.5배나 증가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에는 63회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세월호 반대 집회에 일당을 주고 탈북자들을 동원하기도 했다. ‘어버이연합 회계장부’를 근거로 한 시사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집회에 동원된 탈북자 수는 1,259명에 이른다. 이들의 집회 참여 일당은 2만 원으로, 이 기간에 총 2,518만 원이 지출됐다. 한편 특검은 문화체육관광부 조윤선 장관이 어버이연합에 세월호 반대집회를 열도록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엄마부대 역시 어버이연합과 마찬가지로 전경련의 돈을 받은 단체로 확인됐다. 엄마부대 역시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유가족과 시위대를 향해 욕설과 조롱을 퍼붓고, 시비를 붙기도 했으며, 위안부 할머니들을 향해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여 용사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특히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지난해 11월 5일에 열린 광화문 집회에서 여고생의 뺨을 때린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고엽제전우회는 주로 월남전에 참전해 고엽제 피해를 입은 환자와 그 2세 환자들의 권익을 위한 단체이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보수 성향을 보이고 있다. 2014년 3월, 전경련으로 부터 4,200만 원을 지원받은 고엽제전우회는 당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으로 사퇴 압박을 받던 남재준 국정원장을 위해 국정원 옹호 집회를 열었다. 또한, 특검은 조윤선 장관이 2014년 고엽제전우회를 동원해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 무죄 선고’에 대한 반발 집회를 열도록 지시한 증거도 확보했다.

누군가의 지시로 흔드는 태극기

  특검의 발표와 화이트 리스트 명단을 통해 일부 보수단체들이 관제데모에 동원된 정황들이 들어나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에 올라있는 단체가 모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앞서 언급한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고엽제전우회가 리스트에 있던 것은 확실시된다. 그리고 이들 단체는 현재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에 참여하는 핵심 단체들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태극기 집회도 관제데모일까?
  지난 1월 26일 JTBC ‘뉴스룸’은 돈을 받고 태극기 집회에 동원되는 참가자들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목욕을 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나오면 5만 원,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오면 15만 원, 날씨가 추워지면 6만 원, 어버이연합 2만 원 등 참가자의 유형과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가격이 정해진다고 한 친박단체의 회장이 폭로했다. 또한, 그는 언론노출을 우려해 서울보다는 지방에서 참가자를 동원하라는 지시가 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탄기국 측은 절대 돈을 주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탄기국 자원봉사자 오성종(서울시 동대문구·44) 씨는 “우리는 절대 돈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JTBC 손석희 사장을 고소할 계획”이라며 “현재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고소장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2.jpg

없어져야 할 범죄, 관제데모

  1956년 예정됐던 제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승만은 돌연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러자 이승만 친위단체들이 경찰의 묵인과 방조 아래 ‘이승만 3선 출마 호소 궐기대회’를 잇달아 열고 우마차조합에서 우마차 800대를 동원해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관제데모에 의해 조작된 여론을 명분으로 이승만은 “민의를 수용하여 대통령 선거에 출마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건은 당시 이승만의 대통령 출마에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기 위한 사기극이었다.
  이처럼 관제데모는 여론을 조작하는 역할을 한다. 형성된 국민의 여론이 정치권에 반영돼 법안과 정책이 되고, 이것이 행정부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과정이다. 하지만 관제데모는 여론을 왜곡시켜 정상적인 정치과정을 방해하고 훼손시키기 때문에 결국 대다수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
  지난달 7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관제데모를 불식하기 위해 나섰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일부 개정 법률안인 ‘집회 사주 및 금품수수 금지법’을 발의한 것이다. 이 법은 공직자가 집회를 사주하거나 돈을 주고 집회를 참가하게 한 경우 징역 3년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또한, 돈을 받은 집회 참가자는 받은 금액의 10배에서 2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처분받는다. 윤호종 의원은 제36차 원내대책회의에서 “돈을 제공하고 공권력을 이용하는 집회에 대해서는 엄격히 처벌하는 반면 금품 없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집회는 아무런 규제 없이 자유롭게 열어줘야 한다”며 “집회 사주 및 금품수수 금지법을 통해서 더 이상의 관제시위와 금권시위를 통한 여론 조작행위가 불식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노을 기자
doce26@cbnu.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특집 More
한국과 일본의 전시 현장에서 만난 일본군 ‘위안부’의 ...
유전자변형식품(GMO), 우리는 무엇을 알고 먹고 있나
우리가 저지른 베트남전쟁 민간인 학살, 판결 이후의 과제
4·19의 정신으로 묻다, 지금 개신인이 느끼는 불의는?
우리 곁에 살아있는 충북 독립운동가를 만나다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