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삶은 항상 결제 수단과 함께한다. 여기 한 중년 남성 A씨가 있다. 그의 하루는 집을 나서면서 시작된다. 회사에 가기 위해 그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지하철에 탑승한다. 회사 근처에 도착한 후, 그는 편의점에서 숙취해소 음료를 구매하려 주머니를 뒤진다. 그러나, 지갑이 없다. 하지만 당황도 잠시, 자신의 휴대폰을 결제기에 ‘태그’한다. 업무를 끝낸 그는 다시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자녀의 학비 안내 문자가 온다. 그는 앱을 실행해 자신의 지문을 인식시킨 후, 간편 결제 서비스를 통해 학비를 낸다. 이 모든 것이 현재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직접 은행을 방문하거나 현금 혹은 카드가 있어야 결제가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 스마트폰 하나면 해결된다. 스마트폰 하나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간편 결제 서비스 덕분이다.
스마트폰, 모든 것을 담다
최근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간편 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2000년대 후반 처음 선보인 스마트폰은 현재 전 국민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1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루어진 스마트폰의 놀라운 성장은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발달에 힘입은 바 크다. SNS는 기본이고 길 찾기, 음악, 영화, 게임, 쇼핑, 금융거래 등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스마트폰이 해결해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갑의 기능까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왔다. 지갑이 없어도 스마트폰의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무 문제없이 소비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전자기기들이 근거리 무선통신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가 개발되면서 가능해졌다. NFC가 스마트폰과 결제 단말기의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오프라인부터, 온라인까지
현재 출시된 간편 결제 서비스들은 대부분 ‘OO페이’로 불린다. 이 중 가장 사용량이 많고 인지도가 높은 서비스는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이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간편 결제 서비스이다. 지난 8월을 기준으로 5개의 주요 간편 결제 서비스를 통해 결제된 누적 금액이 약 10조 원인데 이중 약 6조 원이 삼성페이를 통해 결제됐다. 삼성페이는 세계 최초로 자기장을 통한 마그네틱 보안 결제를 가능하게 하였기 때문에 기존의 카드 결제기만 있다면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특정 삼성제품에서만 작동한다는 단점이 있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포털 사이트 점유율 1위인 ‘네이버’에서 개발한 간편 결제 서비스다. 초창기, 네이버페이는 시장 개척자인 카카오페이의 후발주자로 시작했으나, 점차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삼성페이에 이어 간편 결제 서비스 사용량에서 2위로 발돋움했다. 네이버 PR팀 김민중 과장은 “하루 동안 네이버에 입력되는 검색어는 약 3억 개 이상이며, 이 중 1/3 이상이 쇼핑 관련 키워드”라며, “네이버페이는 사용자가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서비스”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의 성장비결은 차별화된 서비스에 있다. 먼저, 네이버의 지원으로 네이버에 입점하거나 링크된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경우 금액의 일정 비율을 네이버페이로 적립해준다. 삼성페이처럼 특정 기기가 아니라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며, 네이버 아이디 하나만 있으면 각각의 쇼핑몰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는 신한카드와 연계해 ‘네이버페이 신한 카드’를 출시했는데 해당 카드 이용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네이버페이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오프라인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 네이버 PR팀 김민중 과장은 “네이버페이는 네이버가 보유한 4,200만 명의 회원들이 아이디로 모든 가맹점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결제부터 배송 현황까지 모두 알 수 있게 하는 등 사용자와 쇼핑몰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 결제 서비스의 매력은?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9월 간편 결제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상위 4사의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했다. 설문조사 결과 5점 만점에 ‘결제시스템 용이성 및 대응성’이 4.14점, ‘이용절차 편리성’이 3.84점으로 이 두 부문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간편 결제 서비스의 장점을 묻는 말에 58.3%의 소비자들이 ‘결제 편리성’을 꼽았다. 기존에 사용했던 온라인, 모바일 결제방식은 공인인증서, Active X로 인해 불편함이 컸다. 하지만 간편 결제 서비스는 사전에 설정한 비밀번호 입력이나 지문인식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 결제할 수 있다.
그러나 간편 결제 서비스에도 단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소비자가 ‘결제 범위가 한정적이다’(15.9%), ‘부가서비스나 할인 혜택이 부족하다’(15.2%)는 점을 간편 결제 서비스의 단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단점은 현재 제공되는 간편 결제 서비스마다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부문도 다르고,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결제에 집중해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NFC 결제기가 없는 가맹점에서는 이용에 제한을 받는다.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결제에 집중해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 대부분이 중소형 규모의 쇼핑몰이어서 이 역시 이용범위가 제한적이다. 카카오페이, 페이코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처럼 간편 결제 서비스는 범용성 측면에서 아직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준까지 올라오진 못했다.
또한, 간편 결제 서비스의 보안성 문제도 극복해야 할 단점으로 지적된다. 한국소비자원의 박종호 대리는 “아직 간편 결제 서비스의 보안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보안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상상이 실현되고 있는 순간
간편 결제 서비스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현금과 마그네틱 카드가 결제방식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간편 결제 서비스는 ‘편리함’이라는 가장 큰 매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며 세계적으로 그 활용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가까운 중국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는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온.오프라인 결제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약 8억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북유럽에 위치한 핀란드는 전체 상점의 60%가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들에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간편 결제 서비스 보급은 상당히 뒤처져 있는 편이다.
이에 대해 박종호 대리는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간편 결제 서비스 발전을 장려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의 보급과 성장이 빨랐다”며 “아직 보급률 면에서는 뒤처져 있지만 차차 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편 결제 서비스의 보급은 우리의 생활을 지금과는 다르게 변화시킬 것이다. 이에 대해 박종호 대리는 “결제의 편리성 때문에 사람들이 보다 쉽게 소비생활을 즐기게 되면서 소비가 진작되고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때문에 과소비가 일어날 우려도 있으니 한편으로는 절제된 소비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호식 기자
k1hs114@cbnu.ac.kr
박시형 기자
sh981126@cbnu.ac.kr








김호식&박시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