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고요 오지고요 고요고요 고요한 밤이고요~ 이거레알 반박불가 빼박캔트 버벌진트 버캔스탁인 부분’. tvN의 코미디쇼 <SNL>에서 소개한 신조어의 한 부류인 ‘급식체(급식을 먹는 초.중.고등학생들이 사용하는 신조어)’ 문장이다. 이는 드라마 <구해줘>에서 방언이 나오는 장면에 방언 대신 급식체로 패러디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요즘은 알아듣기 힘든 신조어가 흔히 유행처럼 사용된다. 누군가에게는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어려운 암호로,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용어로 쓰이는 신조어에 대해 알아보자.
신조어 얼마나 쓰시나요?
표준국어대사전(이하 사전)에 의하면 ‘신조어’란 ‘새로 생긴 말 또는 새로 귀화한 외래어’이며 ‘신어’는 이것의 동의어이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조사를 통해 모은 신조어 중 많이 쓰이는 것을 중심으로 심의회를 거친 단어들이 사전에 실린다. 신조어는 이처럼 사전에 등재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전에 등재되지 않고 일부 계층만 알고 사용하는 신조어가 있다. 이 중 기사에서 다루고자 하는 신조어는 후자에 해당한다.
‘스마트학생복’은 지난해 12월 초.중.고등학생 5,450명을 대상으로 신조어의 한 부류인 급식체 사용 실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급식체를 쓰는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쓰다 보니 재미있어서(60.8%)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어서(11.5%) ▲표준어보다 사용하기 편해서(11.4%) ▲친구들이 계속 써서(6.6%) ▲기타(5.2%) ▲우리들만의 언어라서(4.5%) 순으로 답했다.
또한 스마트학생복이 2016년 10월 초.중.고등학생 4,809명을 대상으로 한 ‘10대 언어의 특징인 줄임말과 신조어 사용’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가 일상적으로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시 응답자들은 ‘신조어 사용 이유’로 ▲친구들이 사용하니까(58%) ▲긴 문장을 적는 것이 귀찮아서(25%) ▲재미있어서(10%) ▲유행에 뒤처질까 봐(6%) ▲기타(1%) 순으로 답한 바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학생은 ‘재미와 유행, 긴 문장을 대신한 편리한 사용’ 때문에 신조어를 사용한다.
우리 학교 가을(천문우주학과·18) 학생은 신조어 사용 이유에 대해 “신조어를 사용하면 재미를 느낄 수 있어 계속 쓰게 된다”고 답했다. 또 최서영(러시아언어문화학과·16) 학생은 “하고 싶은 말을 간단하고 빠르게 표현할 수 있어서 신조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마땅히 표현할 말이 없음’을 이유로 드는 학생들도 있었다. 박명철(국제경영학과·13) 학생은 “시대의 흐름과 이슈들을 기성의 언어로는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창석 교수는 “기성세대들이 쓰는 언어를 젊은 세대들이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기성세대의 언어로는 그들의 느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어 신조어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며 “기존에 있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물건이나 현상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발생하기 때문에 그에 따라 사람들의 사고와 감각도 급변해 신조어가 끊임없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언어 파괴일까 언어 진화일까
다양한 신조어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신조어에 대한 의견들은 엇갈린다.
먼저, 신조어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으로는 ‘재밌다’, ‘간편하다’, ‘유대감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신조어로 현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다’ 등이 있다. 가을 학생은 “이미 신조어는 일상생활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 같다”며 “신조어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빅데이터 협동과정 대학원.18) 씨는 “신조어로 많은 사람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 등을 읽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일부 급식체 등의 저급한 신조어들은 국어를 망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의사소통의 도구로 쓰이기 힘들다”는 의견을 전했다.
신조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으로는 ‘국어를 망친다’, ‘조어법 파괴이다’, ‘일상대화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사회적 혼란을 줄 수 있다’, ‘신조어 중에는 반인권적인 것이 많다’ 등이 있다. 김재령(산림학과·16) 학생은 “신조어 중 사람들의 품격을 떨어뜨리게 하는 단어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백은지(지리교육과·18) 학생은 “외래어를 섞어 사용하는 신조어가 많고, 신조어를 쓰게 되면 기성세대와 소통이 어렵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한편, 신조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과정일 뿐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박명철 학생은 “신조어로 인한 국어 파괴와 세대 간의 소통단절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는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예전에 많이 사용하던 ‘고고씽, 오나전’ 같은 말들은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것처럼 지금의 신조어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말로 대체되거나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조어 사용,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신조어는 현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기성세대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새롭게 표현해 준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 조어법과 맞지 않는 것들이 많고, 일부 계층만 그 뜻을 알고 쓰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방해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강창석 교수는 “소통을 위해선 우선 말이 통해야 하는데, 기성세대들이 이해할 수 없는 신조어들이 많아 부모와 자녀 사이 또는 선생과 학생 사이에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소통을 위해서는 기성세대도 신조어에 관심을 갖고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젊은 세대는 신조어를 잘 모르는 어른들과 대화할 때 사용을 자제해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대화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와 사람에 맞춰 언어도 변화해간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신조어를 보며 누군가는 재미를 느끼고 공감하지만, 누군가는 우려와 걱정을 표하기도 한다. 어느덧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신조어. 이제는 조어법에 맞게 그리고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김민정 기자
minjung3898@cbnu.ac.kr
윤이나 기자
inajoa6338@cbnu.ac.kr








김민정 & 윤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