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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채완 & 김하연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정착할 수 있을까?
제 932 호    발행일 :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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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부터 환경부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 대책의 일환으로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규제를 강화했다. 가이드라인이 모호하다는 비판으로 일회용 컵 규제 시행을 하루 늦췄지만 그 후 현재까지도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커피전문점에서는 ‘취지는 좋지만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계도기간을 거치고 있는 ‘카페 내 일회용 컵 규제’에 대한 소비자, 업주, 정부의 입장을 들어보자.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 왜?

  최근 카페에 들어서면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에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이목을 끈다. 카페 내 곳곳에 있는 일회용 컵 금지 포스터와 스티커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카페 내에서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손님과 직원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생기기도 하고, 머그컵에 음료를 마시다가 남은 음료를 일회용 컵으로 옮겨 카페를 나서는 사람도 눈에 띈다. 일회용 컵 규제가 강화되면서 달라진 풍경들이다.
  사실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는 1995년도부터 시행됐지만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에 있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달 2일부터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지난달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가이드라인이 모호하다는 비판에 시행이 하루 늦춰져 2일부터 시행됐다.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1회 이용 인원, 면적, 위반횟수 등을 고려해 5~200만 원 사이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환경부 박정철 사무관은 “플라스틱 컵은 500년 이상 썩지 않아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 점검을 강화하게 됐다”며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15억 개 정도의 플라스틱 컵이 매장 내에서 사용되고 있어 환경보존을 위해서는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일회용 컵 단속, 고민이 많아진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가 시행된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업주들의 불만은 늘어만 가고 있다. 손님에게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 없다고 안내하면 화를 내거나 매장을 나가는 손님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업주들은 정부의 정책을 따르면 손님을 잃고, 손님의 요구를 들어주면 과태료를 낼 수도 있는 딜레마에 처하게 됐다.
  또한 업주와 직원의 업무량이 늘어난 것도 문제이다. 머그컵 사용으로 설거지 거리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잠시 매장에 머물던 손님이 머그컵에 남아 있는 음료를 일회용 컵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하는 일도 늘어났다.
  여기에 일회용 컵 사용량 감소로 기대됐던 비용 절감효과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일회용 컵 대신 사용하는 머그컵이나 유리컵이 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인근에서 P카페를 운영하는 임은지 점장은 “규제가 시행된 후, 일주일에 최소 5개의 컵이 깨져 다음달부터 잘 깨지지 않는 컵으로 교체할 예정”이라며 “업주는 컵을 깨뜨린 손님과 직원에게 보상을 요구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컵을 씻기 위해 사용하는 물과 주방세제의 사용량 증가도 지출로 이어진다. 우리 학교 인근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일회용 컵 사용량이 줄어든 만큼 컵을 씻기 위한 주방세제의 사용량은 늘어났다”며 “환경보존이라는 규제 시행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들은 어쩔 수 없이 정부의 정책을 수용하는 분위기이다. 프랜차이즈협회 대외협력팀 김종백 팀장은 “프랜차이즈는 지역마다 가맹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 가맹점의 실수가 브랜드의 인식을 좌우할 수 있다”며 “협회 측은 이번 규제를 지키기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없으면 정착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에 대한 정부의 취지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김은옥(세종시 어진동·45) 씨는 “카페 직원들이 바쁜 시간에 컵을 깨끗이 닦는지 의문이 든다”며 “청결에 문제가 없다면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규제로 인해 벌어지는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승희(인천시 남동구·21) 씨는 “매장을 나갈 때 머그컵에 먹던 음료를 일회용 컵으로 옮기는 것이 번거롭다”며 “일부 매장에서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할인을 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방식이 전체적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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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취지를 살리려면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라는 취지로 단속이 강화된 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규제의 맹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종이컵, 컵을 덮는 플라스틱 뚜껑, 플라스틱 빨대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규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은지 점장은 “머그잔이나 종이컵에 음료를 담아드려도 손님들의 플라스틱 빨대 사용은 전혀 줄지 않고 있다”며 “집에서 컵으로 물을 마실 때 빨대를 쓰지 않는 것처럼 커피 전문점에서도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A씨는 “최근 여러 카페에서 잠깐 앉았다 가는 손님을 위해 종이컵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일회용 자원 낭비이기 때문에 종이컵,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며 “플라스틱에 의존하는 생활습관이 당장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점진적으로 인식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정철 사무관은 “아직 법률적 근거가 미흡해 우선 규제 대상을 일회용 플라스틱 컵으로 한정했지만 앞으로 종이컵,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 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라며 “이 부분은 차후에 실태조사 등을 통해 면밀히 상황을 파악한 후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형 프랜차이즈 S카페는 오는 10일부터 약 100개 매장에 본격적인 종이 빨대 도입을 위한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환경 보호를 위한 개선책은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단속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규제에 대해 모르고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아직도 많으며, 규제의 시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카페들도 존재한다. 박정철 사무관은 “짧은 계도기간으로 인해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텔레비전 ▲라디오 ▲포스터 ▲스티커 광고 등을 통해 적극 홍보에 힘쓰고 있다”며 “소비자의 인식 변화는 이러한 홍보를 통해 차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 환경공학과 전항배 교수는 “새로운 정책은 처음에는 불편함을 수반하기 마련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간을 갖고 개선하다 보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된다”면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비용부담을 통해 소비자의 사용 자제를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의 편리함 때문에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이 습관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프리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도 지난달 2일부터 단속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회용 컵 규제가 시행된 한 달여의 시간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정책시행이 이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짧은 계도기간으로 인한 홍보의 부족과 규제 범위의 모호함은 규제 시행의 혼란을 야기했다.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채완 기자 kimchaewan@cbnu.ac.kr
김하연 기자 kkhhyy9802@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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