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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치인’의 부재, 청주에서 젊치인으로 살아남기
제 966 호    발행일 : 2022.05.30 


지난 대선, 정치판을 쥐고 흔든 유권자층은  단연 20대 청년들이었다. 중장년층의 높은 투표율 아래, 보이지 않았던 청년 유권자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명 청년 정치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청년을 타깃으로 여러 공약을 만들어내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과는 별개로,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젊은 정치인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젊은 정치인은 도대체 왜 이렇게 없을까? 곧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젊치인’의 부재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젊치인의 부재

  젊치인. 더 이상 한국에서 젊치인은 어색하기만 한 단어는 아니다. 젊치인은 젊은 정치인의 줄임말로, 한국 사회의 젊치인 부족은 오래전부터 계속돼왔다. 국제의원연맹의 <청년들의 국회 참여보고서>(2021)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148개국의 젊은 국회의원 비율은 평균 17.5%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선)에서 당선된 젊치인의 비율은 전체 6%,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이하 총선)에서는 전체 3.7%에 그친다. 이는 세계 평균과 비교해봤을 때도 한참 못 미치는 숫자다. 심지어, 여기서 말하는 젊치인은 만 39세 미만을 의미한다. 우리가 ‘진짜’ 젊치인이라고 느끼는 20대 청년 정치인의 수는 훨씬 적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젊치인 부족 현상은 청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청주시의회 의원 중 만 39세 미만 정치인은 국민의힘 유광욱 의원(34세) 단 한 명뿐이다. 그렇다면 이번 제8회 지선에서는 어떨까? 청주시의원의 경우 총 9명의 젊치인 후보가, 충북도의원의 경우 한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치권 내 큰 영향력을 가진 자리일수록 젊치인 후보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기초의원보다 광역의원에 출마하는 젊치인 후보가 적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자치단체장에 출마하는 젊치인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비교적 젊치인 후보가 쉽게 출마하는 비례대표제도 있지만, 그 수가 적어 많은 젊치인을 배출해내기는 어렵다.
  이러한 젊치인 부재 원인에 대해서는 젊은 청년일수록 경험과 정치적 자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ㅈ(김천 율곡동·23) 씨는 “젊은 청년이 비교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의견에는 공감하지만, 새로운 정치 변화를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의회 황은주 의원도 “젊치인이 절대 선(善)은 아니지만, 5060세대가 국회나 지방의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분명 기형적이다”라며 젊치인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젊치인의 필요성과 해결과제

  그렇다면 젊치인은 왜 필요할까? 이번 지선에서 흥덕구 아 선거구 청주시의원에 출마한 현슬기 후보는 젊치인이 많아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겪어보지 않으면 약자의 소외와 차별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청년이 청년을 제일 잘 안다. 우리나라 청년 정책이 부진한 것은 정치권에 청년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정치인의 당사자성을 강조했다. ㅇ(부산시 동래구·25) 씨도 “청렴함, 소통 능력 등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정치인의 당사자성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1991년생으로 젊치인인 황은주 의원도 “젊기 때문에 사회 변화를 빠르게 느낀다. 그래서 그동안 주요 정책으로 다뤄지지 못했던 기후 위기나 동물권 같은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만들어왔다”라며 자신이 젊치인으로서 가지는 강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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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황은주 의원은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쉽게 참여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정치의 장으로 초대해야 한다”라며 청년의 정치 참여와 관심도를 높여야 젊치인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ㄱ(충주시 연수동·28) 씨 역시 “젊은 유권자의 정치 관심도가 높아져야 한다. 젊은 유권자는 곧 잠재적 젊은 정치인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청년들의 정치 관심도를 높여 젊치인의 수를 늘리려는 긍정적인 움직임도 있다. 바로 젊치인 양성 에이전시인 ‘뉴웨이즈’의 등장이다. ‘뉴웨이즈’의 박혜민 대표는 “젊은 유권자들이 정치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해도 정치를 낯설고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들께 더 쉽게 정치를 설명하기 위해 캐스팅 매니저라는 개념을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캐스팅 매니저는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유권자를 말하는 것으로, 유쾌한 일러스트와 만화를 통해 해당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젊은층의 관심을 유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뉴웨이즈’는 청년이 정치인이 되고자 할 때 관련 정보를 제공해 정치 도전에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돕는다.

청주에서 젊치인으로 살아남기

  앞서 언급했듯 청주 지역의 젊치인은 매우 적다. 그러나 이번 지선에도 용기 내 출마한 몇몇 젊치인 후보가 있다. 이들 젊치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젊치인의 현실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청주시 흥덕구 아 선거구 청주시의원에 출마한 무소속 현슬기 후보와 청주시 기초의원비례대표로 출마한 진보당 이상민 후보와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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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분은 어떻게 출마를 결정하게 되셨나요?

▷현슬기 후보= ‘청주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걔네’에서 대선을 전후로 확대되는 ‘백래시’(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 심리 및 행동을 이르는 말로, 주로 진보적인 사회 변화에 대한 기득권층의 반발을 뜻함)에 대한 잡담회가 있었는데요. 잡담회에서 지방선거 이야기가 나왔고, 여러 회원이 후보로 나서게 됐습니다. 저는 거대 양당이 부추기는 차별과 혐오, 배제에 대해 페미니스트들의 독자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주목받는 걸 꺼리지만, 여럿이 함께 출마하기 때문에 부담을 덜 수 있었고요.

▶이상민 후보= 고등학교 시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했던 게 저의 첫 정치 활동이었어요. 그건 봉사활동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정의로운 일, 정치적인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저도 출마하기까지는 좀 망설였어요. 제가 소속된 소수정당에서 정치인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요. 그래도 다양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알려주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오게 됐어요.

Q.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젊치인으로서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현슬기 후보= 돈과 인맥.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 필수적인 건데, 청년은 돈과 인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니까요. 기탁금은 물론이고, 공보물, 현수막, 선거사무소, 사무원 인건비 등을 감당하려면 끝도 없죠. 또, 무소속 예비 후보가 후보로 등록하려면 관할선거구 내 거주지로 등록이 된 선거권자 5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해요. 타지에서 온 학생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해당이 안 되고, 이름이나 주소를 잘못 기재해서 빠지는 사람도 있어서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이상민 후보= 청년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선거 제도요. 선거 운동을 하는 운동원도 직계 존속, 직계 비속, 배우자만 가능해요. 그러니까 수행원이 가족이 돼야 하는 건데, 저를 비롯한 청년들은 직계 존속이 다른 지역에 살고, 배우자나 직계 비속은 아직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또, 이런 법은 가족이 없는 사람에 대해 고려도 하고 있지 않죠.

Q. 젊치인의 수를 늘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슬기 후보= 선거 제도의 변경이 가장 우선적이고요. 현실적으로는 젊치인을 알릴 수 있는 스피커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충북대신문’처럼 젊치인의 목소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매체가 많다면 더 든든할 것 같아요.

▶이상민 후보= 전반적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청년은 좀 더 공부하고 사회에 쓴맛을 볼 나이지, 정치할 나이는 아니라는 인식. 제가 실제로 선관위에 서류를 전달하러 갔는데, 저를 선거 캠프 직원 정도로 생각하시더라고요. 젊은 사람이 정치하는 것 자체를 어색해하는 거죠.

Q. 젊치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강점이 있다면?

▷현슬기 후보= 정치 경력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기성 정치인들은 ‘표심’ 때문에 눈치를 보지만, 저는 잃을 표심이 없잖아요. 따라서 저는 종교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차별금지법’의 더 빠른 제정을 촉구할 수 있죠.

▶이상민 후보= 일단은 꼰대일 확률이 낮고, 커피를 타오라고 할 확률도 낮고요(웃음). 제가 기득권을 쥔 연령대, 성별이 아니라는 점이 좋은 점이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차별받고, 배제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니까, 저랑 비슷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잘 대변할 수 있거든요.

Q. 당사자로서 우리지역의 청년 정책에 대해 말해볼까요?

▷현슬기 후보= 청년은 모두 ‘취업할 청년’으로 취급받는 것 같아요. 그만큼 청년 정책의 대부분이 취업에만 한정돼 있어요. 하지만 청년은 취업 이전에 안전해지고 싶고, 학업으로 인해 빚더미에 앉고 싶지 않거든요. 청년을 단순하게 바라보지 않고, 직접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자세가 필요해요.

▶이상민 후보=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의 청년 정책 중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게 ‘청년상담센터’ 설립이거든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청년 우울증이나 청년 고독사에 대한 기사가 굉장히 많이 나오잖아요. 기사를 보면 전부 비슷해요. 좁은 방에 이력서와 문제집이 엄청나게 쌓여있고, 냉장고에는 배달 음식이 있고. 한국 사회에서는 “젊은 애가 뭐 벌써 힘들어?”하는 말을 듣기 쉽고, 정신과 상담 이력이 남을까 봐 우려하기도 해요. 그래서 이들을 위한 ‘청년상담센터’가 더 많이 필요해요.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슬기 후보= 페미니즘은 여성의 언어이지만, 궁극적으로 사회의 구조적 차별과 배제에 맞서는 모든 이들과 만나기 위한 지향이에요. 그래서 당당하게 페미니즘 정치를 말하겠습니다. 이러한 저의 정치 도전이 ‘쟤도 출마하는데 나도 해볼까?’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그렇게 더 많은 사람이 정치에 도전하게 되고, 그로 인해 의회의 다양성이 확장되길 바랍니다.

▶이상민 후보= 기득권에게는 ‘비켜!’라고 말하고 싶고요. (웃음) 청년 유권자에게는 ‘내 삶을 정치로 바꾸자’고 말하고 싶어요. 아무리 현실 정치가 답답해도 외면하지 말았으면 해요. 내 삶을 직접 바꿀 수 있는 게 정치니까, 우리가 직접 나서서 나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아야죠.


김혜지 기자
hjisunlose@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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