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강좌의 시작과는 다르게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몇 대의 카메라와 평소엔 보이지 않던 외부인들까지 줄을 서서 기다린다. 어느덧 1층은 학생들로 가득 찼고 2층까지 외부인들로 붐볐다. 연단에는 높은 강단도,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장비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겠다는 소박한 의자 하나와 탁자 하나만이 넓은 연단에 놓여 있다.
물병을 한 손에 쥐고 천천히 등장하고 합장한 후, 그는 조용히 의자에 앉는다.
침묵. 그리고 긴 침묵.
오랜 침묵 끝 첫마디 ‘침묵 속에서 여러분들은 무엇을 생각하셨습니까?’
지난 8일 목요일 오후 4시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옴니버스교양강좌 ‘21세기의 삶과 미래’의 강연에 초청된 ‘명진 스님’의 첫마디였다. 전 봉은사 주지 스님이자 현 시대 가장 ‘뜨거운’ 종교 지도자인 ‘명진 스님’의 강좌 주제는 ‘21세기에는 혁명적 이단아의 길을 걷자’였다. 평소 그가 강조하는 화두 또한 ‘이단이 되어라’이다.
다소 자극적인 ‘이단’이라는 단어를 그는 “관습·전통·고정관념에 대한 배반”이라고 하며 “끝없이 이단을 향해 도전할 때 비로소 해탈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이단’이라는 단어를 재정의했다. 그리고 명진 스님은 우리 학생들에게 “청춘은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권위와 전통에 도전할 수 있는 이단의 정신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라며 “젊은 대학생들이 무조건 남을 따라가는 인생이 아니라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끝없는 물음 속에서 자기만의 인생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진 스님은 우리 학생들과 직접 관련된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살인적인 등록금 때문에 학문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사회는 공정하지 않은 사회다”라며 학생들에게 “공정하지 않은 사회는 분명히 바뀌어야 된다”고 역설했다. 또한, 우리 학생들의 과도한 취업경쟁 등 서로가 서로를 딛고 일어서야 되는 현 사회에 명진 스님은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처절한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경쟁사회이며,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물질적으로 행복을 얻으려 하는 끝없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지금 한국사회의 경제적 부는 골고루만 분배된다면 다들 어지간히 먹고 살 수준이므로 일정 부분 물질이 충족되면 삶의 성찰을 통해서 지혜를 얻어 나가야 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기존의 질서, 가치관을 타파하는 혁명적 젊은이가 되고, 물질을 그 목적으로 삼지 말라”고 당부했다.
명진 스님의 강연을 들은 김하경(컴퓨터교육과·11) 학생은 “강연 이전에는 명진 스님에 대해서 몰랐지만 강연을 듣고 나서 나의 종교가 기독교임에도 충분히 감명 받았고, 특히 ‘내려 놓아라’며 물질주의에 대해 주의하신 부분이 인상 깊었다”고 평했다.
허동훈 기자
huhghiza@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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