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교지편집위원회(이하 교지)가 올해 두 학기 연속 학생회비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다. 교지는 성명문과 대자보를 통해 예산 심의 절차와 학생 언론의 독립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총학생회의 공식 설명과 예산 배분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교지 측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과 9월 10일 열린 예산분배위원회(이하 예분위)에서 교지의 최종 예산 배정 비율은 모두 0%로 결정됐다. 두 학기 모두 5%를 신청했으며, 금액으로는 1학기 약 400만 원, 2학기 약 280만 원이었다. 신청한 예산은 문학 공모전과 백일장 개최, 교지 제작을 위한 취재·촬영·디자인·인쇄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심의 과정에서는 배정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추며 투표했고, 두 학기 모두 0% 배정안이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예분위에는 총학생회장과 부회장, 각 단과대 대표, 총대의원회·총동아리연합회·교지 대표 등이 참여한다.
교지는 1학기 행사를 사비로 진행했다. 2학기에도 예산을 받지 못해 기존 발간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여름방학 중 외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재원을 일부 확보했지만, 이는 예산 심의 과정의 문제와 별개라는 게 교지의 입장이다.
교지가 제기한 문제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사업의 필요성보다 대표 선출 방식과 조직 구조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는 점이다. 교지 측에 따르면, 2학기 예산 심의에서는 교지의 위원장 선출 방식을 바꾸고 중앙운영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또한 총학생회장은 교지 대표가 학우들의 투표로 선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원고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교지 측은 전했다. 교지는 대표 선출 방식은 원고의 객관성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칙 제5장 제59조에 따르면 교지는 편집권을 가진 중앙 자치 기구이며, 제61조 제1항에 따라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전년도 편집위원이 선출한다. 교지 측은 예산 집행에 대해 총대의원회의 감사를 받고 있으며, 이번 예산 심의에서도 예산 사용이나 사업 운영상의 중대한 문제는 지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지가 회의 녹음을 토대로 작성한 전사 자료에는 총학생회장이 교지 대표 선출 방식 등의 개선을 언급하며 “그게 천만 원이든 몇천만 원이든 저희가 다 지원해 드릴게요”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교지는 총학생회장의 요구를 예산 지원의 조건으로 이해했다. 예산 배정은 예분위 투표로 결정되는데, 총학생회장이 지원 여부를 개인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듯한 발언을 해 심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교지 측의 주장이다.
교지는 조직 개편 논의 자체를 편집권 침해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언론의 견제 역할과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학우들과 충분히 논의해야 하며, 이를 당장의 예산 배정 여부와 연결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교지 측에 따르면, 올해 1·2학기 모두 예분위 회의 일정을 사전에 안내받지 못했고, 직접 문의한 뒤에야 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지는 올해 예산 재배정이 아니라, 학우들의 알 권리 보장과 재발 방지를 위해 예분위 회의록과 예산 배분의 투명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본지는 회의 중 총학생회장이 언급한 지원금의 재원(학생회비, 학교 측의 대학 행사 지원금, 외부 자원 등)과 실제 지원 절차를 확인하려고 총학생회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아 답변을 듣지 못했다. 참고로 학생과에 따르면 대학 행사 지원금은 학생 자치 활동을 위해 학생과가 별도로 제공하는 재원으로, 축제·입학식·봉사활동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이 지원금은 학내 예산 심의를 거쳐 배정.전달된다. 학생과는 전달 이후에는 집행에 관여하지 않으며, 총학생회가 지원 목적에 맞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서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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