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산하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지난 달 23일 발표한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이 공개됐다. 국립대 총장 직선제가 폐지되고, 총장에게는 대학운영 성과목표제가 적용된다.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하위 15% 대학은 특별 경영컨설팅을 통해 구조조정되고 이를 불이행할 경우 정원과 지원액이 감축된다. 정부가 이번 방안을 내놓으면서 이달 안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특별관리 국립대 6곳의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알려져 각 국립대학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 방안 중 논란이 되고 있는 핵심 내용은 ‘총장 대학운영 성과목표제 도입’과 ‘총장 직선제 폐지’, ‘하위 15%대학 특별관리’다. 대학 운영 성과 목표제는 총장이 교과부 장관에게 임기 단위(4년) 및 1년 단위의 성과계획서를 제출하고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교과부는 매년 성과계획서의 실적을 ‘아주 미흡’부터 ‘탁월’까지 5단계로 구분해 그 결과를 다음해 대학 예산에 연계할 계획이다. ‘탁월’ 등급을 받은 대학에는 교원 정원도 우선 배정한다. 또한 부산대, 창원대 등 총장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폐해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교수 투표에 의한 총장 직선제를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직선제 대신 임용추천위원회 산하에 내·외부 인사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총장 후보를 발굴하게 할 계획이다. 또 총장 선출에 최종 결정을 내리는 대학의장임용추천위에도 외부 인사를 3분에 1이상 포함시키도록 했다.
또, 하위 15%의 대학을 교육역량강화사업 지표(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장학금 지급률,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등록금 인상수준)로 선발해 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만일, 특별 경영컨설팅의 구조조정 과제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에 대학의 전체 정원을 감축시킬 방침이다.
교과부는 이 외에도 ‘학부 교양 교육 활성화’, ‘학장 및 학과장 공모제 도입’, ‘기성회비 제도 개선’, ‘성과급적 연봉제 정착’ 등 일련의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또한 현재 대학 간 통폐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부실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의 경우, 해당 대학에 별도의 핵심 과제를 선정해 1년 안에 성과를 내도록 하는 등 강도 높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국립대 선진화 방안’이 쉽게 실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진화 방안 핵심내용에 대한 국립대학교 교수들의 반대의견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국립대 전체 예산에서 정부 지원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47.6%(2008년 기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원을 늘려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국립대학교 간의 경쟁과 시장화만 추구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총장의 대학운영 성과목표제가 이미 서울대 법인화법 32조에 포함되어 있어 이번 방안이 전체 국립대를 법인화하고 대학 간의 경쟁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대학교의 총장 선거 비리를 마치 국립대학교 전체 비리인 양 문제 부풀려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는 것은 국립대학교를 교과부 손아귀에서 쥐락펴락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전국 국·공립대학교교수회연합회는 15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과부 장관 면담을 통해 선진화 방안 철회를 요청하고 한달 후에도 일방적으로 추진 시 교과부 장관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는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학교도 하위 15% 대학으로 선정되는 구조조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등록금 인상수준 등 교육역량강화사업 지표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인문대학과 자연과학대학 등 순수학문을 연구하는 단과대학의 경우 학생들의 취업률이 낮다. 게다가 수도권 대학으로의 편입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방에 위치한 우리학교는 재학생 충원율에서 낮은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지난 6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기성회 회계 급여 보조성 경비관련 대학제재 현황 및 2002~2010 국립대 기성회 회계 급여 보조성 인건비 현황'에서 교직원 급여보조성 인건비를 추가 지출해왔던 우리학교가 최하위 등급인 H등급을 받아 국고지원액 3.5% 삭감조치가 예정된 상황이라 ‘하위 국립대’라는 꼬리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교수회장 수학과 오원태 교수는 “그동안 교직원 급여가 타 국립대에 비해 적어 최근 3년동안 타 대학과 동일한 수준으로 올리면서 교직원 인건비의 비율이 급상승해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의 국립대학교 중 제주대를 제외하고 재학생의 수가 가장 적어 재학생 충원율에서도 불리하다는 점을 말하며 “교과부의 이번 방안은 우리학교와 같은 지방대학교에게 불리하고 이 방안이 도입되면 총장들은 장기적인 계획보다 단기 성과에 급급한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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