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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동훈
시골 의사 박경철, 청춘에게 ‘날 선’ 미래를 제시하다
제 838 호    발행일 : 2011.10.15 
‘미래 사회의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강연
유명인사 초청에도 수강생들 여전히 ‘딴짓 삼매경’

 

그의 직업은 여러 개다. 외과 의사, 칼럼리스트, 경제 전문가, 베스트셀러 작가, 라디오 DJ. 다방면으로 활동하여 우리에게 친근하며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불리는 박경철 원장. 그는 이렇게 첫마디를 뗐다.

 “저는 여기서 여러분보다 나은 것이 딱 두 가지 있습니다. 우선 여러분보다 제 머리가 더 크고요, 다음으로 여러분보다 제가 조금 더 오래 살았습니다. 올해 마흔 여덟이니 여러분보다 갑절은 더 살았죠.”

 지난 6일 목요일 오후 4시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옴니버스교양강좌 ‘21세기의 삶과 미래’에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이 단상에 올랐다.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박 원장의 강좌 주제는 ‘미래 사회의 패러다임’이다.

 그는 ‘미래 사회의 패러다임’을 이렇게 소개했다. “전 한국은행 총재 조순 씨가 평생을 고뇌하고 인생의 멘토로 삼았던 것은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에세이 한 편입니다. 왜 그가 짧디 짧은 에세이 한 편을 평생 멘토로 삼았는지 같이 고민해봤습니다. 미국 대공황으로 모두가 절망을 얘기할 때 유일하게 희망을 쓴 경제학적 예언서 같은 짧은 글입니다. 그런데 희망차게 미래를 예견하는 에세이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문제는, 잘 살게 되는 시대가 그대들에게 축복인가.’ 바로 이 구절이 이번 강좌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박 원장은 “경제학의 전제는 우리가 가진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모자람 없이 소비하는 현대인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박탈감은 상대적 결핍에서 오는 것입니다”라며 상대적 결핍감이 어떻게 우리나라를 움직여왔는지 소개했다.

 “1950년대 남북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에 막대한 자본이 들어옵니다. 권력 자본의 자리는 더 이상 농경 자본이 아니라 산업 자본이 차지하게 됩니다. 우후죽순 대기업이 설립되고 급속도로 산업화가 진행됩니다. 절대적 결핍의 시대에서 벗어난 90년대, 내수산업에만 치중하던 여러 대기업들이 몰락합니다. 바야흐로 상대적 욕망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이어서 현재까지 살아남은 최종 승자 기업이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과잉생산, 그리고 과잉소비입니다.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 소비자들로부터 상대적 결핍감을 느끼게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케인즈의 에세이, 마지막 구절을 떠올려야 됩니다. 필연적으로 과잉 엔트로피의 소비는 모두에게 파멸을 안겨줄 뿐입니다.”

 “저물어가는 패러다임에 맞추는 것은 침몰하는 배에 승선하는 것입니다. 스펙을 쌓고 영어점수를 만드는 것은 창의성에 불을 끄고 침몰하는 배에 오르기 위한 발버둥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이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기계를 사람보다 앞에 세운 것이 과거의 그것이라면, 미래는 사람을 기계보다 앞에 세워놓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눈앞의 현실보다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여러분들의 미래입니다. 시대의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는 저이지만, 아직도 미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시한 ‘사람’이라는 패러다임에 대해 여러분 각자가 서너 시간씩 제게 반론을 제기하고 미래에 대해 토론할 수 있어야 됩니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강좌를 들은 서영교(패션디자인정보학과·08) 학생은 “평소 박경철 원장님의 블로그를 자주 접하며 관심이 많았다”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라고 당부하셨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강의 소감과 함께 수강생들의 태도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학생도 있었다. 김수환(컴퓨터공학과·07) 학생은 “수강생은 아니지만 박경철 원장이 오신다고 해서 시간을 내서 강연을 들으러 왔다”며 “대외적으로 유명하신 분인데도 수강 학생들의 반 이상이 졸거나 강연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에 당혹스러웠다며”며 수강 태도가 좋지 못한 학생들에게 실망감을 표했다.

허동훈 기자 huhghiza@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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