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갑작스레 한빛식당(신학생회관 1층)의 백반 메뉴가 찌개 메뉴로 변경돼 우리 학교 홈페이지 개신골 광장과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백반은 학생식당의 다른 메뉴들과는 달리 매일 반찬이 바뀌기 때문에 학생들이 즐겨 찾던 메뉴다. 사전에 별다른 공고 없이, 당일에서야 메뉴변경을 통보해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공주연(수의학과·07) 학생은 “백반을 즐겨먹는 학생으로서, 어느 날 갑자기 백반 대신 찌개가 있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찌개의 가격은 백반과 동일한 2000원으로 약 2주 정도 이런 현상이 계속되다가 현재 다시 백반으로 바뀐 상태이다.
소동의 원인은 학교 식당의 자금난으로 밝혀졌다. 급식실 최현숙 계장은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해 식재료 값이 올라 학생식당 운영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절약방법을 논의한 결과 임시로 메뉴를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반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불만이 많아 이를 수렴해 다시 백반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조합에서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으로 전환되면서 공과금을 학교에 지불해야 하는 점도 학생식당 운영에 영향을 미쳤다. 생협으로 바뀌면서 식당 공간에 대한 사용료는 지원이 되지만 수도세, 전기세 등 공과금은 지원이 되지 않는다. 1년에 약 1억 원 가량의 공과금을 지불해야 하므로 운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됐던 백반 이외에도 한빛식당의 김치볶음밥과 짜장볶음밥에도 변화가 생겼다. 원래 볶은 채소들이 들어있던 밥에 채소가 사라지고 참기름과 소금 간을 한 밥으로 대체됐다. 또한 한빛식당보다 적자가 심한 달빛식당(구학생회관)의경우에는 1500원이었던 라면이 사라지고 2500원 잔치국수가 새로 생겼다. 별빛식당(신학생회관 2층)의 찌개 메뉴는 아예 사라졌다. 최 계장은 “메뉴가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학생들이 혼란을 느낄 수도 있고 다소 부정적인 시선도 있을 것이다. 우선 백반 이외의 변동된 메뉴를 10월 한 달간 시행한 다음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메뉴 변경 말고도 학생식당 측은 절약을 위한 다른 대안을 모색 중이다. 먼저 잔반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빛식당의 경우, 예전에는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김치를 무제한으로 가져다가 먹을 수 있었지만 현재 배식을 하는 형태로 바꿨다. 또한 1회 배식 시 음식량을 이전보다 줄여 학생들이 음식을 남기지 않게 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잔반량 줄이기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최 계장은 “우리 학교에서는 인공조미료를 배제하고 천연양념을 이용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직접조리를 함으로써 건강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계속해서 건강에 좋은 양질의 식재료를 쓰기 위해서는 가격 조정을 해야 할 것 같아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학생식당의 재정난이 심각해질 경우 메뉴가격을 인상하거나 가공식품이나 인공조미료의 사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학생들은 학생식당 식재료의 질과 저렴한 가격 중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 좀 더 구체적인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본지에서 간단한 설문을 실시했다. 지난 18일 점심시간 12시부터 12시 30분 사이에 한빛식당과 별빛식당을 이용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총 239명의 학생들에게 설문해 본 결과 168명(70.29%)의 학생들이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식재료의 질이 좋아야 한다’에 응답했다. 71명(29.71%)의 학생들은 ‘식재료의 질이 낮더라도 싼 가격이어야 한다’에 동의했다. 별빛식당의 경우에는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식재료의 질이 좋아야 한다’에 응답한 학생 수가 ‘식재료의 질이 낮더라도 싼 가격이어야 한다’에 응답한 학생 수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별빛식당을 이용하는 조영선(컴퓨터공학과·10) 학생은 “싼 가격보다는 질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한빛식당보다는 별빛식당을 자주 이용한다. 학생식당이긴 하지만 건강이 먼저이기 때문에 질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백창균(특용식물학과·09) 학생은 “건강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싼 가격이어야 한다”며 다른 의견을 밝혔다. 한빛식당을 이용하는 이준석(의예과·11) 학생은 “내가 먹는 것인 만큼 신경써서 먹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왕 먹는거 질 좋고 몸에 좋은 음식이 좋다”고 말했다. 서환희(영어영문학과·11) 학생은 “가격이 저렴한 것이 학생식당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싼 가격이 아니면 굳이 학교식당에서 먹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학생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올해 초 학생식당을 담당하던 소비조합이 생협으로 바뀌면서 더욱 더 학생들의 후생복지에 앞장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학교 측이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여론을 반영해 하루빨리 학생식당에 대한 논란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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