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경향신문
2010년 10월 23일 사회통합위원회(위원장 고건)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를 거쳐 대학교 시간강사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앞으로 교육과학기술부에 의해 추진될 예정인 이 건의안에는 시간강사의 교원지위 확보, 고용 안정성 확보, 처우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5월 시간강사의 자살 사건 등을 계기로 대학교 시간강사제도의 개선에 대해 많은 논쟁과 논의가 오고갔다. 그렇다면 시간강사에 대한 논란들은 왜 일어난 것일까.
시간강사, 교원 아닌 단시간 근로자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단시간 근로자는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같은 사업장 내에서 근무하는 통상 근로자에 비하여 짧은 근로자다. 즉, 시간강사는 대학교라는 사업장에서 일한다. 교원으로서의 자격은 없다. 이때 교원에 포함되는 전임강사는 한 학교에 전임 근무하는 강사로, 여러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시간강사와는 다르다. 이때 시간강사가 근로자로서 일하는 사업장의 사용자(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를 지칭하는 용어)는 국립대학교의 경우 대학교 총장이다. 사립대학교의 경우 사용자는 학교 법인 자체이고 사업경영담당자는 법인 대표인 이사장이다.
시간강사제도 존재 無, 학교 재량 맡겨 강의료 들쭉날쭉
사실 시간강사제도는 법률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고등교육법에 시간강사는 교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한 내용이 있을 뿐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존재하지만, 시간강사의 수당 및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법률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 따라서 시간강사의 강의시간과 시간 당 수당 등은 각 대학교마다 정해지고 그렇기 때문에 편차가 크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시간강사 강의료는 대학교 재량에 의해 결정된다. ‘대학알리미’를 통해 공시한 전국 국립대학교의 시간강사 강의료를 취재해 분석한 결과 시간강사는 각 대학교의 기준에 따라 1등급에서 3등급까지 나눠지고, 이에 따라 시간강사에게 주어지는 강의료가 달라진다. 등급을 가르는 기준은 법적으로 제시된 것 없이 ‘각 대학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여기서 주의할 점은, 대학에서 강의를 담당하는 시간강사는 전업 시간강사와 비(非)전업 시간강사로 구분된다는 사실이다. 전업 시간강사는 다른 업무에 종사하지 않고 오로지 대학교의 시간강의를 통해 생계비를 마련하는 사람이고, 비전업 시간강사는 다른 곳에서 전일제 업무에 종사하면서 별도로 대학교에 시간강의를 나오는 사람이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전업 시간강사의 임금과 처우 문제이다.
전업 시간강사 3과목 강의에 최저생계비 부족
대학 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전국 24개 국립대학교가 시간강사에게 제공하는 시간당 강의료는 평균 약 4만 980원이다. 하지만 이 값은 전업 시간강사와 비전업 시간강사를 구분하지 않고 더구나 주·야간의 강사료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평균 값이다. 강의료 책정 기준이 학교의 재량에 달려 있어서 구체적인 산정기준이 공시되지 않은 경우 전업 시간강사 강사료의 정확한 평균치를 산출하기는 불가능하다. 우리학교의 경우 전업 시간강사는 1등급에 해당하며 시간당 4만2500원, 전일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강의를 하는 비전업 시간강사는 2등급에 해당하며 시간당 2만7000원을 받는다.
문제는 이때 시강강사에게 주어지는 시간당 강의료를 한 달 급여로 종합해봤을 때,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명시하는 2010년 4인 가구 기준 한 달 최저생계비는 136만 3091원이다. 주요 거점 국립대학 중 시간당 강사료가 가장 낮은 강원대(본교)를 기준으로 예를 들면 3과목을 담당해 주당 9시간 강의하고 시간 당 3만 5000원을 받는 시간강사의 한 달 급여는 126만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시간강사들이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 곳의 강의를 맡고 이곳저곳으로 ‘보따리 장사’를 다닌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던 것이다.
시간강사 강의 담당비율 최대 66%
시간강사는 대학교 내에서 교원과 비슷한 시수 혹은 더 많은 강의를 담당하기도 한다. 사회통합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의 약 7만여 명의 시간강사들이 교양과목의 51%, 전공과목의 36%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대학 알리미에서 제공하는 교원강의담당비율에 따르면 교육대 및 산업대, 사이버대학, 제 2캠퍼스를 포함해 전체 45개 국립대학교 중 전체 강의에서 시간 강사가 담당하는 강의 비율은 최대 66%로 나타났다.
계약기간 한 학기, 항시 고용불안
계약기간 또한 시간강사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대학교가 시간강사와 계약을 맺을 때 계약기간은 보통 한 학기로 정한다. 이때 생업으로 시간강의를 하는 전업 시간강사는 한 학기가 끝날 때마다 계약만기와 재계약문제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조에 따르면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정규직 근로자로 본다. 하지만 같은 법의 시행령 제 3조에 따라 단시간 근로자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때에 따라 단시간 근로가 아닌 기간제 근로로 시간강사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4학기를 연이어 계약한 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강사들을 해고한다. 지난 2009년 8월 12일 고려대학교가 4학기 이상 강의를 담당했던 시간강사 88명을 해고한 것이 그 예이다.
교원 아니라 퇴직금, 4대 보험 제외
시간강사는 정규직 근로자인 교원이 아니기 때문에 4대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4대보험이란 고용보험,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을 뜻한다.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따르면 소정근로시간이 한 달 중 60시간 미만일 경우에는 고용보험법 적용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단시간 근로자는 실업급여와 같은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시간강사는 한 달 중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이기 때문에 직장가입자로서의 자격을 갖지 못하고 지역가입자로 가입을 해야 한다. 직장 가입자일 경우엔 보험료의 반을 사업장의 사용자가 같이 납부하지만, 지역가입자는 보험료를 혼자 납부해야 한다. 국민연금 또한 시간강사는 한 달 중 80시간 미만 근로자이기 때문에 자격미달이다. 산재보험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가입대상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교 직장가입률이
산재보험 72.6%에 그쳐 아직은 부족하다.
이렇게 대학교 시간강사들은 시간강사에 대한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때로는 정규직 교원보다도 더 많은 강의를 하면서도, 대학교 재량에 따라 강의료를 받고 합당한 보장과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국 국립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시간강사들의 현재가 이러하니 사립대학교의 경우 그 상황은 더 심각할 수 있다.
고수진 기자 switch5@cbnu.ac.kr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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