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민주당 당원들이 대전역 앞에서 집회를 갖는 모습 (출처:뉴시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 좌담회에서 대선공약 때 언급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유치 백지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파장을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4월 이후 발족할 과학벨트 추진위원회가 공정하게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학벨트를 충청지역에 유치하겠다는 대선공약을 번복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과학벨트 충청 유치가 대선공약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대해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는) 공약집에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해 공약 파기 논란이 일고 있으며, “선거 유세에서는 충청도에서 표를 얻으려고 (과학벨트 충청 유치에) 제가 관심이 많았겠죠”라고 말해 충청권의 표를 얻으려고 지키기 못할 약속을 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란 2015년까지 3조 5천억 원을 투자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서, 벨트 안에는 세계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 국제과학대학원, 첨단융복합센터와 함께 대형연구 및 분석 장치인 중이온가속기가 입주하게 된다. 핵심 사업으로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 메카로 키울 세종국제과학원 설립이 대표적이며, 물질의 근원까지 연구할 수 있는 중이온 가속기 설치도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과학벨트는 벨트의 중심에 세종국제과학원, 중이온가속기, 산업단지 등이 위치할 거점도시를 건설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전국의 과학 산업 발전 지역을 연결할 계획이다.
과학벨트가 만들어지면 신기술 개발이 가능해지고, 이런 기술개발이 일자리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충청지역 이공계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거시적으로 이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초과학 및 원천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모방 추격형 발전전략의 한계를 극복하고 창조적 혁신주도형으로 전환함으로써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를 기대할 수 있다. 성주연(전자공학과·08) 학생은 “정부의 성급한 정책 발표와 미약한 추진의지로 충청권 지역민과 이공계 학생들에게 혼란을 준 것 같다. 과학벨트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걱정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시종 충청북도지사는 성명서를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오송·오창의 BT·IT산업단지, 세종시, 대덕연구단지를 연계시켜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고자하는 지난번 대선의 충청권 공약사항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과정은 공약의 이행과는 전혀 무관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또한 이 지사는 “우리는 세종시와 관련해 수년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얼마나 국력의 낭비와 갈등을 야기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과학벨트 사업이 또다시 겪을 경우 세종시의 분위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충청권 정서가 요동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과학벨트 입지에 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과학벨트와 관련한 유일한 해법은 공약사항이자 최적지로 평가된 충청권 조성을 통하여 국력 손실을 방지하고, 화합된 정책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므로 조속히 충청권에 입지를 지정하고 하루빨리 사업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번 좌담회를 통해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라는 족쇄가 풀리자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과 포항을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권이 과학벨트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이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를 당론으로 정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남권 국회의원 20여 명이 과학벨트의 호남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면서 당내의 의견 마찰까지 야기하고 있다. 과학벨트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한 대구·경북·울산 등 3개 시·도는 울산과기대와 포스텍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우수인력을 근거로 들어, 향후 중이온가속기까지 대구·경북권에 들어서면 기초과학연구에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리한 입지여건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과학벨트 유치전에 적극적이다. 다만 최근 과학벨트 유치전이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보고 행정기관이 중심이 된 유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는 대신 순수 과학자 중심으로 유치활동을 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남도는 기존의 과학 개발·연구의 거점을 대전·대덕 1극 체제에 창원을 추가해 2극 체제로 다극화하자는 데에 중점을 두어 과학벨트 유치를 하고자 한다. 전북 역시 당장이라도 착수 가능한 땅이 있는 새만금에 과학벨트를 유치하겠다고 나섰으나, 최근 정부가 내륙 지역 선호 움직임을 보이자 제2후보지 착수에 나섰다.
김혜리 기자 aahyery@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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