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8일, 강릉의 대학가 근처 원룸에서 모 대학 재학생 유 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강릉경찰서는 방 안에 번개탄이 피워진 흔적이 있고 출입문과 창문에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으며 즉석복권과 학자금 대출 관련서류가 함께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유 씨가 금전문제로 고민해 왔다는 가족들의 진술과 사건 현장을 토대로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등록금 문제를 걱정하던 대학생이 극단의 선택을 한 것이다. 물가상승에 따라 대학 등록금이 오르고 주택난으로 인해 집값 및 방세 또한 오르면서 대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2010년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4명 중 1명은 등록금 마련을 위해 휴학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나 등록금 문제는 일부 대학생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정부는 3대 서민 정책 중 학자금 대출과 관련해 작년 1월 18일, 국회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작년 1학기부터 ‘든든학자금’이라는 이름으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가 시행됐다. 든든학자금은 ‘공부하는 동안에 학생들도 마음이 든든하고 학부형도 마음이 든든하고, 학업을 돈 때문에 중단해야 할 걱정을 하던 상태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기존의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이 재학 중 이자를 납부하고 거치기간 이후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과 달리, 든든학자금은 졸업 후 일정기간 이상 소득이 발생해야만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상환의무는 본인 소득이 4인 가족 최저생계비의 100%가 되는 시점부터 발생하며 상환율은 20%이다. 든든학자금의 신용기준은 정해진 것이 없어 채무 불이행자라는 딱지가 붙은 학생도 신청이 가능하다. 지원한도 역시 기존의 4000만원 대출한도에서 벗어나 대출 한도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등록금, 수업료, 기성회비를 포함한 등록금 실소요액 외에도 학기당 최대 100만원의 생활비까지 대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는 대출금 외에 연 200만원의 생활비가 무상으로 지급된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엔 등록금 문제로 걱정하는 대학생들을 구원해 줄 것 같은 든든장학금이 그동안 대학생들의 외면을 받았었다. 높은 금리, 복리 이자, 까다로운 지원 자격 수준이 그 이유다.
지난해 1학기 5.7%였던 금리가 2학기부터는 5.2%로 낮춰져 시행됐다. 이는 시중 은행보다 낮은 금리지만, 유럽의 경우 학자금 금리가 1% 내지 2%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든든장학금의 이자는 거치 기간에는 단리의 이자가 적용되지만 상환 기간이 시작되면 복리의 이자가 붙는다. 졸업 후 취업을 하기까지의 이자 역시 총 상환금으로 결정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연봉에 따른 상환액의 변동으로 낮은 연봉을 받을 시에는 상환기간이 길어져 그만큼의 이자가 붙게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학점제한으로 직전 학기 B학점 아래로 떨어지면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내신과 수능이 6등급 미만인 신입생들도 신청할 수 없다. 또, 군복무 기간에도 이자는 부과되므로 남학생들에게는 더욱 불리한 제도다.
하지만, 이러한 든든학자금이 금리가 높고 까다로운 학점 기준으로 대출을 꺼리거나 이용하기 힘든 학생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개선안을 내세웠다. 2011년도 1학기 든든학자금 금리는 4.9%로 작년에 비해 0.3% 하락했다. 정부는 학비부담을 줄여주고자 기업어음증권을 발행해 재원조달 금리를 인하하고 채권발행 비용을 최소화했다. 올해 든든학자금의 또 다른 특징은 특별추천제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특별추천제는 기준 성적을 맞추지 못한 학생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에 따라 신청 직전 학기에 B학점 이상을 받지 못했어도 이전부터의 평균이 B학점 이상이면 총장 이름의 추천을 거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특별추천제 이용은 재학 중 2회로 제한한다. 2011학년도 1학기 든든학자금 대출을 신청한 한 학생은 “시중 은행보다 금리가 낮아 사용을 하기는 했으나, 복리이자로 인해 상환이 걱정된다. 이번에 금리가 낮아져 다행이지만, 복리이자 문제 역시 좋은 방향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복리이자 문제에 관해 시간 흐름에 따른 화폐가치 변화와 납입 유예기간 동안의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지적이라며 개선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
또한, 여전히 B학점 이상인 학생을 대상으로 학자금을 제공하는 것과 군대에 간 학생에게도 이자를 받는 현행 제도에 관한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 21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거나 포기하는 학생이 없어야 한다"며 "든든학자금 제도의 이자율이 적정한지 고민하고 금리 인하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와 한나라당이 대학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2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당정협의를 하고 현 4.9% 수준인 대학 학자금 대출금리를 3% 중·후반으로 1%가량 낮추는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학자금을 대출받은 학생이 군대에 갈 경우 복무기간에는 학자금에 대한 이자를 면제해 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금은 현역으로 복무하는 경우에만 이자 납부를 유예해주고 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이자 납부 유예를 공익근무요원에까지 확대하라고 권고한 데 이어 아예 이자를 면제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학에 내는 기부금도 정치 기부금처럼 세액 공제(10만원) 혜택을 주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OECD 국가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우리나라 등록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문제의 본질인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혜리 기자
aahyery@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