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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소연
당신이 살고 있는 집은 안전한가요?
제 829 호    발행일 : 2011.03.19 
비용 때문에 제대로 갖추지 못한 방범시설
원룸·고시원 등, 화재시 속수무책


 대부분의 원룸 주택들은 값이 싼 알루미늄 재질의 방범창을 쓰고 있다.
 
 
  우리학교는 타지역에서 오는 학생들이 많지만 기숙사의 수용 인원은 턱없이 작다. 더군다나 기숙사는 정원 대부분을 신입생으로 구성하고 있기에 재학생들이 기숙사에 사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재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떠밀려 안전하지 않은 주거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차선으로 택한 것은 자취와 하숙, 고시텔 등. 그러나 과연 이곳은 ‘안전한 나의 방’이 될 수 있을까?
 저벅저벅, 늦은 밤 자신이 사는 건물에서 들리는 작은 발소리에도 홀로 사는 여학생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내 어느 집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발소리가 잦아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수차례.
 최근 5년 사이 살인과 강도, 성폭행, 절도, 폭력의 5대 범죄발생률이 20%나 증가했다.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흉악한 범죄가 보도되고 타지에 나와 혼자 살아가는 학생들은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다. 특히 우리학교 근처는 유흥가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져만 간다.
 자취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선택하는 원룸 건물은 1층에는 치안을 위해 방범창을 설치하지만 2층부터는 방범창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더욱이 건물 외벽에 가스 배관이 노출된 곳도 많았다. 집안으로 침입하여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범죄에 가스배관이 이용된다. 범인이 배관을 타고 집안에 침입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방범창이 없는 집의 경우 침입하기 더욱 쉽기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스배관으로 침입하는 범죄가 늘어나자 배관 주변을 미끄러운 알루미늄 판으로 싸 범인이 올라가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배관 중간에 철침판과 같은 방범시설물을 설치해 집 내부로의 침입을 통제하는 방법이 사용되고는 있지만 비용 상의 문제로 학교 주변의 주거건물에서는 대부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학교 후문에 위치한 한 원룸 건물은 1층은 기둥만 서는 공간으로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2층부터는 방들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건물은 범죄자가 배관을 타고 기어 올라 갈 수 없게 하기 때문에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 하지만 건물주 입장에서는 1층에 방을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이익도 줄어들어 선호하지 않는다. 이러한 범죄 예방형 건물이 많지 않은 이유다. 
 방범창이 있다 하더라도 문제는 심각하다. ‘무늬만 방범창’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건물에 쓰이는 방범창의 금속 틀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다. 차체에 쓰이는 것처럼 강하고 값이 비싼 알루미늄이라면 치안에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방범창으로 쓰이는 대부분의 알루미늄은 속이 비어있어 재질이 아주 약하다. 흔히 사용하는 절단기로 알루미늄 방범창은 쉽게 잘라 낼 수 있을 정도다. 절단기가 아니더라도 맨손으로도 쉽게 힘을 가해 구부릴 수 있는 허술한 방범창까지 있어 방범창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범창들은 외관으로 보기에는 녹슨 부분 하나 없이 멀쩡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안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청주 흥덕 경찰서 사창지구대의 송석원 경장은 “설치되어 있는 방범창을 뜯어내고 일어나는 범죄가 많으므로 무엇보다 문단속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또한 항상 주위에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친구들을 파악해 어려움에 처해 있을 경우 재빨리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부했다. 
 학생들이 살고 있는 곳의 문제는 ‘치안’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화재에 대한 위험에도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의 원룸 건물은 화재경보기나 소화기를 구비하고 있지 않았다. 가정주택에 방을 얻어 사는 경우도 소화기가 있는 곳이 없었다. 설사 소화기가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소화기를 점검하지 않아 소화기가 작동되지 않는 곳도 많았다.
 문제가 더욱 심각한 곳은 최근 들어 많은 학생들이 살고 있는 고시원, 고시텔, 리빙텔 등의 ‘준주거 주택’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곳은 학생들이 공부를 위해 거주하는 곳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에는 자취나 하숙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편의상의 이유로 주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학교 역시 주변에 준주거 주택이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이곳에 거주하는 학생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건물들 중 대다수가 소방법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 못한 것이 실정이다. 완강기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많을 뿐 더러 비록 완강기가 설치돼 있더라도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곳은 드물었고, 주거하는 학생들이 이용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소화기 역시 장비노후와 관리미비로 사용할 수 없었다. 또한 제연설비가 돼 있지 않은데다가 창문마저 제대로 없는 곳이 많아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러한 준주거 주택은 좁은 공간에 많은 세대수가 살고 있어 자칫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할 경우도 있다.
 소방법에 따라 이 같은 건물은 피난기구나 비상구, 비상벨을 설치하고,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 또는 준불연재로 실내장식물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살고 있는 대부분의 준주거 주택에 이 같은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고시원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예방이 어렵고 인명피해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작년에는 고시원의 화재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6층 이상의 건물에만 적용되어 학교 주변에 위치한 6층 미만 대부분의 고시원 건물은 여전히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남소연 기자 suwon199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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