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출입국 ‧ 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130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 인구를 4800여만 명으로 보면, 100명 중에 3명은 외국인인 셈이다.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2004년)와 중국동포 대상 방문취업제(2007년)의 도입의 영향으로 외국인 수는 연간 약 10만~15만 명씩 급격하게 늘어났다.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외국인의 수가 늘지 않은 적도 있으나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늘어나는 외국인과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제정된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따라 ‘세계인의 날’을 기념일로 지정했다. UN이 정한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은 5월 21일이나, 우리나라는 부부의 날로 지정돼 있어, 하루 전날인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선정했다. 2007년 제정 후 2008년 5월 첫 기념식이 개최해 우리나라는 올해로 네 번째 세계인의 날을 맞았다.
네 번째 세계인의 날.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한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한국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22일 청주시가 후원하고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가 주최 ‧ 주관하는 청주시 세계인의 날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들을 만났다. 3년 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다는 중국인 순슈리(모충동 ‧ 37) 씨는 “한국 생활이 처음에서 당황스럽고 막막했다. 그러나 비슷한 외모 때문에 차별을 느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어려웠던 일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차별은 느낀 적이 없으나, 어눌한 말투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질 때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는 상황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10년 전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오게 된 필리핀인 윌마(청원군 ‧ 42) 씨는 “한국인은 친절하기는 하나 서로 간섭을 한다. 필리핀과의 문화 차이인 듯하다”며 나라간의 문화 차이 극복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에게 한국말을 배우라고만 할 뿐, 정작 한국인들은 우리의 문화나 언어를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국제결혼으로 한국으로 들어와 8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는 베트남인 남수양(청원군 ‧ 31) 씨는 “언어도 물론 어려웠지만, 어른을 모시고 한국음식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게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언어로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의 대부분은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일정기간 한국어를 배운 뒤 독학을 하게 된다. 한국인의 인식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없었냐는 질문에 남수양 씨는 “이웃 아주머니께서 ‘네 나라가 못살아서 여기로 시집왔느냐, 베트남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을 들을 때 속상했다. 나 하나로 끝나면 괜찮지만, 자식들이 같은 말을 듣고 왔을 때의 기분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결혼이주민은 14만 명을 넘었으며, 다문화 가정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인에 대해 인식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인식의 변화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고은영(50) 씨는 “한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사라진 듯하다. 그러나 외국인 3명 중 1명은 아직도 인종차별을 느끼고 있다”며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잘못된 시선을 지적했다. 이주민이 겪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어문제가 가장 기본적이고, 그 다음이 경제적 문제이다. 또한, 국제결혼 여성의 경우 자녀교육문제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각 지역의 센터가 나서 언어교육, 한국사회교육, 직업교육의 순으로 이주민을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고 대표는 국제결혼을 통한 자녀들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이제 국제결혼 2세들이 청소년이 됐다. 아직 드러나고 있지는 않으나, 그들이 받는 차별에 대한 불만이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공교육 안에서 소통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치원 때부터 다문화교육이 필수적으로 다뤄져 초등학생들이 틀린 것과 다른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복지적 관점에서 외국인을 바라보려 하지만, 이 역시 외국인을 소외계층으로 분류하는 차별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