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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소연
‘예수천국 불신지옥?’ 거리에 울리는 그들만의 불편한 믿음
제 835 호    발행일 : 2011.08.30 
몇몇 기독교인들의 배타적인 신앙 활동 심각한 수준
“타 종교와의 화합으로 기독교인의 배타성 극복 필요”

 골목마다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빨간 십자가가 놓여 있고, 전 국민 4명 중 1명이 기독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다. 신도 수만 해도 천만 명이 넘다보니 잡음이 끊일 새가 없다.

 특히 몇몇 기독교 신도들의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타 종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맹목적인 신앙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제는 이미 일반인들마저 이 같은 기독교인들의 배타성을 끔찍하게 여길 정도다.

가령 한 유명 목사는 일본 지진 해일이 ‘우상 숭배’ 때문이라고 했다. 본인 것도 아닌 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한다고도 하고, 어떤 시장들은 기독교인만의 거룩한 도시(聖市)가 되어야 한다고 성시화(聖市化)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말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사찰에 들어가 갖가지 저주의 말을 쏟아내고, 우상이라며 단군상이나 불상의 목을 쳐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염불을 외우고 있는 스님을 농락하기도 하고, 산중 석불에 시뻘건 페인트로 십자가를 덧칠해 놓기도 한다. 몇 년 전에는 조계사 대웅전 불전함에 여의도 모 교회에서 제작한 ‘세계선교헌금’, ‘십일조헌금’ 등 헌금용 봉투 5장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 가운데 한 장에서는 ‘예수 믿으면 천국, 불신자는 지옥. 아멘’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타인을 고려하지 않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배타적인 믿음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집 문을 두드리면서까지 설교를 하는 기독교인들도 있거니와 바삐 가는 사람을 붙잡고 성경구절이 적힌 전단지를 나눠주며 전도를 멈추지 않는 신도들도 있다.

 지난 10일,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창신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대낮부터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 중년의 여성이 돗자리를 펴고 3명 가량의 초등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 귀를 기울이니 중년의 여성은 근처 교회의 전도사로, 초등학생이 듣기에는 다소 과격한 언어로 선교를 하고 있었다. 초등학생들은 ‘교회에 다니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 ‘지옥은 불구덩이라 매우 뜨겁고 고통스러운 곳이다’라는 말에 겁에 질린 표정으로 중년의 전도사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었다.

하루 이틀이 아닌 듯 했다. 학부모 이광진(38) 씨는 “집이 바로 앞이지만 애들이 마치면 바로바로 데리러 간다. 요새 학교에서 선교하는 전도사들 때문에 애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이다”라며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수영(35) 씨 또한 “집안 대대로 불교였지만 요새는 아이들이 이상한 소리를 듣고 와 교회를 가자고 자꾸 투정을 부려 난감하다”고 말했다.

 전도사 이 모 씨는 “어린이들이야말로 가장 순수한 존재이니만큼 예수님의 말씀을 전달하고 싶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을 뿐이다”라며 악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반박하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지난 24일 서울 명동에서도 성경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명동은 매일 약 10만 명의 인구가 다니는 번화가 중 번화가다. 특히 한국의 관광지로 알려진 터라 수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복잡한 명동 한복판에는 빨간 페인트로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 적인 피켓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자세히 귀기울여보니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녹음된 테이프까지 틀어놓고 전도를 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대화소리와 여러 가게들의 호객 소리에도 불구하고 단연 튀는 것은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이 소리다. 이 옆을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귀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기도 한다. 이쯤 되면 순수한 전도행위가 아니라 가히 공해 수준이다. 지하철 안이나 시내 중심거리에서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노방전도다. 상당수 시민들은 ‘요란한’ 그들의 출현에 인상을 찌푸리고 일반 성도들도 그들의 선교 방식에 역효과를 우려한다. 그래도 전도사들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당당하게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친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 전도 중인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놀랍게도 한 교회의 집사였다. 일주일 중 주일 빼고는 매일 나온다는 그녀는 유동인구가 가장 많을 시간인 저녁 무렵 3시간 동안 이렇게 전도를 한다고 한다. “5~6년 전부터 길거리에 나와 전도하기 시작했다. 불신이 팽배한 현대사회에 하나님을 믿어야 천국에 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나오게 됐다”며 노상전도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덧붙여 “물론 이 같은 전도방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편견을 버리고 귀를 잠시만 열었으면 좋겠다. 우리들의 소리를 들은 누군가는 반드시 하나님을 알게 될 것”이라며 노상전도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명동을 자주 방문한다는 류화영(24) 씨는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하는데 저렇게까지 전도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그들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듣는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같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도를 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에 대해 정작 기독교내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개신동에 위치한 한 교회의 목사는 “일부의 광신도적인 모습을 보며 다수의 기독교를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다.

 총신대학교 신학과 박희석 교수는 “대체로 전도하는 개인에 따라 전도 방법이 다르다. 개인마다 다른 전도방식을 무조건적으로 잘못됐다고 폄하할 수는 없다. 그러나 듣는 사람이 불편해 한다면 공해가 될 수 있다”라며 “어떤 사람은 그 한 마디의 외침을 듣고 회심하고 생활의 변화를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도자는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전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조언했다. 뒤이어 바람직한 기독교 모습에 대해 “신앙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상생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독교는 어느 민족, 국가에서나 그 민족과 국가에 헌신하고 발전을 위해 봉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남소연기자 suwon199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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