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사회
사회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남소연
허공에 울려 퍼지는 이 시대 전태일 외침 …노동자 처우 개선은 여전히 진행 중?
제 836 호    발행일 : 2011.09.17 
갈수록 심각한 비정규직 차별대우
근로기준법 무시하는 사업장도 여전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40여 년 전, 22세의 한 청년이 서울 청계천의 다리 위에서 생을 마감했다. 불속으로 사그라지는 그의 두 손에는 당시 대다수 사업장에서 지켜지지 않았던 ‘근로기준법’이 놓여 있었다. 이 청년은 바로 아름다운 청년으로 기억되는 전태일. 그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아들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노동자의 어머니로 살며 노동운동에 힘썼다. 지난 3일 이 여사도 아들 곁으로 떠났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도,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도 눈앞에 놓인 비참한 노동현실에 분개하며 그들의 생애를 바쳤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많은 노동자는 기본적인 근로기준법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이 시대의 전태일은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현재, 노동현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비정규직의 양산이다. 비정규직 규모(2011년 3월 기준)는 무려 577만 명에 이른다. 이는 경제활동인구 1700만 명의 33.8%에 해당된다. 하지만 건설현장 일용직까지 합칠 경우 전체의 50.4%인 859만 명으로 늘어난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는 곧 앞으로 사회에 나갈 우리 대학생들의 2명 중 1명은 88만원 세대로 밀릴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비정규직은 임금과 근로조건의 차별 그리고 고용불안에 상시적으로 노출돼있다.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월평균)은 정규직에 비해 47.8%에 불과하고, 비정규직의 사회보험가입률은 40%도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사회안전망의 보호도 취약하다. 또한 정규직 유지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비정규직의 유지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즉,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진입은 어렵지만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의 이행은 쉬운 구조로 변화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문주 정책실장은 “노동시장 안에서 가장 큰 문제는 비정규직 차별문제”라며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차별과 고용불안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고용형태가 다양화되면서 결국 정규직도 비정규직이나 실업자 군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충고했다.
편의점이나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오늘날의 전태일 또래들에게는 시간당 최저임금도, 야간수당도 법에만 존재한 채 현실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사창동에 위치한 한 PC방에서 근무하는 최소정(21) 씨는 오후 10시부터 그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시간당 3800원을 받고 근무하고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인 4320원에 턱없이도 부족한 금액이다. 특히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22시~06시 사이의 야간근무는 통상임금의 1.5배를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주간아르바이트생과 동일한 3800원을 받고 있다. 최 씨는 “돈을 벌어 등록금에 조금이라도 보태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며 “최저임금이 4320원이라는 것도, 야간수당을 더 받아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PC방은 일이 비교적 쉽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맞춰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 씨는 “사장님께 최저시급을 달라고 말해봤지만 결국 아쉬운 쪽은 일자리가 필요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는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역시 힘든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3000원 대의 시급을 받고 일하고 있다. 학교 근처의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 학생은 “여러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최저임금을 지켜주는 곳은 없었다”며 “특히 편의점은 학생들의 수요가 높은 아르바이트 자리이기 때문에 적은 돈을 받아도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은 규모의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노동현실은 더욱 암담하기만 하다. 이들에게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노동시간, 휴일근무·연장근무에 대한 임금, 최저임금 등은 그림의 떡이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김홍진(27) 씨는 “하루에 12시간 씩 주·야간 2교대로 일을 한다. 법에 규정된 노동시간을 초과할 시에는 노·사간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근로계약서를 쓸 때 그런 이야기는 서로 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공장의 특성상 잔업이 많아 연장근무나 휴일근무를 하게 될 경우가 많지만 지정된 임금을 받아본 적이 없다. 심지어 추석연휴에도 추가수당 없이 근무를 해야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처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점차 우리나라의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체를 외면하자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체인력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 역시 심각하다. 같은 업체에서 일하는 중국인 왕신우(24) 씨는 “이곳에는 한국인 노동자 보다 주로 중국인이나 중동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근무환경에 대해 불만은 없냐고 묻자 “중국에서 일하는 것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외국인이라 알아듣지 못하는 줄 알고 함부로 막말하는 사장들이 많다”며 “어떤 공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도 한다. 또한 일을 더 많이 시키고, 조금만 잘못해도 손찌검을 하려고 하는 등 기본적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털어놨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부르짖었던 70년대에 비해 2011년 현재의 노동현실은 분명 나아진 부분이 있다. 경제성장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던 노동자들이 인권을 보장받고, 저임금계층이었던 블루칼라 노동자들 중 일부가 중산층으로 상승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이다. 그러나 이 시대 전태일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더불어 세상의 무관심이란 벽 역시 여전히 높다.
남소연 기자
suwon1995@cbnu.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사회 More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구사일생한 홈플러스, 현장은 ‘반쪽 정상화’
2026년 되찾은 노동절, 2026년 되찾은 노동절,
늘어나는 불법 온라인 도박, 청소년이 위험하다
돌보는 사람들의 하루, 충북재활원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연애도 직장도, 사람 대신 AI와 고민 상담하는 청년들
현도면 재활용선별센터, 절차 논란 속 주민 반발 지속
<현장르포> 국회를 향한 조리실무사의 외침, 학교비정규직...
그땐 몰랐던, 급식 노동자 이야기
부당해고 판정에도 움직이지 않는 KBS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