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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소연
자전거를 탈 수 없는 청주시내 곳곳의 자전거 도로 “인도야? 자전거 도로야?”
제 839 호    발행일 : 2011.10.15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 위험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전용도로’가 무색한 무심천 자전거 전용도로도 위험천만

 

바야흐로 ‘천만인의 자전거시대’가 열렸다. 최근 환경보존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으로써 자전거가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자출족)’을 흔히 볼 수 있고, 자전거 여행자들이 줄을 잇더니 드디어 자전거로 전국일주도 가능한 시대가 됐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여러 도시들이 앞다투어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있다. 정부 또한 2019년까지 1조 2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순환 자전거 도로망을 건설하고, 이후에는 내륙 연계망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청주시도 ‘녹색수도’의 명성에 걸맞게 자전거 이용의 생활화를 위한 여러 사업에 착수했다. 그 내용의 주요 골자는 ▲자전거 전용 교통표지, 신호체계, 정보체계 구축 ▲자전거 인프라 구축 ▲정확한 교통수요 예측을 통한 대중교통과의 연계성 파악 ▲자전거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이다.

 이 같은 용역은 다음해 1월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청주시의 자전거 이용은 한층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 기존의 자전거 도로도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자전거 도로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청주시에는 413.46㎞구간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가 갖춰져 있으며, 약 4850대의 자전거 거치대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이 가운데 자전거 전용 도로인 무심천 하상 자전거 전용도로 16.8㎞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모두 인도 위에 설치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다.

 실제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중에는 사람이 다니는 인도 한 가운데 만들어져 자전거 도로라는 이름이 무색한 곳도 있었으며, 자전거 대신 오토바이나 자동차 행렬이 늘어서 주정차 장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인도와 함께 마련된 자전거 전용 도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주시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는 도중에 끊기는 길이 많이 있고, 보행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또한 자전거 도로가 너무 좁아 대부분 보행로에서 자전거를 타다보니 보행하는 사람들과 부딪히는 아찔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좁은 도로를 나눠서 사용하니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 모두 ‘위험하다’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학교 후문인 개신동에서 모충동으로 이어지는 구간에도 자전거 도로가 설치돼 있다. 역시 인도 가운데 자전거 그림을 그려놓고 보행로와 색깔을 달리 표시해 놓은 것이 고작이다. 그마저도 오래돼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와의 구분이 희미해져있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 곳이 자전거 도로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김경수(40) 씨는 “이곳에 자전거 도로가 있었는지 몰랐다”며 “색이 많이 바래서 평소에 크게 의식하지 못했다. 자전거로 등교하는 학생들도 차도로 다니기도 하고, 보행로 자체도 좁아 당연히 인도로만 쓰이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곳은 우리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많은 초·중·고등학생 및 타 대학 학생들 역시 등교하면서 이용하는 도로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차돼 있는 오토바이와 가로수,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으로 인해 학생들은 주로 차도를 이용해 자전거를 탄다. 서원대학교에 재학 중인 신지은(22) 학생은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고 등교한다. 인도에 자전거 도로가 있긴 하지만 아침시간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 오히려 불편하다. 오히려 차도로 다니는 것이 간편하고 빠르다”고 말했다.

 직접 자전거를 타고 개신동과 모충동을 다녀본 결과 10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자전거 도로에서 멈췄다가 다시 페달을 밟기를 반복한 지도 수차례였다. 도로 폭 자체가 좁을 뿐더러 불법 주정차와 불법 입간판 때문이었다. 비단 이 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창사거리에서 무심천 사이의 자전거 도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자전거 도로가 중간 중간 끊겨 차도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청 근처의 자전거 도로도 수많은 보행자들과 불법 입간판, 불법 주정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서청주 톨게이트 부근의 자전거 도로는 보도블록 곳곳이 파여 있어 자전거를 타고 이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전거이용자뿐만 아니라 보행자마저도 위험한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이렇듯 상당수 자전거도로를 비체계적으로 설치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김도진(28) 씨는 “인도에 설치되는 자전거 도로는 이용률이 적을 수밖에 없다. 속도를 낼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자전거가 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차도를 이용한다. 차라리 자전거 도로를 차도에 설치했으면 더 많은 이용자들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시 내에서 자전거 도로가 가장 잘 정비돼있는 곳은 단연 ‘무심천 자전거 전용도로’다.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무심천을 끼고 달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인만큼 보행로와 인라인 스케이트 연습장, 자전거 도로가 명확히 구분돼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도 여전히 문제는 있었다. 좁은 면적의 자전거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자전거 도로에 왕복노선이 같이 있다. 반대방향에서 오는 자전거가 있다면 자전거 운전자는 보행자 도로나 인라인스케이트 연습장을 침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행자 도로 역시 좁아 보행자들이 자전거 도로를 침범하는 일이 잦다. 이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매일 저녁 무심천에서 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한다는 정지혜(45) 씨는 “확실히 다른 자전거 도로에 비해 무심천 자전거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단지 도로 폭이 너무 좁아 밤에는 반대 방향에서 오는 자전거와 부딪히거나 옆의 보행로에서 운동하는 사람과 충돌하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전거 도로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청주시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청주시청 도로과 이현숙 직원은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무심천 자전거 전용도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가 도시계획 이전에 세워졌기 때문에 설계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며 “현재 시 자체적으로 인도와 자전거 도로를 분리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차도의 일부분을 줄여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는 ‘도로 다이어트’ 사업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건의하기는 하지만 청주의 상황상 차선을 줄여 자전거 도로를 설계할 만큼 넓은 차도가 없다. 또한 현재 도로 다이어트 사업을 추진한 다른 시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다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설치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또한 이 씨는 “자전거 도로에 대한 시설상의 문제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식이다.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 스스로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소연 기자 suwon199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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