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현재 사교육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출생부터 대학 졸업까지 자녀 1명에게 들어가는 양육비가 평균 2억 6000여만 원에 이를 정도다.
조기 사교육을 받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더니 이제는 초등학교 입학 전의 어린이들마저 유치원이라는 사교육장에 내몰리고 있다. 올해 초, 한국개발원은 유아의 99.8%가 사교육을 받고 있고, 유아 1인당 교육비는 월평균 40만원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본래 유치원은 초등학교 입학 전 영유아들의 나이에 알맞은 교육과 보육을 담당하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유치원은 조기교육의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영어 유치원이다. 영어 유치원은 ‘유아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정식 유치원이 아닌 학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미 몇몇 지역에서는 영어 유치원이 일반 유치원의 역할을 대신하는가 하면, 영어 유치원의 인기에 밀려 문을 닫는 일반 유치원이 많아지고 있다. 대다수 학부모들이 조기영어교육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영어 유치원의 월 평균 교육비는 59만 원이 넘는다. 이는 일반 유치원 교육비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높은 교육비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유치원에 등록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하며, 고가 영어 학원은 매년 대형화되는 추세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YBM ECC 영어 유치원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오전 10부터 오후 3시까지 모든 과목을 영어로 배우고 있다. 영어문법, 영어작문, 영어독해 수업은 물론이고, 체육과 미술마저 영어를 통해 배우고 있다. 영어 유치원의 이은영 교사는 “주변에 영어 유치원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일반 유치원이 아닌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추세다. 언어는 조기에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원어민과 함께 현지 방식 그대로 수업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유창한 언어실력을 획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유치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글을 채 익히지도 못한 영유아들이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은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나 일본어 등 제2외국어, 한자학습, 수리학습 등. 대다수의 사립 유치원이 시행하는 교육과정이다.
실제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청주유치원’에서는 언어활동으로 영어회화, 일어회화, 중국어회화를 교육과정에 포함하고 더불어 한자 학습과 함께 시조를 가르치고 있다. ‘청주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김미정(36) 씨는 “아이가 배우는 것이 많다고 느끼지만 요즘처럼 교육이 중요한 시대에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다른 아이들도 이 정도는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공립 유치원은 영유아들에게 지나친 학습을 시키기보다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예절이나 또래 간의 놀이를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교육을 시행하면서 사립 유치원에 비해 교육비까지 저렴하다. 하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해 공립 유치원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서원대학교 유아교육과 이윤옥 교수는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못한 만 6세 이전의 아이들에게는 지나친 학습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오감활동 및 신체활동, 예절 및 도덕 교육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사교육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부모 또한 아이들이 좋은 학습 경험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남소연 기자 suwon199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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