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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소연
재택알바의 달콤함 뒤에 숨겨진 신종 다단계의 유혹
제 840 호    발행일 : 2011.11.11 
대학생 및 주부 대상으로 금전적인 피해 심각
개인 스스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 접어야

 ‘하루에 1~2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간단한 재택업무로 학비를 마련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택알바 홍보문구다. 누구나 간단한 방법을 통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문구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구미를 당기게 한다. 특히 원하는 시간대에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컴퓨터만 있으면 ‘일한 만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의 홍보로 대학생, 주부 등이 쉽게 유혹의 덫에 걸리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재택알바’라는 단어를 검색하기만 해도 수백 개의 홍보글이 쏟아져 나온다. 심지어 우리학교 홈페이지와 대표카페에서도 빈번히 볼 수 있다. ‘편하게 돈 버는 방법’이라던지 ‘간단한 문서작업 알바 구함’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클릭하고 들어가보니 모두 P업체 홍보글이었다.

 P업체는 실제 2005년 설립된 이후 전체 155,764명의 홍보사원(업체의 표현으로 ‘딜러’)를 두고 있으며, 하루에만 100여 명 이상의 딜러들이 가입하고 있다. 이들이 각종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SNS를 통해 P업체를 홍보하고 있었다. P업체는 주요 일간지와 케이블TV에 나올 정도로 관련 업계 1위를 자랑한다. 그만큼 회원들의 신임도 두터운 듯 보였다. P업체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올 때면 수많은 딜러들이 P업체를 옹호하며 ‘제 식구를 감싸는’ 행태까지 볼 수 있다.

 각종 사이트에 적힌 그대로 ‘시간날 때 컴퓨터를 통해 홍보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실제로 전화문의 후 회원가입을 해보니, P업체의 딜러가 되는 방법은 간단했다. P업체에 회원가입을 한 후 딜러신청을 하면 1시간 이내에 P업체 직원에게서 전화가 온다. 수익에 대한 안내와 업무방법을 설명해주기 위해서다. 업무방법에 대해 듣다보니 딜러들이 홍보해야 하는 것은 바로 해당기업인 P업체 자체에 대한 홍보였다. 이렇다보니 각종 포털사이트에 끊임없이 P업체 재택알바에 대한 홍보글이 올라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딜러들의 수익은 어떻게 창출할 수 있을까. 자신이 올린 홍보글을 통해 P업체 사이트에 다른 사람이 가입해 또 다른 딜러가 되면 나에게 수당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딜러가 하는 일은 간단했다. 우선 자신의 전화번호가 포함된 홍보글을 올리고, 그 홍보글을 보고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이 딜러에게 전화하면 간단히 이름, 나이, 연락처를 물은 뒤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만 하면 된다. 업체 측의 설명으로는 나의 홍보를 통해 한 사람이 가입함으로써 내가 얻을 수 있는 총 수당은 28만 원. 언뜻 보면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이 보인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딜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지원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말이 지원이지 딜러 스스로가 시중 가격보다 비싼 값을 지불해 나가면서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구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형 다단계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원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회사에서 요구하는 휴대전화를 구매해야 하며, 휴대전화를 사는 동시에 파는 홍보사원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업체에서는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하지 않았고, 일반적인 다단계와는 수익 배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P업체의 상담직원 한지혜 씨는 “열심히만 하면 누구든지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신형 다단계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나 실제 딜러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을 보면 모두 열심히 노력해 수익을 얻는 분들이 많다. 한명만 유치해도 각종 수당이 생겨 휴대폰 요금을 낼 수 있다. 손해를 보는 딜러들은 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며 잘라 말했다.

 P업체는 사실 이동통신기기판매업을 하고 있다. 딜러들이 의무적으로 사게 되는 휴대폰과 인터넷 설치를 대가로 이동통신사 업체에게 리베이트를 받고, 그 돈으로 P업체와 딜러들이 나눠 갖는 식이다.

 돈을 번 일부 딜러들도 있다. 대부분이 초창기에 뛰어든 딜러들이다. 방송출연도 할 만큼 유명 딜러인 이설희 씨는 “자신만의 특화된 방법으로 홍보를 한다면 어렵지 않은 재택 알바다. 다단계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일한 만큼 고소득을 얻을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딜러들은 실적은 커녕 손해만 보고 있다. 다달이 발생하는 휴대폰 할부금액과 요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딜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주부 이상화 씨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재택알바를 시작했다. 아무리 홍보글을 올려도 실적 한건 올리기가 힘들다.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인데 오히려 손해만 봤다. 휴대폰 해지 또한 어렵다. 쓰지도 않는 핸드폰 요금과 기기할부 값을 내기가 벅차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 양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 씨는 “처음에 등록금에 보탬이라도 돼볼까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후 저녁시간에는 홍보글을 올리려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광고에서는 수익을 낸 일부의 사람들만 조명해준 것이었다. 혹시라도 P업체의 홍보글을 읽고 마음이 혹한 사람이 있다면 당장 말리고 싶다”고 전했다.

 재택알바에 대한 피해의 심각성은 예전부터 지적돼 왔었다. ‘안티피라미드 연대’ 직원 이미애 씨는 “인터넷과 이동통신기기 등을 이용한 신종 다단계는 몇 년 전부터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소비자 스스로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속지 않아야 한다. 딜러가 되기 위해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구입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심이 생길 시, 반드시 안티피라미드 연대 사이트(http://www.antipyramid.org/)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의를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측도 최근 신종 다단계가 의심되는 업체들에 관한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지고, 실업문제가 심각해면서 신종 다단계에 대한 대학생들과 주부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팀 정창욱 사무관은 “최근들어 신종 다단계에 대한 피해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앞으로 신종 다단계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고, 처벌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인의 현명한 판단이 중요하다. 사원이 되기 위해 상품을 사야하는 곳은 반드시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남소연 기자 suwon199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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