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에 대한 논란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는 해열진통제, 종합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가정상비약을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이다. 기존의 의약품 체계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2가지로 구분된다. 일반의약품 중, 국민의 수요가 많고 부작용이 적은 몇 가지 약을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전환시켜 3분류체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사계는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할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청주약국 약사 심기명 씨는 “많은 사람들은 의약품 하나에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약을 사게 되면 잘못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손쉬운 구입으로 의약품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매년 약물중독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에서 약국 외 판매를 서두르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을 약물중독으로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 김건우 씨는 “일반의약품을 약국 외의 장소에서 취급하게 된다면 국민들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자연스레 국민들의 약에 대한 의존성은 높아질 것이고 결국에는 약물중독의 상황까지 몰고 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약국 이외의 슈퍼나 편의점에서 가정상비약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눈치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83.2%가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에 대해 찬성했다. 국민 10명 중 8명이 원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의약품은 약국에서만 판매하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의약품의 경우 대부분의 약국이 폐점한 휴일이나 야간, 적은 규모의 농어촌 지역에서는 구매하기 어렵다. 간단한 의약품조차 약국에서만 판매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주민 박은정(38) 씨는 “휴일에 아이가 아플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 간단히 감기약이나 소화제를 먹이면 될 법한 일이었지만 약국이 모두 문을 닫아 결국에는 병원 응급실까지 가야했다. 이러한 약품들을 약국이 아닌 슈퍼나 편의점에서 팔게 된다면 나처럼 곤란한 경험을 겪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은 약국이 있는 큰 도로까지 나가야 되니 불편이 가중되는 셈이다. 이복순(76) 씨는 “바로 앞의 슈퍼에서 약을 살 수만 있다면 한결 편할 것이다”며 “많은 약국이 병원 근처에 있기 때문에 큰 길가에 위치한다. 소화제 하나 사기 위해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20분 이상 나가야 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또한 대부분의 약국에서 약사의 복약지도가 따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약국이 아닌 슈퍼에서 의약품을 판매해도 무방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직원 김수연 씨는 “약국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약을 파는 것과 슈퍼에서 약을 파는 것은 다를 것이 없다. 또한 슈퍼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은 위험성이 낮은 것만을 선별해 팔기 때문에 안전할 것이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국회에 상정되기로 했던 이 법안은 약사회의 극심한 반발로 끝내는 무산됐다. 그러나 논란이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약사회가 국민의 편의성을 고려해 상비약 수준의 의약품은 슈퍼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약사회 김건우 씨는 “약사회 내부에서도 국민들의 불편함을 공감한다.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보건복지부와 논의하는 것이다. 단, 국민의 안전성 확보가 우선시되야 한다는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남소연 기자suwon199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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