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게임에 중독돼 있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최고 취미이자 특기가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을 접하는 연령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으며 게임을 접하는 방법 또한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이른 나이에 게임을 접하면서 그만큼 중독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게임 중독은 도파민이라는 신경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서 일어나는데 도파민은 코카인 같은 마약류 물질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가진다. 이는 정상적인 주의력이나 사고판단 능력을 마비시킨다. 실제로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의 뇌는 마약에 중독된 상태와 같아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인지 능력과 감정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4.8세 …게임에 중독되는 연령 매년 낮아져
지난달 16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수도권을 포함한 6개 주요도시에 거주하는 주1회 이상 게임이용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등급분류제도 인지도 및 게임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임을 처음 접하는 나이는 평균 4.8세로 2009년 5세, 2010년 4.9세에 이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위는 “이는 스마트 기기 보급 등으로 일상에서 쉽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주일에 7회 이상 게임을 이용하는 유아 및 아동은 13.5%, 청소년은 11.4%로 낮지 않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응답자 대부분은 게임을 혼자 하거나 친구와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아동 및 청소년의 과도한 게임이용과 주민번호 도용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결과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아동·청소년이 올바르게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부모의 꾸준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기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무실한 게임물 이용등급
게임 중독의 저연령화만큼 아이들이 자신의 연령에 이용이 불가한 게임을 하는 것도 큰 문제다. 게임 이용 연령 등급을 인지하고 이용하는 아이들이 극소수에 불과하고 특히 초등학생들이 19세 미만 이용불가 등급의 게임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기도 모 중학교에 다니는 A군은 “내가 즐겨하는 게임이 청소년 이용 등급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다지 폭력적이지도 않고 잔인하지 않기 때문에 지킬 필요를 못 느낀다”며 “처음에는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밤에 게임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친구들이 부모님이나 형제의 주민번호로 계정을 새로 만들면 된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대다수는 게임물 이용등급이 실효성이 없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로 ‘부모의 주민번호로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는 ‘나이에 맞지 않는 이용 등급 구분이 되어있지 않다’와 ‘이용 등급에 맞는 게임은 재미가 없다’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에 따라 청소년들의 주민번호 도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게임 등급제도와 2011년 11월부터 시행된 셧다운제의 허점을 정확히 알고 빠져나가고 있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논란 속에 도입된 셧다운제가 정작 규제 대상인 아이들의 ‘꼼수’에 그대로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셧다운제, 해결책인가 또 다른 문제인가
지난해 11월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막기 위해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를 시행했다. 셧다운제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네트워크 게임 이용을 제지하는 제도로서 아동 및 청소년의 게임 중독 예방과 더불어 건전한 인터넷 문화 조성에 취지를 두고 있다. 이는 밤 12시가 되면 청소년의 온라인게임을 강제로 차단하기 때문에 일명 ‘신데렐라법’이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택적 셧다운제를 내놓았다. 선택적 셧다운제란 18세 이하 청소년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원하면 게임업체가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이미 시행 중인 강제적 셧다운제와 함께 시행되면 아동 및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게임 이용에 이중규제를 가하는 것은 국내 게임업계는 물론 청소년들의 반발심만 더 일으킬 것이라는 의견이다.
많은 논란과 우려 속에 도입된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된 지 벌써 두 달이 훌쩍 넘었다.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밤 12시가 되면 강제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차단당해야 하는 청소년들이 신데렐라가 되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셧다운제의 규제 대상인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심야 게임 이용에 전혀 압박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 부모나 형제의 주민번호를 도용하여 게임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심지어는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셧다운제의 허점을 정확히 짚어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또한 규제를 받는 게임의 적용 범위도 문제인데, 규제를 받는 대상은 모두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받는 게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외에 플래시 게임이나 CD게임 및 모바일 게임 등은 자연스럽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CD게임인 ‘스타크래프트’는 수많은 아동 및 청소년이 즐겨하는 게임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셧다운제의 대상이 아니므로 대다수의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심야에도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이렇듯 보통 CD게임의 경우 계정 생성 시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의 연령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 밖에도 규제 대상이 주로 국내 게임 관련업체로 이루어져 있어 국내 게임시장 축소와 그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가 우려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윤철한 국장은 “인터넷 환경은 아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모나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돼 있다”며 셧다운제의 허점을 꼬집었다. 또한 “셧다운제 시행으로 인해 게임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게임업체까지 무작위로 개인정보 수집을 의무화하고 있어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2차적인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며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우리 학교 심리학과 유성은 교수는 “게임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즉각적인 보상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에 유혹적인 것으로 특히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보상 경험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건설적인 보상(예를 들어 부모의 칭찬, 또래 집단에서의 인정 등) 이 지속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경우 이를 게임을 통해 얻어내려 하는 것됝) 이 말했다. 또한 “아이들 각각의 특매우 맡는 장점을 인정해 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가족문화 및 교육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며 공공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청소년의 인터넷 접근에 대한 규제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연기자 kjy1226@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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