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사람이 없어 시름시름 앓던 농촌에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 바로 ‘귀농족’이다. 여기서 귀농이란, ‘농촌을 떠나 제2차·제3차 산업에 취업했던 사람이 농촌으로 돌아가는 것’을 일컫는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도 769가구에 불가했던 귀농가구가 2010년에 그보다 5배 이상인 4067가구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500가구가 귀농을 했다. 젊은 시절,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났던 농촌의 젊은이들이 다시 농촌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귀농 전 도시에서 악기제작을 했다는 조성용(59) 씨. 점차 도시의 삭막함을 느끼면서 모두와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자는 결심을 했다. 2007년 4월 부인과 함께 귀농해 현재는 경북 봉화군에서 2년 동안 직접 설계하고 건축한 황토버섯집을 안식처삼아 거주하고 있다. 황토집 안에는 직접 만든 소나무로 된 악기들이 있다. 피리, 발로 밟아 연주하는 피아노, 전자드럼, 실로폰, 인형극에 쓰는 소리 나는 인형 등 부부는 이 집을 하나의 예술 문화 전시장으로 꾸며 봉화의 명소로 만들 예정이다.
하지만 조 씨의 사례처럼 귀농에 ‘낭만’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3년도에 귀농을 한 김현희 씨도 도시에서의 생활에 염증을 느껴 남편과 함께 귀농을 결심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도시민 부부에게 귀농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씨는 “농사도 처음 접해봤으며 그에 따르는 어려운 점이 많았고, 지금도 솔직히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농사일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귀농을 택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낯선 농촌 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농림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귀농한 2가구 중 1가구는 귀농에 실패한다.
이러한 어려움에 대비하여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돋보이고 있다. 도시민이 귀농하기 전 먼저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마을이 조성됐는가 하면 예비 귀농인들을 대상으로 농촌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는 귀농 학교도 생겨났다.
경남 거창군에 위치한 맞춤형 귀농마을은 먼저 귀농인의 집을 조성하여 예비 귀농인에게 6개월간 집을 지을 수 있는 부지와 빈집을 알선해 준다. 농촌 체험을 한 다음 귀농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자 귀농을 망설이고 있던 예비 귀농인들의 신청이 끊이질 않는다.
또한, 각 귀농관련단체들은 귀농학교를 운영해 농사일에 서툰 도시민들을 위한 교육의 장소를 마련함으로써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돕는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귀농가구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 712만 명)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도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 66.3%가 농촌 이주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 씨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무엇보다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무엇을 할 것인지 목표를 세우고 관련 공부도 많이 해야 하며 성급하게 땅을 미리 사놓거나 하지 않았으면 한다. 먼저 가서 1년 정도 직접 살아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봉화군 농업기술센터 실무관 이종복 씨는 “베이비붐 세대 분들이 퇴직이 다가옴에 따라 10년 전과 비교해 귀농을 바라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고령자가 많아 인력난을 겪는 농촌에 젊은 귀농인이 늘어나면 농업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농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희 기자 yhmn92@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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